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선심 4년에 거덜 난 수조원 기금들, 국민 공든 탑 다 무너질 판
조선일보
입력 2021.06.01 03:39
고용보험기금에 대한 세금 지원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10조원 가량 쌓여있던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이 완전 고갈돼 올 연말엔 2조7000억원의 기금 부족에 빠질 것이라 한다. 1995년 고용보험 제도 도입 후 처음이다. 2018년 이후 나가는 지출이 들어오는 수입을 훨씬 웃돌면서 작년까지 8조2000억원의 누적 결손이 났고 올해도 4조7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책으로 고용 참사를 만들어 놓고는 그에 따른 부작용을 현금 퍼붓기로 메운 결과다.
정부가 코로나 사태 탓을 한다면 거짓말이다. 기금 감소는 코로나 이전부터 본격화했다. 무리하게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소득 주도 성장을 밀어붙여 일자리를 대량으로 없애놓고는 그 구멍을 실업급여 지급액과 기간을 대폭 확대해 메웠다. 기금 지출을 눈덩이처럼 늘린 것이다. 지난해 주 40시간 근로자의 최저임금(월 179만5310원)보다 실업급여 하한액(181만원)이 더 많을 지경이었다. 실업급여뿐 아니라 청년고용 장려금이며 근로시간 단축 보완책으로 기업에 보전해주는 돈까지 고용보험기금을 허물어 지급했다. 근로자와 고용주가 매달 월급에서 떼어내 적립한 기금을 대통령이 마치 제 돈으로 선심 쓰는 양 한 것이다.
기금 곳간은 활짝 열면서 이 돈이 꼭 필요한 사람한테 지급되는지를 관리·감독하는 데는 소홀했다. 5년간 실업급여를 3회 이상 받은 사람이 9만4000명에 달하고, 이들에게 지급한 돈이 2020년 한 해만 4800억원이다. 3년 새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잠깐 일하고는 권고 사직시켜 달라고 요구해 실업급여 타면서 놀고 먹는 얌체족이 급증했는데 이를 제대로 적발해내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10조원 넘던 기금 적립금으로도 견디질 못하고 불과 4년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일반 예산으로 보전해주지 않으면 기금이 파산할 지경이 된 것이다.
고용기금뿐 아니다. 61개 공공 기금 중 절반 가까운 27개가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지 적자에 빠진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지금 추세라면 2024년까지 적자 기금이 5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2011년부터 매년 흑자 내던 건강보험도 30조원이 소요되는 ‘문재인 케어’로 인해 2018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공공기관 부채는 지난해 545조원의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경영 실적은 나빠졌는데도 공공기관 인건비는 8조원이나 늘어났다. 5년짜리 정권의 선심 공세에 국민 허리가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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