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길 이름과 건물의 번호로 주소를 표시하는 새 주소 제도가 내일(5일)부터 시행됩니다.
읍, 면, 동 이름과 번지를 함께 적는 지금까지의 주소 방식 대신, 해당 건물에 인접한 도로명과 건물의 새로운 고유번호로 주소를 정하는 건데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서울특별시 노원구 상계동 100번지 주공아파트 00동 00호라는 주소는, 서울시 노원구 늘푸른1길 100 00동 00호, 이렇게 바뀌게 되고 동이름과 아파트 이름은 이렇게 괄호 안에 넣어서 끝에 붙이게 됩니다.
단독주택의 경우도 예를 들어서 서울특별시 은평구 갈현동 000-00에서 서울특별시 은평구 메밀밭길 000(갈현동)으로 바뀌게 됩니다.
바뀐 도로명 주소는 새주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단 내일부터는 전국 232개 시군구 가운데 서울과 부산 등 101 곳에서만 시행되는데 아직 준비가 덜 된 탓입니다.
정연 기자의 보도를 보시겠습니다.
<기자>
전국 232 곳 시군구 가운데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 등 시설 설치를 끝낸 곳은 43.6%.
새 주소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 곳은 55%에 그쳤습니다.
관련 법안이 지난해 10월에야 겨우 통과돼 준비 기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가뜩이나 재정난에 시달리는 기초자치단체에 예산을 떠안긴것도 준비를 지연시켰습니다.
시설 설치가 이미 끝난 지역에도 혼란을 겪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서울 종로구에 가회로 5길이란 도로명판을 따라 가봤습니다.
주택들의 번호가 엉뚱하게 가회로 3길로 돼 있었습니다.
정작 가회로 3길이란 표지판이 가리키는 방향에는 다른 건물 번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창기/서울 종로구청 지적과 : 방향 표시가 잘못 돼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방향 표시가 이렇게 되어야 하는 거죠?) 네, 이쪽으로 되어야 되는데 한쪽으로 잘못 돌아간 것 같습니다.]
서울시의 새주소 관련 홈페이지에도 시민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정재훈/서울 하계동 : 거기가 어디라는 인식이 없잖아요. 그래서 알아보기도 힘들 것 같고, 주소에 적응하는 데 꽤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들도 새 주소에 적응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배철연/집배원 : 우리 머리속에 여태까지 있던 것은 구주소만 있는데 거기다가 신주소를 다시 외워야되잖아요. 그러니까 보통 어려운 게 아니죠.]
주민과 가장 밀접한 동사무소들도 새 주소에 대한 홍보만 하고 있을 뿐, 아직 상부에서 제대로 된 지침을 받지 못했습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이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지도찾기 서비스가 새 주소로 전환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2009년까지 새 주소 사업을 끝내겠다고 장담하지만, 시민들은 당분간 혼란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연 cykit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