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대담한 북한군 무인기 침투 도발, 구멍 뚫린 대응능력
중앙일보 입력 2022.12.27 00:09 업데이트 2022.12.27 00:54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서울 시민들이 2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무인기 5대 경기도 일원 MDL 넘어 침투
우크라이나전에서 상대 테러·폭격 수단으로 부각
북한군 무인기 5대가 어제 오전 서해안 강화도와 김포, 파주 등 경기도 일원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침투했다. 우리 군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공군 전투기와 육군 공격헬기 등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해 100여 발을 사격했고, 맞대응으로 북한 지역에 처음 무인기를 보내 정찰활동을 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 1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오히려 공군 KA-1 경공격기만 추락했다. 또 인천공항 등에서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북한군 무인기의 우리 상공 침투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여러 대를 동시에 침투시킨 것은 처음이다. 우리 군에 포착될 것을 알고도 버젓이 내려보낸 것이다. 심각한 도발 행위다.
북한군의 동시다발식 무인기 침투는 우리 군 등 주요 시설의 공중정찰을 위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무인기로 주요 시설의 좌표를 파악해 향후 군사작전에 활용할 의도다. 북한군은 수도권 전방에 장사정포를 배치하고 1000발가량 탄도미사일을 갖고 있지만, 우리를 정확하게 타격하려면 좌표 확인이 필수다. 북한은 정찰을 위해 2014년과 2017년 등 수차례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성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기지와 청와대 등을 촬영한 적이 있다. 최근엔 탄도미사일로 촬영한 서울 시내 사진을 공개하며 정찰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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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우리 군의 북한군 무인기 대응 능력이다. 북한군은 방현 등 정찰 및 자폭용 무인기를 최대 1000대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우크라이나전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드론으로 상대방 군사시설과 민간을 공격하는 새로운 전쟁 양상이 생겼다. 북한도 무인기나 드론으로 얼마든지 테러 행위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대비태세는 제한적이다. 국방부는 2014년 북한군 무인기 침투 사건 이후 이스라엘제 레이더 등을 도입했다. 하지만 레이더를 모든 곳에 배치할 수 없고 북한 무인기가 작아 포착과 요격이 제한된다. 방위사업청이 지난달 244억원을 투입해 전파 방해·교란으로 북한 드론을 잡을 ‘한국형 재머(K-jammer)’를 개발한다고 했지만 2026년에나 완료된다.
북한의 대담한 무인기 침투는 최근 미사일 개발과 맞물려 매우 우려된다. 우리 군이 탐지해도 상관없다는, 전시에나 가능한 무도한 행동이다. 더구나 북한은 내년에 7차 핵실험까지 관측되고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계속되는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한 치 방심 없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24시간 대비 태세를 재점검하고 한·미 연합 대응능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북한도 이런 식으로는 결코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을 자각해 즉각 도발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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