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旅行
담 양
가사문학 탐방기
가을의 첫여행
남풍이
문득 불어 녹음을 헤쳐 내니, 철을 아는 꾀꼬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희황 베개 위에 선잠을 얼핏 깨니, 공중의 젖은 난간이 물
위에 떠 있구나. 삼베옷을 여며 입고 갈건을 비껴 쓰고, 허리를 구부리거나 기대면서 보는 것이 고기로다. 하룻밤 비 온 뒤에
붉은 연꽃과 흰 연꽃이 섞어 피니, 바람기가 없어서 모든 산이 향기로다. 염계를 마주하여 태극성을 묻는 듯, 노자암을 건너보며
자미탄을 곁에 두고, 큰 소나무를 차일삼아 돌길에 앉으니, 인간 세상의 유월이 여기는 가을이로구나. 청강에 떠 있는 오리가 흰
모래에 옮겨 앉아, 흰 갈매기를 벗삼고 잠깰 줄을 모르나니, 무심하고 한가함이 주인과 비교하여 어떤가.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중 여름 풍경(夏景)....
새벽녁에도 광주 숙소의 창밖 하늘을
바라보니 어두운 하늘에 더 어두운 구름. 일기예보에서는 일요일 맑음이라 하는데 아무래도 맑을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혹시나 아침에 눈을 뜨면 신기루처럼 푸른 하늘을 만날 수도 있을게다...
토요일 오후 5시에 광주에서의 업무가
끝났다. 올해 초 겨울에 다녀간 적이 있었던 백양사 인근 현장 답사와 사업 분석 프로젝트. 또 일행들을 먼저
돌려보내고 덩그러니 혼자 광주에 남았다.
가을 여행의 시작을 靜香의 땅, 가사 문학의 산실인 담양에서부터 열고
싶었다. 맑지 않은 하늘빛이 가슴을 눌렀으나, 토요일밤 혼자 문화의 수도, 예술의 도시인 광주, 5,18의 현장인 전남 도청앞
금남로와 남도 화가들의 미술품을 만나게 되는 예술의 거리, 화려한 조명빛의 충장로를 산책하고, 개통을 시작한 광주 지하철도
타보았다.
9월, 가을밤이라하지만 아직은 덥다. 더운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하늘빛이다.
일요일 아침
7시. 숙소 창문을 열고 하늘을 보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빈틈없이 메우고 있었다. 그래도 소쇄원을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비가 와도 가을 여행의 시작은 소쇄원으로부터 였다.
광주댐 주변의 아름답고 靜한 풍경들을 따라 가사 문학의
1차 탐방길 여정이 시작되었다.
가사 문학관, 소쇄원. 식영정, 명옥헌 원림, 담양 죽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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