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사저 '보수 성지' 되나…건너편 상가엔 보수 유튜버 사무실
중앙일보 입력 2022.02.14 11:30 업데이트 2022.02.14 15:55
김정석 기자 구독
보수 유투버 사저 인근 상가 입주할듯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생활하기 위해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의 한 주택을 본인 명의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사면 복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무를 것으로 알려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한 전원주택. 도로 건너편 3층짜리 상가 건물 1층에 자리한 꽃집은 최근 영업을 정리 중이다. 바깥에 ‘업종변경 식물 파격세일’이라고 적은 안내문도 여러 장 게시했다.
언뜻 보기엔 평범한 폐업 매장처럼 보이지만, 지역에서는 이 상가에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사무실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로 쓰일 주택과 직선거리로 약 200m 떨어져 있는 이 상가는 한 달 전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을 마쳤다고 한다.
구독자 90만 명에 육박하는 이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부터 박 전 대통령 사저 마련에 관여해 왔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한 남성이 사저 건너편 상가 건물 1층에 입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건물주에게 보증금 1000만원을 입금했다고 알려졌다. 건물주가 확인한 입금자 이름이 보수 유튜브 채널 이름이었다고 전해졌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이 사무실을 마련했다고 알려진 대구 달성군 유가읍 한 상가 모습. 김정석 기자
이 유튜브 채널 사무실을 필두로 보수 세력들이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 거점을 만들면 이곳이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과 같은 일종의 ‘성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와 명예 회복을 사명으로 내건 우리공화당 당원들도 ‘성지 순례’ 하듯 이 주택을 방문한 후기를 올리고 우리공화당 명의 현수막을 걸자는 의견이 쏟아졌다.
박근혜 사저, 주말에만 1000여명 방문
박 전 대통령이 머물게 될 주택에는 지난 12~13일 주말 사이 1000명 넘는 사람들이 몰려 관광지를 방불케 했다. 주택 인근에는 ‘박근혜 대통령님 우리 고향에 오심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등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혼잡해지자 경찰이 정리에 나서기도 했다.
이 주택은 11일 언론 보도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달 이 전원주택을 박 전 대통령 명의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인 박 전 대통령이 퇴원 후 이곳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사면 복권됐다.
13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 후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를 지지자들이 내부 시설을 구경하고 있다. 뉴시스
주택은 1676㎡ 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712㎡ 규모다. 8개의 방을 갖춘 건물 앞으로는 넓은 정원이 보였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주거용 건물과 3개 동의 부속 건축물이 딸렸다. 매입 가격은 25억원가량이라고 한다.
주택은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대구 지역 중소기업 대표 A씨가 지었다. A씨는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표창을 받는 등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소문만 파다했던 박 전 대통령 대구 거주설이 사실로 나타나면서 지역에 진위 여부를 알 수 없는 얘기들이 난무하고 있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 이 주택에 살게 될 경우 이곳을 중심으로 지지 세력들의 결집이 이뤄지게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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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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