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내 그림이 있었던 게 아니다. 처음엔 미산 그림 같았고 후에는 소치 그림, 중국의 대치 그림과도 같았다. 그러나 지금의 내 그림은 미산 것도 소치 것도 대치 것도 아니다. 개성은 어디까지나 전통 위에서 꽃피워야 하며, 처음부터 자기 독단의 개성은 생명이 길지 못하다. 전통을 철저하게 갈고 닦으면 자연 자기 것이 생기게 된다. 전편에서 뜬구름 잡듯이 안 그래도 사람 이름만으로도 생소한 전통회화 이야기를 나열한 것 같아 독자 여러분들께 죄송스런 마음이다. 그런데 이번 글에도 의재 선생님의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에 낯선 이름들과 조금 지루한 옛이야기가 이어질 것 같으니 ‘날씨도 더운데 다 마음 수행이려니….’하고 널리 헤아려 주시면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