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ra "Der Schmuck der Madonna" Intermezzo No.1 페라리 / 오페라 '성모의 보석' 중 간주곡 1번 Wolf-Ferrari, Ermanno (1876-1948) |
이번에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고 또 그만큼 사랑 받고 있는 관현악곡입니다. 클래식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 할지라도, 방송 등의 여러 경로를 통해서 그 멜로디는 충분히 귀에 익어 있는 곡이 바로 흔히 우리가 단순하게 "성모의 보석"이라고 부르는 이탈리아 작곡가 볼프 페라리(E.Wolf-Ferrari. 1876-1948)의 오페라 "성모의 보석(I gioielli della Madonna)" 중 "간주곡(인테르메쪼-intermezzo) 1번"입니다. 이 음악은 영어로 "The Jewels of The Madonna"라고 표기되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이 곡은 드라마나 CF 등에서 단편적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 선율까지도 이미 우리 귀에 익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까닭에 더욱 신비롭기까지한 이 곡 전체의 아름다움이 오히려 간과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너무 대중적(?)인 유명한 곡은 제외한다는 제 나름대로의 선곡 원칙에도 불구하고 (망설이던 끝에) 여러분께 소개드릴까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랑하는 클래식 소품들 중에서는 발표될 당시와는 달리 세월이 지나면서 오페라 자체는 잊혀져 가는데도 그 중 일부 서곡이나 아리아 또는 간주곡만 따로 인기를 모으는 경우가 있는데 ‘성모의 보석(I gioielli della Madonna) 간주곡 1번"이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볼프 페라리(E.Wolf-Ferrar)가 작곡한 이 오페라는 모두 3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간주곡"이란 규모가 큰 악곡이나 전례(典禮) 등의 중간에 삽입하여 연주되는 악곡을 말하는데요, 인테르메쪼(Intermezzo)라고 부르는 이러한 간주곡이 오페라 ‘성모의 보석"에도 두 곡 있는데, 1막과 2막 사이에 있는 이 곡 제1번 간주곡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볼프 페라리(E.Wolf-Ferrar)의 오페라 원작 ‘성모의 보석"은 잊혀져 가도 아름답고 애잔한 선율로 이루어진 이 간주곡만은 관현악곡으로 연주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볼프 페라리 [ Wolf-Ferrari, Ermanno 1876-1948 ] 이탈리아 베네치아 출신인 그는 처음에는 그림을 공부하다가 음악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1893년 뮌헨음악학원에 입학, 라인베르거의 지도를 받았으며 1900년 최초의 오페라 《신데렐라》를 베네치아에서 상연하여 오페라 작가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됩니다. 한때 베네치아의 <베네데토 마르체로 음악원> 원장으로 있었으나 그 후는 작곡에만 전념하여 《캐묻기 좋아하는 여자들》(1903년), 《4명의 시골뜨기》(1906년), 《수잔나의 비밀》(1909년), 《성모의 보석》(1911년), 《슬라이》(1927년) 등, 이탈리아의 오페라부파(opera buffa)의 전통을 근대감각으로 살린 수많은 오페라를 남겼다고 합니다. 오페라부파(opera buffa)란 18세기에 발생한 희극적 오페라(희가극 喜歌劇)를 말하는데요, 정가극(正歌劇)으로 번역되는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에 상대되는 형태라고 합니다. 볼프 페라리(E.Wolf-Ferrar)의 오페라 ‘성모의 보석’은 전3막으로 이루어져 있는 그의 대표작으로 1911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오페라부파(opera buffa)풍인 다른 작품들과 달리 베리즈모(Verismo:진실주의)풍입니다. 여기에서 먼저 "베리즈모"에 관해 잠시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를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잘 모르고 있던 부분이어서 참고로 소개드립니다. "베리즈모(Verismo:진실주의)"라는 개념은 19세기 말 이탈리아 문학에서 생성되어 나중에 이탈리아 오페라에 적용된 것이라고 합니다. 에밀 졸라(Emile Zola 1840-1902)로 대표되는 프랑스의 사실주의 문학과 비슷한 흐름이었다고 하는데, 이태리적인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자는 소설가 베르가(Giovanni Verga 1840-1922)였다고 합니다. 그는 아름다울 것이 없는, "발가벗은 그냥 그대로의 사실"을 그리는 문학을 추구하여 사회적으로 하층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일상적 문제들을 내용으로 하며, 문학적으로 고양된 문체도 사용하지 않고, 도덕적 설교도 없으며, 작가의 주관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대신 사회비평적 시각은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방향의 문학이 "베리즈모(Verismo:진실주의)"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베르가의 단편소설 『시골 신사(Cavalleria rusticana)』가 희곡으로 각색되어 1884년 토리노에서 무대에 올려지고 대단한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이 희곡이 다시 운문으로 재각색되어 1890년에 오페라로 작곡되었는데 마스카니(Mascagni, Pietro, 1863.12.7 ~ 1945.8.2)에 의해 작곡된 이 오페라가 바로 유명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입니다. 1989년 음악출판사의 현상모집에 응모한 마스카니(Mascagni)가 1등으로 당선되고 이듬해인 1890년 5월 17일 로마의 콘스탄치극장에서 초연되어 대성공을 거둡니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믿을 수 없게도 단 8일 만에 작곡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러한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고 극적이며 리얼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 베리즈모 오페라를 남긴 작곡가 --- ● 볼프 페라리(Wolf-Ferrari, Ermanno
1876-1948, 이탈리아) : [성모의 보석 Der Schmuck der Madonna, 1911] 볼프 페라리의 오페라 "성모의 보석"은 성모제로 들뜬 나폴리를 무대로 자유분방한 여주인공 마리엘라와 어릴 때부터 그를 사랑한 의붓오빠 젠나로, 그리고 비밀결사의 리더 라파엘레 등이 벌이는 사랑의 비극입니다. 이탈리아 극작가 골리스차아니(Golisciani)와 찬가리니(Zangarini)의 협작에 의해 원작은 이탈리아어로 쓰여졌으며, 1911년 12월 23일 베를린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짧은 간주곡이지만 이 음악을 좀 더 잘 이해하면서 감상하실 수 있도록 아래에서 오페라 "성모의 보석"에 관해서도 간단히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성모의 보석"은 나폴리의 한 마을의 성모상에 박혀 있는 보석으로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마을의 상징처럼 귀중하게 여겨지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의 증거로 그 보석을 훔치는 어리석음 때문에 비극이 벌어지게 됩니다. 특히 여러분께서 감상하고 계시는대로 이 간주곡의 애잔한 선율은 비극을 예언하는 듯 하면서도 그 고운 아름다움으로 우리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만듭니다. 볼프 페라리(E.Wolf-Ferrari)의 오페라 "성모의 보석 - I gioielli della Madonna" 등장인물 ○ 마리 엘라(Mariella) : 카르멜라의 수양딸, 아름다운 주인공
(S) ☞ 제1막 : 나폴리의 광장 나폴리의 사람들이 성모의 축일을 경축하고 있다. 대장장이 젠나로는 그의 대장간에서 일하면서 성모께 노래하며 기도한다. 마리엘라가 그녀의 수양 어머니 카르멜라에게 잔소리를 듣고 집을 뛰쳐 나간다. 거리에 나가 노래하는 아름다운 마리엘라 주위에 군중들이 모여 들어 함께 노래하고 춤춘다. 카르멜라는 아들 젠나로에게, 어릴 때 마리엘라를 데려와 길렀다고 이야기를 하게 된다. 비밀결사대 카모리스티의 지도자인 라파엘레와 그가 이끄는 호색적인 카모리스티 단원들과 함께 아리따운 마리엘라가 무대로 들어온다.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한 라파엘레가 마리엘라에게 키스하려 하지만 완곡하게 거절당하고..... 술과 그녀에게 취해 버린 라파엘레. 한편 성모의 행렬이 이들 앞에 지나가게 되자, 성모상을 향해 모든 사람들이 경건하게 무릎을 끓는다. 사랑에 되취된 라파엘레는 마리엘라의 귀에 대고, 그녀를 향한 사랑의 표시로 성스러운 성모상에서 성모의 보석을 훔쳐오겠다고 속삭인다. 마리엘라는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그때 젠나로가 와서 마리엘라에게 라파엘레와 사귀지 말라고 다그치지만, 그녀는 젠나로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오히려 보란 듯이 라파엘레의 꽃을 입에 물고 시시덕거린다. ☞ 제2막 : 카르멜라의 집 정원 ( 1, 2막 사이에 제1간주곡이 연주된다.) 깊은 밤, 젠나로는 다시 한번 마리엘라에게 라파엘레와 사귀지 말 것을 경고한다.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집을 나가려고 옷가지들을 꾸리며 " 나는 환희와 어리석음을 갈망해요"라고 반발한다.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 젠나로에게 마리엘라는 라파엘레가 자신과의 사랑을 위해 성모의 보석을 훔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하며 그를 비웃는다. 그녀가 나가지 못하게 문을 잠그는 젠나로를 비웃으며 분노에 떠는 그를 뒤로 한 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무엇인가를 결심한 젠나로가 연장통에서 쇠 꾸러미를 꺼내들고, 성호를 그으며 나가고...... 호색적인 카모리스티 단원들과 함께 라파엘레가 나타나서, 마리엘라를 향해 세레나데 <오, 아름다운 그대여, 문을 열어주오 Aprila, bella,la fenestrella>를 부른다. 그녀도 나와 함께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며 그의 뜻에 따를 것을 약속한다. 라파엘레와 그의 친구들이 떠나고 나자 젠나로가 돌아온다. 마리엘라 앞에 펼쳐진 보따리 속에는 눈부신 광채를 띈 성모의 보석들이 들어 있다. 젠나로는 마리엘라를 차지하기 위하여 성모의 보석을 훔쳤던 것이다. 눈부신 보석들을 보며 황홀해 하는 그녀를 젠나로가 정열적으로 포옹한다. 그러자 그녀도 젠나로에게 자신의 몸을 맡긴다. ☞ 제3막 : 카모리스티 대원들의 소굴 ( 2, 3막 사이에 제2간주곡이 연주된다.) 춤추고 노래 부르는 동료들에게 돌아 온 라파엘레가 그녀를 사랑하는 까닭은 자신이 바로 그녀의 생애 첫 애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자랑하고 있는데, 그 때 마리엘라가 뛰어들어와서는 젠나로에게 자신의 몸을 주었다고 외치며 흐느낀다. 보석에 눈이 멀어 젠나로에게 몸을 맡긴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 마리엘라의 고백으로 라파엘레의 사랑도 허무하게 끝나 버렸다. 성난 라파엘레가 마리엘라를 난폭하게 마당으로 밀쳐 버리자, 놀라움으로 말문이 막혔던 그녀는 갑자기 전율에 떨며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이런 가운데 그녀의 뒤를 쫓아서 젠나로가 뛰어 들어온다. 그녀는 젠나로의 발밑에 보석들을 내던지고 도둑이라며 그를 욕하고 카모리스티 대원들도 그를 신성 모독죄로 몰아세운다. 라파엘레가 마리엘라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그녀를 내쫓자, 그녀는 미친 듯이 뛰쳐나가 바다에 몸을 던진다. 극한상황에서 젠나로도 곁에 있던 단검으로 스스로의 고통을 끝낸다. 오페라 전체의 내용을 공부하고 보니, 내용 자체는 특별히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오페라가 쓰였을 당시의 사회적 가치관이나 종교관이 어떠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차 세계대전 발발(1914년)을 앞두고 있던 1910-11년 당시 이탈리아 사회를 나름대로 돌이켜 보면 무솔리니(Benito Mussolini 1883∼1945)가 본격적으로 계급투쟁운동을 일으키던 때일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오페라에 나오는 "카모리스티"라는 단체도 그런 비밀결사 조직일 것으로 짐작됩니다. 무력을 앞 세워 새로운 패권을 위해 술렁이고 있던 유럽 각국의 정세와 맞물려 나폴리 시민사회의 도덕적 사회적 가치관까지도 그만큼 순수함을 잃고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페라의 줄거리가 당시 나폴리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린 것이라 하더라도 "성모의 보석"을 훔쳐 오는 것으로 사랑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무모한 발상이나, 그것을 훔쳐 오는 사람이 누구이든 간에 순결도 바친다는 어설픈 설정을 따져보면 극본이 주는 작품 자체의 큰 감동이 없었을 것이라고 저 혼자 짐작해 버리고 맙니다. 그러기에 이 오페라가 볼프 페라리의 이 훌륭한 음악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는 거의 공연되지 않으며 오페라 작품으로서의 생명을 잃어 가고 있는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이 오페라는 "베리즈모(Verismo:진실주의)"풍 작품이기 때문에 범상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평범하게 늘어 놓고, 도덕적 설교도 없는, 또한, 문학적 향기가 높은 문체를 사용하지도 않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대신 우리는 이 음악을 감상하면서 더 감흥을 깊게 하기 위해 상상의 나래를 한 번 펴 보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지금 함께 오페라가 공연되는 연주장 객석에 앉아 있습니다. 이 곡이 오페라 제1막이 끝난 다음에 연주되는 간주곡임을 생각해 보면 마리엘라를 사랑한 대장장이 젠나로의 비감(悲感)과 함께 곧 이어 다가 올 혼돈과 비극에 대한 어떤 예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이 음악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일런지도 모르겠지만 볼프 페라리의 이 오페라에 등장하는 "성모의 보석"이 실제로 극본에서나 극중 무대에서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운 것으로 장식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모의 보석"이란 바로 "성모님의 눈물"이라고 생각됩니다.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잃으시고 흘리셨던 성모님의 눈물뿐 아니라 현세에도 고통과 슬픔 중에 있는 가엾은 이들을 위해 흘리실 눈물......! 오늘 애잔한 선율의 아름다운 이 음악을 감상하면서 또다른 의미로, 비할데 없는 진정한 보석인 "성모님의 눈물"을 생각합니다. (총연주시간 : 4분 5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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