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nifer Jones
헐리우드에서 흑발의 이중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한 여배우는 제니퍼 존스입니다.
Phylis Lee Isley 는 보드빌 가문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무대에 섰습니다.
커서는 뉴욕의 드라마 스쿨에서 연기를 공부하였고, 여기서 만난 로버트 워커와 결혼을
한 뒤, 몇 편의 B급 영화에 출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헐리우드의 전설적 제작자 데이빗 셀즈닉을 만나면서 그녀의 인생은 뒤바뀝니다.
셀즈닉은 그녀에게 제니퍼 존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고, 헐리우드 스타로 창조하였
으며, 나중에는 그녀의 남편이 되었습니다.(마치 그리스 신화의 피그말리온처럼...)
그녀는 배역이 순수 백인일 때는 순진무구한 천사처럼
출연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그녀에게 오스카상을 안겨준 [The Song of Bernadette](1943)입니다.
여기서 그녀는 성모 마리아를 영접하는 시골 처녀로 나옵니다.
반면 [Duel in the Sun](1946), [Love Is
a Many-Splendored Thing](1955)에서는
백인 남성의 성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혼혈여성으로
변신합니다.
그녀의 상반된 이미지를 보면 [모히컨족의 최후]가 떠올라요.
처음에 이 소설의 영화들을 보았을 때, 원작의 운카스 대신 호크아이를 코라의 상대로
짝지어서 불쾌했습니다.
하지만,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의 소설도 인종주의의 한계를 담고 있다는 비평을 읽고
달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원작에서 코라는 순수 백인이 아닌 아버지가 식민지 여성과의 사이에서 난 혼혈아입니다.
요컨대 그녀는 미국 원주민 운카스의 사랑을 받아도 괜찮은 '만만한(?) 여자'라는 거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랑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코라를 사랑한 헤이워드는 마음을 바꾸어 둘째 딸 앨리스와 사랑의 결실을 맺고요.
어쩌면 이게 모두에게 행복한 결말이였을 것 같군요.
코라와 운카스가 맺어진다면, 그들은 양쪽 어디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녀의 절정기는 [Portrait of Jennie] (1948)이였다고 봅니다.
여기서 제니퍼 존스는 조셉 코튼의 영혼을 사로잡은 신비로운 소녀로 등장하였습니다.
두번째 남편이 죽은 뒤, 그녀의 커리어도 내리막길이였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였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해 줄 파트너를 잃었으니까요.
특별출연에 가까운 [The Towering Inferno](1974)를 끝으로 은막을 떠났습니다.
그녀에게 베티 데이비스의 연기력이나, 수잔 헤이워드의 정열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그녀는 그 시절에, 아니 지금도 수많은 여배우들이 그러했듯이 아름다운 피사체로
존재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은막에서 보여준 모습은 지금도 아름답게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그걸로 충분한 게 아닐까요?
다시 한 번 말하건 데, 모두가 메릴 스트립이
될 필요는 없으니까요.
[글 : http://bluewolf.egloos.com/1905662 ]
[194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Ingrid Bergman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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