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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映像房

[스크랩] 놀라운 영화 <향수>를 보고

鶴山 徐 仁 2007. 4. 11. 10:06
1950년대 프랑스와 트뤼포가 '까이에 드 씨네마'에 '프랑스 영화의 최근 경향'이라는 글을 발표하여 작가주의 영화제작을 주장하였다. 이것을 영화사에서는 작가주의라고 한다. 즉 영화는 종합예술이지만 결국 한 사람의 작가 즉 한 사람의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트뤼포는, 소설 작품의 각색이 아니라 영화만을 위한 순수 씨나리오를 강력히 주문하였고, 세트장 촬영을 극력 부정하였다.
상상력에 있어서 소설가를 도저히 당할 수 없었던 희곡 작가들은 당연히 소설작품을 영화의 대본으로 차용하였다. 그러나 트뤼포는 이런 경향을 반대한 것이다.
소설과 영화는 다같이 상상력을 기초로 이룩되지만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소설은 문장으로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영화는 결정적으로 이마쥬를 생명으로 한다는 것이 그의 이유이다.
이런 주장으로 만들어진 그의 대표작이 <짐과 쥘>이다.
트뤼포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더욱 심화한 주의가 '누벨바그(새로운 파도)'파이다.
쟝 뤽 고다르에 의해 시작된 누벨 바그는, 그의 작품인 '네 멋대로 해라'를 선두로 세계 영화를 옛영화와 현대 영화를 가름하는 척도가 되었다.
그러나 이 두 갈래 영화의 조류는 결국 실험주의적인 입장에 서 있었기 때문에, 영화는 새로워졌을지 모르겠으나,확실히 인간의 말초를 자극하는 대중성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아 결정적으로 프랑스영화가 미국 영화에 관객수에서 역전되는 계기가 되었다. 즉 재미가 없어진 것이다.
재미가 없으니 관객이 떨어진 것이다. 반대로 헐리우드 영화는 넘치는 대중성으로 관객을 끌어모으기 시작하여 프랑스 영화를 압도하였다. 그래서 프랑스 내에서조차 미국영화는 프랑스영화보다 8배다 더 상연되는 기현상을 초래하였다. 프랑스의 명장 감독들은 프랑스의 젊은이들의 취향을 잡을 수 있는 재주가 없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18세기 알랭 들롱과 쟝 폴 벨몽도를 앞세운 폭력물과 19세기 뤽 베송을 비롯한 '누벨 이마쥬'파의 등장이다. 사실 베송 감독의 '택시"를 보면 이것이 프랑스영화인지 미국영화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저급한 폭력과 스피드, 구역질나는 매춘등이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영화화된 소설은 손해를 본다는 정평이 있다. 감독이 제 아무리 섬세한 연출을 한다고 해도 소설가의 정밀한 묘사를 당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화되어 이익을 보는 소설도 있는 것같다.전쟁과 평화>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제르미날> 등이 그것이다.
작가주의와 누벨바그가 근 20년 간 프랑스 영화계를 휩쓸어 그 결과 소설작품을 영화화 하는 풍조는 많이도 사라졌다.
그러나 이번 쥐스킨트의 '향수'는 영화화되어 원작 소설이 풍기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와 전율을 창조한 것같다. 2시간 30분이라는 초특급 장편영화였으나 잠시도 정신의 해이를 허락하지 않는 긴장김과 재미를 느끼게 했다.
놀라운 것은 역시 감독이 영상을 통해 보여준 인간에의 이해가 대단한 상상력의 깊이와 날카로움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로 인간을 꿰뚫어보는 힘이 없으면 소설이건 영화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여자에게는 나름대로의 향기가 있다. 이 향기에의 인지와 독점욕이 사랑으로 승화하는지도 모른다. 여자를 주체로 본다면 남성에게도 그런 나름대로의 향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남성의 향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여성의 향기 즉 체취이다.
이 향기를 모아 향수를 만들고 싶어하는 천재적인 조향사 쟝바피스트 그르누이가 주인공인 기상천외한 조향사 이야기가 이 영화이다.
지구상에 처음으로 등장한 향수가 중세기의 항가리워터인데, 이 향수를 처음으로 사용한 항가리의 여왕은 70세의 나이에도 40대의 폴란드 국왕의 청혼을 받았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사랑과 향기는 그만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의 사나이는 사랑하는 여인의 체취에 취해 이성이 마비된 채 일생을 보내는지도 모른다.
그르느이는 향수 제조의 원조지역인 그라스 지방으로 가게 된다. 그는 제 아무리 뛰어난 후각을 가진 자신이지만 정말 뛰어난 향수는 향나무나 향수의 원료가 되는 식물을 가지고서는 안되다는 결론에 이른다. 향수는 근본적으로 향나무에서 향의 원액을 체취하여, 알콜에 타서 만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알콜과 향의 원액의 비율이라든가. 향 원액의 양질의 차이 등에 의해 향수의 향기의 질이 판가름나는 것이다.
결국 여성에게서 향기를 취제하지 않으면 안됨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그는 엽기적인 여성 살해에 나서는 것이다.
그라스 지방에 두번이나 가본 적이 있는 필자는 정말 프랑스인들이 얼마나 세계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골몰하는 거를 알 수 있었다. 현금 세계 최고의 향수로 치는 '샤넬5'도 이 지방에서 만들여 지고 있었다. 마르린 몬로도 취침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어도 샤넬5로 목욕을 하고 침대로 갔다고 한다.
사형장에 끌려가는 장면은, 역설적으로 주인공 그르느이의 내면세계 즉 소망의 세계를 그린 것이다.
오래간만에 가슴에 와 닿는, 그리하여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영화를 본 것같은 생각이 든다.



출처 : 경대사대 부중고1215회 재경동기회
글쓴이 : 정소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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