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여행기 2탄 >
아르항가이에 사는 원주민의 모습입니다.
이곳에 와 가장 놀라게 되는 점은 그들의 모습이 우리와 똑 같다는 사실입니다.
하긴 우리민족의 시원이 여기서 부터 비롯된 것 이므로 당연할 지
모릅니다.
인종적 동질성의 확인은 친밀감의 출발입니다.
우리의 딸, 아들, 할머니와 똑 같이 생긴 사람들에게 경계심이 들 리 없습니다.
그들 역시 자신과 똑 같이 생겼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친절을 베풀었고 쉽게 친해 질 수 있었습니다.
아무 게르 (이들의 천막 집)나 들어가도 먼 곳에서 온 손님을 맞는 태도는 똑 같습니다.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들어오라 하고 수태차(우유에 차를 넣어 끓인 차)를 건넵니다.
이어 나오는 마유주(말 젓으로 담근 술, 우리의 막걸리와 비슷함)와 보드카를 함께 마시는 동안 이미 친밀합니다.
말 한 마디 통하지 않는 이들과 나누는 대화는 정겹고 푸근합니다.
아니 언어라는게 별로 필요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오가는 눈 빛, 서로 잡은 손의 체온 만으로 기본적 의사는 이미 통한 탓 입니다.
하루 밤 이들 집에서 묵는다면 자기의 부인 마저 내 줄지 모릅니다.
* 여행혼 -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 흔히 행해지는 근친혼의 폐해를 막기위해 외부인의 피를
받는 임시 결혼풍습
일부 몽골이나 알래스카 에스키모들 사이에서 아직도 이런 형태의 풍습이 남아있음.
생존을
위한 삶의 지혜란 측면으로 이해해야 함
몇 해 전 나 역시 어느 게르에서 어떤 젊은 몽골 여인에게 장가들 뻔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땐 이러한 풍습을 이해하지 못했으므로 그녀의 호의를 쑥스럽게 거절하는 것으로 해프닝은 끝났습니다.
청년의 얼굴은 모두들 잘 생겼고 건강해 보입니다.
이들은 한 때 세계 제국을 건설했던 주역들입니다.
자신 만의 삶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굳건함의 전통은 바로 국가적 자부심에서 나오는지 모릅니다.
여기서 그들은 살아가고 또 행복합니다.
가난해도 한 번도 배곯아본 적 없는 사람들입니다.
자족의 삶을 통해 필요 최소한의 것 만으로 살아가는 삶의 지혜는 바로 우리가 본 받아야 할 덕목 아닐까 합니다
.
텅비어 충만한 땅, 욕심내지 않음으로 윤택한 생활,
이들은 이곳의 자연에서 삶의 방식과 지혜를 체득 한 듯 합니다.
이곳에서 비움의 미학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들의 외형만 보고 온 셈입니다.
사람이 곧 자연입니다.
욕심과 경쟁으로 피폐해지는 우리 삶의 피곤함은 자연이 만들어준 삶의 형태를 모디파이 해 보는 것으로 풀어질
지 모릅니다.
조화와 공존의 관점으로 풀어내는 삶, 분명한 행복의 모습일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몽골여행기 3탄 >
7월의 몽골은 지나 온 기억을 통해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건조한 이곳에 비가 내리는 시기여서 마른 대지는 비로소
물을 머금습니다.
일 년을 기다린 초원의 목마름은 이 때 겨우 해소의 기회를 맞습니다.
풀과 나무는 기다린 듯 일시에 꽃을 피우는 시기입니다.
지천에 널린 꽃, 꽃의 향연을 볼 귀중한 순간은 불과 한 달이 넘지 않습니다.
이 시기를 놓친 풀들은 제 몫을 하지 못합니다.
꽃으로 치장된 아름다운 초원의 카핏에 사람은 휴식을 취합니다.
바람이 실어다 주는 허브 향의 신선함은 보너스 입니다.
눈과 코, 귀마저 빠빠지는 초원의 여름 내 눈엔 최고의 풍경입니다.
이들에겐 식상할 지도 모르는 아름다운 배경의 휴식은 나그네의 눈에만 들어온 듯
합니다.
무 표정한 두 사내가 엮어내는 대비는 묘한 분위기로 남았습니다.
위의 청년은 앞에 장대 들고 있는 친구이고, 늙수구레 하게 보이는 아저씨는 나 보다 훨씬 나이 적은
40초반입니다.
이 사진을 찍고 담배 한 대를 권했습니다.
마침 꺼내 든 담배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클라우드9'
이곳의 분위기와 앞에 펼쳐진 구름과 너무나 멋진 조화입니다.
담배연기를 함께 뿜으며 서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지나놓고 보니 궁금해 집니다.
난 꽃이 보였고 그들은 외지인을 위한 근무(각 집의 말을 차출, 관광객들에게 말을
태워주는 아르바이트)의 고단함만
느꼈을지 모릅니다.
서로 다른 생각의 사람끼리 함께 한 시간은 어쨌던 아름다운 휴식으로 남았습니다.
< 몽골여행기 4탄 >
오늘은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의 수흐바타르 광장 모습입니다.
러시아풍의 도심풍경은 당연합니다.
1990년 까지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던 나라이니까요.
시가지 중심엔 수흐바타르 광장이 있습니다.
대개의 나라가 다 그렇듯 건국의 아버지를 기리는 동상이나 기념물등이 보입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광장 내부에는 여러 군상들이 있습니다.
더운 날 체면 불구하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아가씨
데이트 중인 젊은이, 중국인 관광객...
나도 그 중의 하나 입니다.
그 날 본 인상적 풍경 하나가 즉흥 무도회였습니다.
전문 무용수들이 나와 공연 하던 중 관객들 아무나 붙잡고 춤을 청합니다.
거리낌 없이 나오는 할아버지, 아저씨, 아줌마, 아가씨들.
러시아 영향을 받아서인지 솜씨는 대단했습니다.
월츠에서 탱고에 이르는 다양한 춤곡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보던 의미가 변질된 댄스를 떠올려서 일지 모르겠습니다.
젊은 여자들의 의상은 의외로 대담하고 성격은 개방적입니다.
독일 맥주를 파는 노천 카페에서 먼저 말을 건네온 쪽은 바로 그들입니다.
더위를 가시게 한 생맥주 한 잔, 갑자기 생각납니다.
< 몽골여행기 5탄 >
몽골의 풍경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광활하다! 입니다.
어느 하나 시야를 가로막는 것은 없습니다.
사진으로 이를 다 담을 방법이 없습니다.
렌즈의 화각은 모자라고 표현은 빈약합니다.
머리를 돌려 360도 회전을 해야 비로소 그 자리의 조망이 끝나는 겁니다.
하늘은 높고, 구름은 선명합니다.
습기 하나 머금지 않은 대기의 청명함은 눈이 시릴 정도입니다.
이 시워함 때문에 이곳을 매 번 다시 찾게 되는게 아닌가 합니다.
눈 앞을 막는 어떤 장매물도 없고, 휴대폰 울리지 않는 곳
자유와 평화란 공허한 구호가 실체로 느껴지는 곳
아무 짓도 하지 말아야 어울리는 곳
초원의 가운데에서 느끼는 감상은 몇 마디 언어로 도저히 정리되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하늘만 봐도 질리지 않을만큼 끊임없이 변하는 구름의 형상
상상을 초월하는 스케일 앞에 얼마나 좁은 세계에서 북적거리며 살았는가 견주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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