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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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시조 및 한시 모음 200여수

鶴山 徐 仁 2020. 10. 25. 13:08

고시조 및 한시 모음 200여수

 

엣성현들의 주옥같은 고시조나 고시들을 저는 너무나 좋아 합니다.  언제 읽어봐도 마음이 훈훈하고 돌아가신 저의 어머님을 뵌것같은 다정함과 따뜻함을 느낌니다.

옛분들은 정말 자신들의 마음을 언제나 맑고 밝게  간직하기위해 부단히 노력 하시고 젊은 사람들이나 어린자녀들이 바르게 자랄수 있도록 항상 훈계 하시고 당신 자신들에게는 매우 엄격하시고 또 나라에 충성하며 불사이군의 정신으로 나라를 지켜오신분들입니다.

아래글들은 제가 중 고등학교떄 배웠던 국어책과 고전에도 많이 나와 눈에 익은 시조들도 많이 있습니다. 요즘 나라가 어수선하니 더욱 더 옛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아래글들은 제가 시간날때나 괴로울때 한번씩 들춰보기 위해 포스팅 한것들 입니다. 한문으로된 원본도 구해볼려고 하였으나 한문 원본을 구한다고 해도 많이 잘 알지도못한 주제에 보는데 시간만 걸릴것같아 포기하고 한글로 번역된 내용들로 포스팅 하여 올려 드립니다. 몃수들은 중복되어 올라간것들도 더러있음을 말씀 드리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기도하는 마음  

 

 

매화 옛 등걸에 봄졀이 - 매화

 

梅花 노등걸에 봄졀이 도라오니

노퓌던 柯枝(가지)에 픗염즉도 하다마난

춘설(春雪) 난분분(亂紛紛)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매화(梅花) : 생몰년 미상, 조선시대 평양 기생. 애절한 연정을 읊은

시조 8수(그중 2수는 불확실함)가 『청구영언』에 전한다.

 

봄바람 버들가지 껴안고 - 작자미상

 

봄바람 버들가지 껴안고 애무하는데
어이타 이 봄날 내 님은 흔적없고
춘설만 난분분하니 눈앞이 흐려지네

저녁에 내린 눈은  춘설인가 서설인가
눈발이 눈 가리니 님 보이지 않고
허전한 이불에 누워 눈감으니 떠오르네

[출처] 춘설이 난분분 하니|작성자 남찬우

[출처]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하니...|작성자 산책

 

춘산에 눈 녹인 바람 - 우 탁


춘산에 눈 녹인 바람 건듯 불고 간 데 없다
저근듯 빌어다가 머리 우에 불리고자
귀밑의 해묵은 서리를 녹여 볼까 하노라


우 탁 (1262-1342) ; 고려 말기의 학자,성리학에 뛰어남.

 


이화에 월백하고 - 이조년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데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냥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조년 (1268-1343) ; 고려 말의 학자,시와 문장에 뛰어남.

 


녹이 상제 살찌게 먹여 - 최 영


녹이 상제 살찌게 먹여 시냇물에 씻겨 타고
용천 설악 들게 갈아 두러 메고
장부의 위국충절을 세워 볼까 하노라


최 영 (1316-1388) ; 고려 말의 명장,이성계에게 죽임을 당함

 


가마귀 사우는 골에 -김정구


가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난 가마귀 힌 빛을 새오나니
창파에 좋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지은이가 정몽주의 어머니라고 하나,연산군 때 김정구라는 설이 확실함.

 


오백년 도읍지를 -길 재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 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길 재 (1353-1419) ; 고려 말의 학자, 고려가 망하고 고향에 숨어서 살았다

 


백설이 잦아진 골에 - 이 색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이 색 (1328-1395) ; 고려 말의 학자,조선 건국 후에 벼슬을 그만 둠.

 


흥망이 유수하니 - 원천석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 겨워 하노라


원천석 ( ? ) ; 고려 말의 학자, 절개의 선비.

 


눈 맞아 휘어진 대를 - 원천석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 턴고
굽을 절이면 눈 속에 푸르르랴
아마도 세한고절은 너 뿐인가


원천석 ( ? ) ; 고려 말의 학자, 절개의 선비.

 


내해 좋다 하고 - 변계랑

 

내해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하고 의 아녀든 좇지 마라
우리는 천성을 지키어 생긴대로 하리라


변계랑 (1369-1430) ; 고려말 조선초의 학자, 시와 문장에 뛰어남

 


강호에 봄이 드니 - 맹사성

 

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
탁료계변에 금린어 안주 삼고
이 몸이 한가 하옴도 역군은이샷다


맹사성 (1360-1438) ; 세종 때의 대신, 효성이 뛰어나고 청렴한 관리임

 


강호에 봄이 드니 - 황 희

 

강호에 봄이 드니 이 몸이 일이 하다
나는 그물 깁고 아희는 밭을 가니
뒷 메헤 엄기난 약을 언제 캐랴 하나니


황 희 (1363-1452) ;  조선 초의 훌륭한 재상, 청렴한 관리였음

 


대추 볼 붉은 골에 - 황 희

 

대추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듣드리며
벼 벤 그루에 게는 어이 내리는고
술 익자 체 장수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황 희 (1363-1452) ; 조선초의 훌륭한 재상, 청렴한 관리였음.

 


이 몸이 죽어 가서 - 성삼문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성삼문 (1418-1456) ;사육신의 한 사람, 훈민정음 창제에 공이 큼.

 


가마귀 눈비 맞아 - 박팽년

 

가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
야광명월이야 밤인들 어두우랴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변할 줄이 있으랴


박팽년 (1417-1456) ; 사육신의 한사람, 단종을 다시 모시려다 사형당함

 


수양산 바라보며 - 성삼문

 

수양산 바라보며 이제를 한하노라
주려 죽을진정 채미도 하는 것가
아무리 푸새엣 것인들 그 뉘 땅에 났더니


성삼문 (1418-1456) ; 사육신의 한사람, 단종을 다시 모시려다 사형당함.

 


초당에 일어 없어 - 유성원

 

초당에 일어 없어 거문고를 베고 누어
태평성대를 꿈에나 보려터니
문전에 수성어적이 잠든 나를 깨워라


유성원 (?-1456) ; 사육신의 한 사람, 당시에 집에서 자결했음

 


간밤에 불던 바람 - 유응부

 

간밤에 불던 바람 눈서리 치단 말가
낙락장송 다 기울어 지단 말가
하물며 못다 핀 꽃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유응부 (?-1456) ; 사육신의 한사람, 사육신은 세조에 의해 죽은 충신들임.

 


추강에 밤이 드니 - 월산대군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배 저어 오노라


월산대군 (1455-1489) : 조선 초기 성종임금의 형으로 34에 요절한 불우한 왕손, 문장과 풍류가 뛰어남.

 


이고 진 저 늙은이 - 정 철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늘 돌인들 무거우랴
늙기도 서러라커늘 짐을조차 지실까


정 철 (1536-1593) ; 조선대 문인, 송강가사로 유명함

 


짚 방석 내지 마라 - 한 호

 

짚 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 온다
아희야 박주 산챌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한 호 (1543-1605) ; 조선대 명필 한석봉, 떡장사 어머니 이야기가 유명함.

 


마음이 어린 후이니 - 서경덕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 운산에 어느 님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그인가 하노라


서경덕 (1489-1546) ; 조선 전기의 대학자, 평생을 벼슬하지 않고 학문만 함.

 


장검을 빠혀 들고 - 남 이

 

장검을 빠혀 들고 백두산에 올라 보니
대명천지에 성진이 잠겼에라
언제나 남북풍진을 헤쳐 볼까 하노라


남 이 (1441-1468) ; 조선초 훌륭한 장군, 간신 유자광의 모함으로 죽음.

 


삼동에 베옷 입고 - 조 식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에 눈비 맞아
구름 낀 볕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 지다 하니 눈물 겨워 하노라


조 식 (1501-1572) ; 조선 전기의 큰 학자, 초야에 묻혀 학문에만 전념함.

 


풍상이 섯거 친 날에 - 송 순

 

풍상이 섯거 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를
금분에 가득 담아 옥당에 보내오니
도리야 꽃이온 양 마라 임의 뜻을 알괘라


송 순 (1493-1583) ; 조선 전기 학자, 벼슬 그만 두고 독서와 문장을 즐김

 


오리의 짧은 다리 - 김 구

 

오리의 짧은 다리 학의 다리 되도록
검은 가마귀 해오라비 되도록
항복무강하사 억만세를 누리소서


김 구 (1488-1543) ; 조선 전기 학자, 서예와 문장에 뛰어남

 


이런들 어떠하며 - 이 황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초야우생이 이러타 어떠하료
하물며 천석고황을 고쳐 무엇하료


이 황 (1501-1570) ;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 도산서원에서 후진 양성함.

 


청산은 어찌하여 - 이 황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긋지 아니는고
우리도 그치지 말고 만고상청하리라


이 황 (1501-1570) ;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 도산서원에서 후진 양성함.

 


청초 우거진 골에 - 임 제

 

청초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웠난다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설어 하노라


임 제 (1549-1584) ; 조선 전기의 풍류 남자, 문장에 뛰어남

 


고인도 날 못 보고 - 이 황

 

고인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뵈
고인을 못봐도 예던 길 앞에 있네
예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 예고 어쩔꼬


이 황 (1501-1570) ; 조선시대 학자, 도산서원에서 후진 양성함.

 


철령 높은곳에 - 정 철

 

철령 높은곳에 쉬어넘는 저 구름아
고신 원루를 비삼아 띄워다가
님계신 구중심처에 뿌려본들 어떠리


정 철 (1536-1593) ; 조선 선조때의 문신 시인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등 가사집이 있다.

 


샛별지자 종다리 떳다 - 김천택

 

샛별지자 종다리 떳다 호미메고 사립나니
긴수풀 찬이슬에 베잠뱅이 다젖는다
소치는 아이놈은 상기아니 일었느냐
재넘어 사래긴 밭을 언제 가려 하느냐


김천택 (?-?) ; 조선 영조때 가인, 평민출신의 가객으로 청구영언등 많은 작품을 남김.

 


백두산 돌 칼갈아 없애고 - 남 이

 

백두산 돌 칼갈아 없애고
두만강 물 말먹여 없애리
남아 나이 이십에 나라 평정 못할진데
후세에 뉘라서 대장부라 하리요


남 이 (1441-1468) ; 조선초 훌륭한 장군, 간신 유자광의 모함으로 죽음.

 


한손에 가시쥐고- 우 탁

 

한손에 가시쥐고 또 한손에 막대들고
늙는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려말 우탁

 


천만리 머나먼 길에 - 왕방연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여 울어 밤길 예놋다


왕방연 ( ? ) ; 사육신 사건 때 단종을 귀양지 영월까지 모셨던 사람.

 


간밤에 불던 바람 - 유응부

 

간밤에 불던 바람 눈서리 치단 말가
낙락장송 다 기울어 지단 말가
하물며 못다 핀 꽃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유응부 (?-1456) ; 사육신의 한사람, 사육신은 세조에 의해 죽은 충신들임.

 


삭풍은 나무 끝에 - 김종서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 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 파람 한 소리에 거칠 것이 없에라


김종서 (1390-1453) ; 세종 때의 뛰어난 장군, 뒤에 수양대군에게 죽음.

 


장백산에 기를 꽂고 - 김종서

 

장백산에 기를 꽂고 두만강에 말 씻기니
썩은 저 선비야 우리 아니 사나이야
어떻다 인각화상을 누가 먼저 하리오


김종서 (1390-1453) ; 세종 때의 뛰어난 장군, 뒤에 수양대군에게 죽음.

 


가노라 삼각산아 - 김상헌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김상헌 (1570-1650) ; 조선 인조때의 절개곧은 선비, 청나라에 항거한 삼학사(윤집 오달재와).

 


산은 옛산이로되 - 황진이

 

산은 옛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물이 있을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매라


황진이 (15??-?) ; 조선중기의 이름난 기생, 시와 가무에 뛰어남.

 


국화야 너는 어이 - 이정보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춘풍 다 지나고
낙목한천에 네 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이정보 (15??-?) ; 조선중기의 이름난 학자,

이 몸이 죽고 죽어 - 정몽주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 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정몽주 (1337-1392); 고려 말의 위대한 충신, 이방원에 위해 피살됨

 


이런들 어떠하며 - 이방원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이방원 (1367-1422)이성계의 다섯재 아들, 뒤에 태종 임금이 됨.

 


가마귀 검다 하고 - 이 직

 

가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이 직 (1362-1441) ; 고려말 조선초의 학자

 


한산섬 달밝은 밤에 - 이순신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긴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던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이순신 (1545-1598) ; 조선 선조때의 장군, 임진왜란때 나라를 구하고 전사함.

 

 

태산이 높다 하되 - 양사언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 (1517-1584) ; 조선 전기 학자, 서예에 뛰어남.

 

 

청산은 나를 보고 - 나옹선사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명월()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욕심()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바람같이 구름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나옹선사 (1262-1342);고려 말기의 고승,공민왕의 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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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靑山)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고시조             #한시모음

 

출처 : 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imyhkimyh&logNo=220851560959



 


유명한시와 시조모음|

 

                                          ★春剛金永善★

 

春望(춘망)

國破山河在(국파산하재)

城春草木深(성춘초목심)

感時花?淚(감시화천루)

恨別鳥驚心(한별조경심)

烽火連三月(봉화연삼월)

家書抵萬金(가서저만금)

白頭搔更短(백두소갱단)

渾欲不勝簪(혼욕불승잠)

나라는 허물어졌는데도 산과 물은 남아 있고

성에 봄이 찾아오니 풀과 나무가 우거졌다.

시국을 생각하니 꽃을 보고도 눈물을 뿌리고

가족과 헤어져 있으니 새소리에도 마음이 놀란다.

봉화불이 석달이나 계속되니

집안의 편지는 만 냥에 해당하리라

흰 머리털 긁을수록 더욱 짧아지니

이제는 머리에 꽃는 비녀를 버티지 못할 듯하다.

춘야희우(春夜喜雨)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반가운 비가 제철을 알아

봄이 되어 내린다

바람을 따라 몰래 밤에 들어와서

몰건을 축여주면서도 아무런 소리도 없다

들판의 오솔길을 구름과 함께 알아볼 수 없는데,

강 위의 배에는 둥불만이 비친다.

새벽이 되어 붉은 빛이 젖은 곳을 보니

금관성이 꽃으로 겹겹이 덮여 있다.

(출처: 당시정해 - 소나무)

足不足 족불족 만족과 불만

宋翼弼 송익필

君子如何長自足 군자여하장자족 군자는 어찌하여 늘 스스로 족하며

小人如何長不足 소인여하장부족 소인은 어찌하여 늘 족하지 아니한가

不足之足每有餘 부족지족매유여 부족하나 만족하면 늘 남음이 있고

足而不足常不足 족이부족상부족 족한데도 부족타 하면 언제나 부족하네

樂在有餘無不足 낙재유여무부족 즐거움이 넉넉함에 있으면 족하지 않음 없지만

憂在不足何時足 우재부족하시족 근심이 부족함에 있으면 언제나 만족할까

安時處順更何憂 안시처순갱하우 때에 맞춰 순리로 살면 또 무엇을 근심하리

怨天尤人悲不足 원천우인비부족 하늘을 원망하고 남 탓해도 슬픔은 끝이 없네

求在我者無不足 구재아자무부족 내게 있는 것을 구하면 족하지 않음이 없지만

求在外者何能足 구재외자하능족 밖에 있는 것을 구하면 어찌 능히 만족하리

一瓢之水樂有餘 일표지수낙유여 한 표주박의 물로도 즐거움은 남음이 있고

萬錢之羞憂不足 만전지수우부족 만금의 진수성찬으로도 근심은 끝이 없네

古今至樂在知足 고금지락재지족 古今의 지극한 즐거움은 족함을 앎에 있나니

天下大患在不足 천하대환재부족 천하의 큰 근심은 족함을 알지 못함에 있도다

二世高枕望夷宮 이세고침망이궁 秦 二世가 望夷宮서 베게 높이 했을 젠

擬盡吾年猶不足 의진오년유부족 죽을 때까지 즐겨도 충분할 줄 알았지

唐宗路窮馬嵬坡 당종노궁마외파 唐 玄宗이 馬嵬坡에서 길이 막히었을 때

謂卜他生曾未足 위복타생증미족 다른 삶을 산다해도 족하지 않으리라 말했네

匹夫一抱知足樂 필부일포지족락 필부의 한 아름도 족함 알면 즐겁고

王公富貴還不足 왕공부귀환부족 왕공의 부귀도 외려 부족 하다오

天子一坐知不足 천자일좌지부족 天子의 한 자리도 족한 것은 아닐진데

匹夫之貧羨其足 필부지빈선기족 필부의 가난은 그 족함 부러워라

不足與足皆在己 부족여족개자기 부족함과 족함은 모두 내게 달렸으니

外物焉爲足不足 외물언위족부족 외물이 어찌하여 족함과 부족함이 되리오

吾年七十臥窮谷 오년칠십와궁곡 내 나이 일흔에 窮谷에 누웠자니

人謂不足吾則足 인위부족오즉족 남들야 부족타 해도 나는야 족해

朝看萬峯生白雲 조간만봉생자운 아침에 만 봉우리에서 흰 구름 피어남 보노라면

自去自來高致足 자거자래고치족 절로 갔다 절로 오는 높은 운치가 족하고

暮看滄海吐明月 모간창해토명월 저물녁 엔 푸른 바다 밝은 달 토함을 보면

浩浩金波眼界足 호호금파안계족 끝없는 금물결에 眼界가 족하도다

春有梅花秋有菊 춘유해화추유국 봄에는 매화 있고 가을엔 국화 있어

代謝無窮幽興足 대사무궁유흥족 피고 짐이 끝없으니 그윽한 흥취가 족하고

一床經書道味深 일상경서도미심 책상 가득 經書엔 道의 맛이 깊어 있어

尙友千古師友足 상유만고사우족 千古를 벗삼으니 스승과 벗이 족하네

德比先賢雖不足 덕비선현수부족 德은 선현에 비해 비록 부족하지만

白髮滿頭年紀足 백발만두년기족 머리 가득 흰 머리털, 나이는 족하도다

同吾所樂信有時 동요소락신유시 내 즐길 바 함께 함에 진실로 때가 있어

卷藏于身樂已足 권장우신낙이족 몸에 책을 간직하니 즐거움이 족하도다

俯仰天地能自在 부양천지능자개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굽어보아 능히 자재로우니

天之待我亦云足 천지대아역운족 하늘도 나를 보고 족하다고 하겠지

山中 산중 산속에서

宋翼弼 송익필

獨對千峯盡日眠 독대천봉진일면 일천 봉우리 마주하여 졸음에 해 지는데

夕嵐和雨下簾前 석람화우하렴전 저녁 산 으스름이 비를 안고 내려오네

耳邊無語何曾洗 이변무어하증세 세속 잡설 안 들리니 귀 씻을 일 무엇이랴

靑鹿來遊飮碧泉 청록래유음벽천 푸른 사슴 노닐면서 맑은 샘물 마신다네

분수에 맞지 않는 욕심은 화의 근원이 되느니라/채근담 1

原文원문:

敧器기기는 撲滿박만은 以空全이공전이니라.

故고로 君子군자는 不居有불거유하며

寧處缺영처결이언정 不處完불처완이니라.

語譯어역: 기기는 가득 차면 넘어지고 박만은 속이 비어야 온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차라리 무의 경지에서 살지언정 유의 경지에서 살지 않으며 부족한 데 처헐지언정 완전한 데 처하지 않는다.

글자풀이

敧:기울어질기 器그릇 기 滿:가득할 만 覆엎어질 복 撲:칠 박 空:빌 공 全:온전할 전 故:연고 고 寧:차라리 녕 居:거헐 거 處:처할 처 缺:빠질 결

단어 풀이

敧器기기: 물을 조금 채우면 서지 않고 가득 채우면 기울어져 뒤엎어진다고 하는 금속 용기. 고대의 임금들이 정사를 함에 치우치지 않고 중용을 지키기 위해 옆에 놓고 경계로 삼았다고 함.

撲滿박만 흙을 빚어 만든 자금통으로. 입구만 있고 출구가 없어 가득 차게 되면 깨뜨려서 돈을 꺼낸다고 함. 故고:그러므로.

寧:차라리 ~할지언정.

解說해설: 달은 가득 차면 기울기 마련이고 정상에 오르면 내려가는 길도 있는 법이다. 항상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갛추어 놓기 위해 애를 태우지 말고 적당히 여유 있는 삶을 사는 지혜가 필요 하다.

옛날 옛적에

강가 언덕에 아주 정교하게 지어진 2층 누각이 있었다. 사용된 여러 나무들의 무계를 달아서 균형이 잘 맞게 하였으므로 조금도 어긋남이 없었다.

바람이 불면 조금씩 움직이긴 했지만 쓰러지거나 기우는 법은 없었다.

어느 날 그 고을 수령이 이 누각에 올라을 때였다. 그 날 따라 강바람이 심하게 불어와 누각이 조금씩 흔들렸다. 수령은 놀라 아전들에게 지시 했다.

"이러다간 누각이 쓰러지겠구나. 어서 부목을 덕대어 고정시키도록 하라."

아전들은 부랴부랴 목재를 구해다가 누각을 지탱하도록 덧대였다.

고을의 노인들이 애써 말렸지만 수령의 명을 어길 수 없었다. 그 후 얼마 못 가서 누각은 한쪽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말했다.

"억지로 손을 대서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관작루에 올라

석정

白日依山盡(백일의산진)이요 해는 산에 기대어 지고

黃河入海流(황하입해류)라. 황하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네

欲窮千里目(욕궁천리목)하여 천리를 다 바라 보려고

更上一層樓(갱상일층루)라. 다시 누각을 한층 더 오르네.

중국의 유명한 누각이 네 곳인데 무창(武昌)의 황학루(黃鶴樓), 동정호(洞庭湖)의 악양루(岳陽樓), 남창(南昌)의 등왕각과 산서성의 관작루가 그것이다. 관작루(?雀樓)는 관작루(?鵲樓)라고도 한다. 이 누각은 산서성(山西省) 영제시(永濟市) 포주고성(蒲州古城)의 서쪽 황하의 동쪽 강가에 있다. 누각의 모양새가 수려하고 주변경관과 잘 어울려 당송 시대 문인묵객들이 이곳에 올라 불후의 시를 남기기도 하였다. 그 가운데 오늘 소개하는 당대 왕지환(王之渙(688~742)의〈登?雀樓등관작루>가 가장 유명하여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누각은 본래 남북조 북주(北周) 때 건립되었지만 원(元)나라 초에 허물어졌었는데, 1997년 12월 30일 중건공사가 시작되어 2001년 말에 준공되었다.

특히 모택동과 강택민 등 중국지도자들이 이 시를 휘호하거나 애송하였기에 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 시는 대구가 잘 되어있고, 내용 또한 물흐르듯 주변경치를 잘 그려내고 있다. 서산으로 해가 질 때 높은 누각에 올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시적화자는 천리밖까지 바라보려면 한 계단 더 올라가야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시적화자를 따라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이동을 통해 직접 그 정자에 서서 풍광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천리를 바라보려면 한 층을 더 올라가야 한다"는 시귀는 선가(禪家)의 격외언어(格外言語)로도 애용되고 있다. 좋은경치든 더 나은 삶이든 우리는 한 계단 더 올라가야 바라볼 수 있다는 가르침을 이 시에서 얻을 수 있다. 매화피는 봄날 아침, 한 걸음 더 올라가야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본다는 싯귀를 음미해본다.

☞ 왕지환(688~742) 중국 唐나라 때의 시인. 호방한 시풍과 動的(동적) 묘사로 유명하다.

過香積寺 과향적사

不知香積寺 부지향적사

數里入雲峯 수리입운봉

古木無人逕 고목무인경

深山何處鐘 심산하처종

泉聲咽危石 천성열위석

日色冷靑松 일색랭청송

薄暮空潭曲 박모공담곡

安禪制毒龍 안선제독룡

알지도 못하고 향적사 찾아가다

구름 깊은 곳에 들었네

고목 속으로 길은 사라졌는데

어디선가 종소리 들려 오네

개울물은 괴이한 돌부리에 울리고

햇빛은 소나무에 차갑게 빛나고 있네

해질녘 고요한 연못가에 앉아

禪定에 들어 번뇌를 잠재우리

*중국 서안 ㅡ 향적사 (香積寺)

당나라 때인 706년에 창건된 중국 정토종의 본산인 사찰로,

시인인 왕유(王維:701∼761년)의 오언율시 과향적사(過香積寺)로 유명한 곳.

높이 33m인 벽돌탑인 선도고탑(善導古塔) 등이 있고, 선도대사(善導大師)의

상이 있는 대웅보전이 건축되어 있다.

서안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17㎞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춘향전 중에서

金樽美酒 千人血(금준미주 천인혈)

玉盤佳肴 萬姓膏(옥반가효 만성고)

燭淚落時)民淚落(촉루락시 민누락)

歌聲高處 怨聲高(가성고처 원성고)

금단지의 맛있는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쟁반의 맛있는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농이 떨어지는 곳에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백성의 원망 소리 높다.

註 춘향전중에서 이몽룡이 변학도의 생일잔치에 파락호로 분장해 들어가

변학도에게 혹정을 꾸짖는 내용의 시.

연밥따는 아가씨(采蓮曲)

허 난설헌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한데 맑은 가을호수 옥처럼 새파란데

蓮花深處繫蘭舟(연화심처계란주)라 연꽃 무성한 곳에 목란배를 매었네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련자)하고 물건너 임을 만나 연밥 따서 던지고는

或被人知半日羞(혹피인지반일수)하네 행여 남이 알까봐 반나절 부끄러웠네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오늘은 이맘때 가장 화려한 모습으로 자태를 드러내는 연꽃을 노래한 시를 소개합니다. 이 꽃은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두는 숱한 고사를 남겼습니다. 시인들도 이 꽃을 빌어 그들의 정한을 표현하였습니다. 당나라 이백의 채련곡은 너무 유명해 아직까지 인구에 널리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 시의 제목을 <연밥따는 아가씨>라고 붙인것도 그러한 연유때문입니다. 중국강남에서는 아가씨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신을 사랑한다’는 의미로 연밥을 주었다고 합니다. 요즘 발렌타인데이에 쵸크릿을 주는 것처럼요.

조선 시대 신분이 뚜렷한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마음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초가을 맑은 하늘이 호수에 비쳐 파아란 구슬처럼 영롱할 때 너른 연잎 사이로 꽃이 우거진 곳에 혼자서 타는 작은 쪽딱배(목란배)를 매어두고 님을 기다리는 아가씨. 그녀는 막상 호수 저쪽에 그리워하는 님이 보이지만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하고 사랑의 정표인 연밥만 따서 슬쩍 던져두고는 달아납니다. 혹시 남이 그걸 보았을까 혼자서 반나절 동안 붉은 볼로 부끄러워한다는 마지막 구에서 그 아가씨의 심정이 잘 드러납니다. 조선 시대 사랑을 고백한 뒤 부끄러워하는 아가씨의 수줍음과 서정적 자아의 환희를 감칠맛나게 드러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시의 작자인 허 초희는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불운의 여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당시에도 현모양처의 대표감으로는 신사임당, 사랑받는 애인의 대표감으로는 황진이가 꼽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허 초희는 신분이 뚜렷한 조선이라는 숨막히는 나라에서 여자로 태어났고, 더구나 바람둥이 김성립의 아내로서 살아야 했으며, 두 아이마져 잃어버린 한많은 여성이었습니다. 그녀의 한이 이 시로 승화된 것은 아닐까요. 이 시는 초희의 남동생인 허균이 수집해서 간행한 《난설헌집》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허난설헌 (許蘭雪軒 1563∼1589(명종 18∼선조 22))

조선 중기 시인. 자는 경번(景樊), 호는 난설헌. 본관은 양천(陽川). 본명은 초희(楚姬).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의 누이이며 짧고도 불행한 일생을 보냈지만 우리나라 여성사를 빛낸 대표적인 천재 여류시인이었다. 사후에 그의 시를 모은 <<난설헌집>>이 발간되었다.

井中月(정중월)

이규보(李奎報: 1168~1241)

* 시, 거문고, 술에 미쳐 삼혹호三惑好 선생이라

불렸던 이규보는 <장자>등 도가의 글을 젊은 시절 읽었으며 32살에 벼슬길에 나선 인물이다. 불이당은 그의 <동국이상국집>을 대략적으로 읽어보니 도가적 색채가 짙은 글을 접할 수 있었다. 고려시대 최고의 문장가이며 글씨에 능하였고 독특한 문체가 엿보인다.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

竝汲一甁中(병급일병중)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

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

산에 사는 스님, 달빛 탐하여

물과 함께 병 속에 길어뒀다가

산사에 이른 시각, 비로소 생각이 나

병 기울였더니 달빛도 간 곳 없어…

* 이 시는 달빛에 취하여 우물 속에 잠긴 달도 함께 길었는데 절에 돌아와 물병을 기울였더니 달도 함께 없어졌다는 이야기이다. 으레 병에 담겨져 있었던 줄 알았던 달이 병을 기울이자 사라져버린 것에 대한 작자의 아쉬움이 남는다. 속세의 우물에 담긴 달빛을 담으려 한 산승의 욕심이 병을 기울임과 더불어 살아졌다는 것인데 병 속에 담긴 물과 달은 곧 사람의 욕심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그 욕심은 병을 기울여 덜어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작자는 무인 정권시절 사회의 부도덕과 부조리를 보면서 이런 심정을 토로한 것이리라. 우물 속의 달은 허상虛相인가? 그 허상에 우리는 속고 있는지도 모른다.

늘 반복되는 그 허상의 좇아 가는 허허로운 나그네가 우리인지도 모른다. 이 시에서 불이당은 <장자>의 우화같은 실마리를 본다. 끝 구절이 암시하는 바는 곧 허상을 버리고 실체를 찾으라고 삼혹호 선생이 말하는 듯 귓전에 공명共鳴을 일으킨다.

두보시 한편

작자 두보 형식 오언율시

주제 난리를 만나 국가와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여 세월이 덧없이 흘러감을 한탄함.

國破山河在오 城春草木深이라

感時花천淚요 恨別鳥驚深이라

烽火連三月하니 家書抵萬金이라

白頭搔更短하여 渾欲不勝簪이라

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

감시하천(무뿌릴천)루 한별조경심

봉화연삼월 가서저만금

백두소갱단 혼욕불승잠

해설: 당 현정 천보 15년 에 안록산의 난으로 현종은 파촉으로 피난가고 장안은 바란군의 수중으로 들어갔다.이 때 두보는 반란군에게 잡혀 장안에서 포로가되는데,이 시를

통해 포로로 잡힌 서글픈 신세와 가족과 국가를 걱정하는 마음을 봄 경치에 대비하여 더욱 고조시키고있다.시어들도 맥락이 분명하여 唐대 제일의 오언 율시로 격찬받음.

풀이: 나라는 깨어져도 산과강은 그대로인데

성안은 봄이되자 초목만 무성하다

때를생각하니 꽃을 보아도 눈물뿌리고

이별이 한스러워 새울음도 마음을 놀래킨다

봉화가 석달을 계속하니

집의 편지는 만금이나 됨직하네

흰머리를 긁어보니 다시 짧아져

온통 움켜잡으나 비녀도 못 꽂겠네.

白頭鳥 / 머리 흰 새

花間時見白頭鳥 / 꽃 사이에서 가끔 머리 흰 새가 보이는데

頭白古來因坐愁 / 머리가 세는 건 예부터 시름 때문이라거니

我自因愁頭白盡 / 나는 본디 시름 때문에 머리가 다 셌지만

汝愁幾許能白頭 / 너는 얼마나 시름해서 머리가 셌단 말이냐

출전

서명 : 사가집(四佳集) 권차명 : 사가시집(四佳詩集) 29권(卷之二十九) ○第十七, 1705년

저자 : 서거정(徐居正)

원문

白頭鳥

花間時見白頭鳥。

頭白古來因坐愁。

我自因愁頭白盡。

汝愁幾許能白頭。

참고

서거정(徐居正) 1420(세종 2)~1488(성종 19). 조선 전기의 문신·학자. 서거정은 대구출신으로 본관은 달성(達城). 자는 강중(剛中), 호는 사가정(四佳亭). 권근(權近)의 외손자. 1444년(세종 26) 식년문과에 급제하고, 1451년(문종 1) 사가독서(賜暇讀書) 후 집현전박사 등을 거쳐 1457년(세조 3) 문신정시(文臣庭試)에 장원, 공조참의 등을 지냈다. 1460년 사은사로 명나라에 다녀와서 대사헌에 올랐으며, 1464년 조선 최초로 양관대제학(兩館大提學)이 되었다. 6조(曹)의 판서를 두루 지내고, 1470년(성종 1) 좌찬성(左贊成)에 이르렀으며 이듬해 좌리공신(佐理功臣)이 되고 달성군(達城君)에 책봉되었다.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45년간 세종·문종·단종·세조·예종·성종의 여섯 임금을 모셨으며 신흥왕조의 기틀을 잡고 문풍(文風)을 일으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원만한 성품의 소유자로 단종 폐위와 사육신의 희생 등의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도 왕을 섬기고 자신의 직책을 지키는 것을 직분으로 삼아 조정을 떠나지 않았다. 당대의 혹독한 비평가였던 김시습과도 미묘한 친분관계를 맺은 것으로 유명하다.

서거정은 문장과 글씨에 능하여 수많은 편찬사업에 참여했으며, 그 자신도 뛰어난 문학저술을 남겨 조선시대 관인문학이 절정을 이루었던 목릉성세(穆陵盛世)의 디딤돌을 이루었다. 〈경국대전〉·〈동국통감〉·〈동국여지승람〉·〈동문선〉 편찬에 참여했으며, 왕명으로 〈향약집성방〉을 언해했다. 그의 저술서로는 〈역대연표 歷代年表〉, 객관적 비평태도와 주체적 비평안(批評眼)을 확립하여 후대의 시화(詩話)에 큰 영향을 끼친 〈동인시화〉, 간추린 역사·제도·풍속 등을 서술한 〈필원잡기 筆苑雜記〉, 설화·수필의 집대성이라고 할 만한 〈태평한화골계전 太平閑話滑稽傳〉이 있으며, 관인의 부려호방(富麗豪放)한 시문이 다수 실린 〈사가집 四佳集〉 등이 있다. 명나라 사신 기순(祁順)과의 시 대결에서 우수한 재능을 보였으며 그를 통한 〈황화집 皇華集〉의 편찬으로 이름이 중국에까지 알려졌다. 그의 글씨는 충주의 화산군권근신도비(花山君權近神道碑)에 남아 있다. 시호는 문충(文忠)이며, 대구 귀암서원(龜巖書院)에 제향되었다

《朱憙의 詩》

莫謂當年學日多(막위당년학일다) 당년에 배울 날이 많다고 말하지 말라

無情歲月若流水(무정세월약유수) 무정한 세월은 유수와 같으니라.

靑春不習詩書禮(청춘불습시서례) 젊어서 시서를 익히지 않으면

霜落頭邊恨奈何(상락두변한내하) 서리가 머리에 내린 뒤에 후회한들 어찌하리.

좌우명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자기의 장점도 말하지 말라

남에게 베풀었거든 생각하지 말고 은혜를 받았으면 잊지를 마라.

毋道人之短 毋說己之長 施人愼勿念 受施愼勿忘

세상의 명예를 부러워 말고 오직 어진 마음으로 근본을 삼아라.

마음을 숨기고서 움직여라 비방을 한다고 어찌 남을 상하게 할까

世譽不足慕 惟仁爲紀綱 隱心而後動 謗議庸何傷

명예가 실제보다 지나치지 않게 하며 어리석고 성스러움을 지켜라.

물들여도 검게 물들지 말고 흐릿하게 하여 안으로 광채를 숨겨라

毋使名過實 守愚聖所藏 在涅貴不淄 曖曖內含光

유약함은 살아있는 것이니 노자는 굳세고 강한 것을 경계했다네.

강한 것은 비부의 뜻이니 느긋하게 해서 헤아리기 어렵게 하라.

柔弱生之徒 老氏戒剛彊 行行鄙夫志 悠悠故難量

말을 삼가고 음식을 조절하며 족함을 알면 불행을 극복한다.

행함이 진실하여 변함이 없고 오래된다면 저절로 좋은 향기가 난다.

愼言節飮食 知足勝不祥 行之苟有恒 久久自芬芳

한시강좌

개인적으로 이몽룡 시가 좋아좋아~~

첫번째 - 금준이주

-금으로된 술동이에 아름다운 술은 천명의 피요

옥으로된 상(쟁반)에 아름다운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다

술상의 촛농이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이 떨어지고

노랫가락이 높은 곳은 백성의 원성이 높구나

세번째 - 송반

김삿갓의 시

소나무로된 사각 반상의 죽한그릇(죽이 너무 맑아서)

하늘이 빛과 구름의 그림자가 함께 배회한다

주인은 무안한 얼굴빛으로 그런말 말라하고

나는 맑은 산의 물같은 죽이 거꾸로 비쳐오는 것을 사랑한다.

두번째 - 동천년노는 다음강의에 계속됩니다. to be continued

漢詩感想

작시/ 후암 최금순

韻難不親易

吟吟意集中

先人不可遇

要答作詩弘

운이 어려워 쉬 친하지 못하다가

읊고 또 읊으면서 그 뜻에 집중되네

선인을 만나는 건 불가하지만

붉은시 지어 답하고 싶네요

시형식 5언절구 측기법 東그룹

5언절구| ♣… 한 문 글 감 …♣

석정 조회 166 |추천 0 | 2009.12.23. 06:19

5언절구

姜希顔詩(江山峯..)

江山峰巒合 江邊樹木平 白雲迷遠近 何處是蓬瀛

산은 봉우리마다 변하였고 강변은 나무로 뻗쳐있네

흰구름 속에서 길을 잃었네 어느산이 봉래산이란 말인가

陶潛先生詩(盛年不..)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젊은 시절은 다시오지 않고 하루는 다시 새벽이 되기 어렵다

때가 되었을 때 마땅히 힘쓰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萬海先生詩(松下蒼煙歇..)

松下蒼煙歇 鶴邊淸夢遊 山橫鼓角罷 寒色盡情收

솔 밑의 푸른 장막을 달님이 걷으시니 그네 남긴 맑은 꿈만 鶴옆에 아직 노네

북과 피리 두루 끝나 산도 드러누우니 으시시한 세상은 그리워 들이 숨쉬네

朴?先生詩 ‘山齋’(皎皎月侵床..)

皎皎月侵床 蕭蕭風動竹 幽人意?然 獨夜寒齋宿

하얀 달빛이 책상에 비추는데, 쓸쓸한 바람이 대나무를 움직이네.

나그네 마음 서글픈데, 홀로 재각에서 지새우네

白樂天詩 ‘鶴’(人各有所好..)

人各有所好 物固無常宜 誰謂爾能舞 不如閒立時

사람들은 저마다 기호가 다르고 만물에겐 일정한 척도가 없는 것

누가 너의 나는 품이 좋다 했느뇨 한가로이 서 있는 품이 더욱 좋거늘

白雲李奎報先生詩

1.雪色白於紙..

雪色白於紙 擧鞭書姓字 莫敎風掃地 好待主人至

눈빛이 종이보다 희기에 말채찍을 들어 내 이름을 써두었네

바람이여 이 눈바닥을 휩쓸지 말고 주인이 오기를 기다려 주오 鞭(채찍 편)

2.借君醉鄕留..

借君醉鄕留 忘我儒冠誤 愼莫談世綠 俱是孟門路

자네집 술 덕분에 흠뻑 취해서 선비차림 실수한 것도 난 잊었으니

세상 얘기라면 아예 치우게나 가는 곳 모두가 맹문길이라네

西山大師詩

1披雲登..

披雲登老石 遙想古皇王 山形一翠色 人事幾興亡

구름을 헤치고 오래된 바위에 올라 옛 요임금을 생각한다

산의 모습은 한결같이 푸르른데 인간사 흥망이 얼마였던가?

2獨立高..

獨立高峯頂 長天鳥去來 望中秋色遠 滄海小於盃

높은산 마루에 홀로 서 있으니 넓은 하늘엔 새 만 오가네

눈길 닿는 곳 마다 가을 빛이 아득한데 푸른 바다는 술잔보다 작아라

松江先生詩 ‘月夜’ (隨雲度..)

隨雲度重嶺 伴月宿虛? 晨起解舟去 麻衣淸露霑

구름따라 겹겹의 고개를 넘어 달과함께 빈집에 잠을 잤노라

새벽에 일어나서 배타고 가니 베옷에 맑은이슬이 젖었구나

玉峯先生詩

1.亂樹連..

亂樹連秋石 幽泉滴夜池 吾家亦有此 何日是歸時

나무들이 어지럽게 가을 바위에 잇달았고 그윽한 샘물이 밤 연못으로 떨어지네

우리집에도 또한 이러한 곳이 있건만 그 어느날에야 고향으로 돌아갈거나

2. ‘閨情’(有約郞..)

有約郞何晩 庭梅欲謝時 忽聞枝上鵲 虛畵鏡中眉

약속을 해놓고도 님은 어찌 이리도 늦나 뜨락에 핀 매화마저 떨어지려 하는데

나뭇가지 위의 까치 울음소리 듣고서는 공연히 눈썹만 그리고 있네

3.江深釣..

江深釣臺下 天?暮帆前 隱隱鍾何自 遙知精舍烟

낚시터 아래에 강이 깊고, 저녁 돗단배 앞에는 하늘이 넓어라.

은은한 종소리 어디에서 들려오는지,精舍에 연기 오르는 것을 멀리서도 알겠네.

王安石詩 ‘梅花’(墻角數..)

墻角數枝梅 凌寒獨自開 遙知不是雪 爲有暗香來

담머리에 두서너 매화가지 눈속에 홀로 피었네

멀리보면 눈도 아닌 것이 그윽한 향기풍기네

李達先生詩

1. ‘回舟’(宿鷺下..)

宿鷺下秋沙 晩禪鳴江樹 回舟白?風 夢落西潭雨

자던 해오라기는 모래밭에 내리고 저녁 매미는 강가의 나무에서 우네

흰마름 바람에 배를 돌리면 꿈은 서담의 빗발에 떨어지네

2. 寺在白..

寺在白雲中 白雲僧不掃 客來門始開 萬壑松花老

절집이라 구름에 묻혀 살기에 구름이라 스님은 쓸지를 않아

나그네가 와서야 문 열어보니 萬壑의 송화만 쇠하였구나

李遂大詩(浮世終..)

浮世終何事 空山且獨行 悠然洞陰裡 歸去掩柴扉

내게야 뜬세상일 무삼하리오 홀로 빈산을 오고가노라

동음은 내 고향 고요한 그곳 도라가 사립닫고 지나오리라

李仁復 先生詩(深院春光暖..)

深院春光暖 崇臺月影淸 向來歌舞地 戰鼓有新聲

깊은 동산에 봄빛이 따뜻하고 높은 대에 달 그림자 맑아라

지난날 노래하고 춤추던 자리에 전고는 새 소리를 울리네

淸虛堂詩 ‘鐵峯’(逈出淸..)

逈出淸?外 遊人間別峯 白雲飛不到 朝日最先紅

멀리 하늘밖으로 나오니 노는 사람이 딴 봉우리를 묻네

흰구름 날아 이르지 못하는 곳 아침 햇빛에 맨 먼저 붉네

退溪先生詩

1.‘讀書’(書傳千..)

書傳千古心 讀書知不易 卷中對聖賢 所言皆吾事

옛 성인의 글에는 천고 마음 전했으니 글을 읽는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았노라

누른 책권 가운데에 성현을 대했으니 허다한 그 말씀이 모두 나의 행할 일일세

2.掬泉注硯池..

掬泉注硯池 閑坐寫新詩 自適幽居趣 何論知不知

샘물을 움켜다가 벼루에 드리우고 한가이 않아서 새로운 시를 써보네

깊숙히 사는 내 취미를 남이 알아주건 말건 어찌 논할 것인가.

圃隱先生詩 ‘春興’(春雨細..)

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 雪盡南溪漲 草芽多少生

봄비가 보슬보슬 실같이 오는데 밤이되자 나직나직 소리제법 들리네

눈녹아 시냇물 흘러 내려가니 풀들의 새 속잎도 돋아나겠네

許蘭雪軒詩(春雨暗..)

春雨暗西池 輕寒襲羅幕 愁倚小屛風 墻頭杏花落

못위엔 자욱이 봄비내리고, 살랑한 찬기운 방장에 스며

한시름 겨워라 침병 기대니, 담장엔 살구꽃 사뿐히 지네.

洪世泰님의 ‘聞雁’(春日江..)

春日江南雁 連行亦北飛 來時見吾弟 何事不同歸

따스한 봄날에 江南기러기, 떼지어 北으로 날아가네.

올때에 내 아우를 보았으련만, 어찌 同行을 하지 아니하였는가.

黃眞伊詩 ‘송도’(雪中前..)

雪中前朝色 寒鍾故國聲 南樓愁獨立 殘廓暮烟香

눈오는 날은 전조의 모습이요 차가운 종은 고국의 그 소리이다

시름하며 남루에 홀로 섰나니 남은 성터에 저녁연기 오른다

東風一夜雨..

東風一夜雨 柳與梅爭春 對此最難堪 樽前惜別人

동풍 불며 밤새 비가 오더니 버들과 매화가 다투어 피었네

이좋은 봄날에 견디기 어려운 것은 술잔 앞에 놓고 임과 헤어지는 일이다(自恨)

松風淸襟袖..

松風淸襟袖 石潭洗心耳 羨君無紛喧 高枕碧霞裏

솔바람 소매 자락에 맑고 돌 여울 마음과 귀를 씻은 듯

부러워라 시비가 없다보니 푸른 냇 속에 벼개를 높이 벤 그대(山居)

千里奈君別..

千里奈君別 起看中夜行 孤舟去已遠 月落寒江鳴

어쩌랴 천리길 그대 보내고, 일어 앉아 그려보는 야밤중 행색.

외로운 배는 이미 멀었고, 달지는 찬강의 여울목 소리.(龍江別成甫)

我似梅花樹..

我似梅花樹 南移厭北還 長安桃李日 誰復問孤寒

나는 매화나무와 같아서, 남쪽에 옮기면 북쪽으로 돌아감을 싫어한다.

장안에 桃李피는 날, 뉘라서 매화의 孤寒을 묻겠는가?(偶吟)

靑林坐來暝..

靑林坐來暝 獨自對蒼峰 先君一片月 來掛檻前松

푸른 숲속에 앉아 있으니 어둠이 찾아오네 홀로 푸른 산과 스스로 마주 대하니

그대보다 먼저 찾아온 조각달이 난간 앞 소나무에 걸려 있네(風溪夜逢土敬)

迷花歸棹晩..

迷花歸棹晩 待月下灘遲 醉裏猶垂釣 舟移夢不移

꽃 구경 하느라고 뱃길이 저물었네 달구경 하느라고 여울을 건너다 늦었네.

술에 취하여 낚시줄을 드리우니, 배는 떠가는데 꿈을 그 자리에 맴도네.(南溪暮泛)

春去花猶在..

春去花猶在 天晴谷自陰 杜鵑啼白晝 始覺卜居深

봄은 가도 꽃은 아직 있는데, 하늘은 갰건만 골짜기는 절로 침침하네.

두견이 한낮에 우짖으니, 비로서 깨닫노라 깊은 골에 사는 줄을.(山居)

朝陽照密樹..

朝陽照密樹 白露滴秋水 偶坐見游魚 去來明鏡裏

눈부신 햇살이 숲위에 내리고 하얀이슬 맺혀있는 가을 아침,

고기가 노니는 물은 거울처럼 맑구나(和權石州)

東?上翠微..

東?上翠微 九日携?酒 却勝陶淵明 菊花空滿手

동녘 언덕 그 위에 아지랑이 가득하니 중굿날 다가오면 술병을 이끌었네

옛날 도연명이 부질없이 국화따서 손에 가득 쥔 것보다 오히려 나으리라(翠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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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벽조유백- 두보시

江碧鳥逾白 (강벽조유백)

맑고 푸른 강물위의 나는 새가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 (산청화욕연)

푸른산의 꽃이 타는 듯이 붉고나

今春看又過 (금춘간우과)

올 봄도 객지에서 또 보내니

何日是歸年 (하일시귀년)

어느 날에나 고향에 돌아 가리오

* 杜甫

[김삿갓]몰아일체 해금강 ㅡ ?처녀 뱃사공

몰아일체 해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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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아일체의 해금강 沙白鷗白兩白白 (사백구백량백백) 不辨白沙與白鷗 (불변백사여백구) 漁歌一聲忽飛去 (어가일성홀비거) 然後沙沙後鷗鷗 (연후사사후구구) 갈매기도 희고 모래도 희고 모두가 희어 모래와 갈매기가 구별조차 어렵구나 어부의 노래 듣고 갈매기가 날아가니 그제야 모래와 갈매기가 제각기로다. 김 삿 갓

[물아일체의 해금강]

김삿갓은 공허 스님과 작별하고 해금강으로 오면서도, 이별의 서글픔을 금할 길이 없었다. 세속적인 욕망을 일체 떨쳐 버리고 방랑의 길에 오른 지도 이러저러 3,4년! 문득 하늘을 우러러 통쾌하게 한번 웃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다. 이윽고 해금강에 당도해 보니, 겨울 바다는 쓸쓸하기 그지 없었다. 저 멀리 바다 위에 떠 있는 솔섬, 까치섬 등이 </SPAN></FONT><SPAN style="FONT-SIZE: 10pt">그림처럼 아름다워 보이기는 했으나,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가 하도 거칠어, 겨울의 바다는 황량하기 이를 데 없었다. 눈앞에 전개되는 풍경은 오직 만경 창파뿐인데, 하얀 모래밭에서는 갈매기들만이 무심하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마침 그때 어디선가 고깃배 한 척이 구성진 뱃노래를 부르며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자 갈매기들은 뱃노래에 놀란 듯 모두들 공중으로 높이 날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김삿갓은 갈매기와 모래밭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문득 시 한 수를 읊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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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뱃사공~리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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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이 천하를 주유할제, 어느 촌의 강을 건너기 위해 처녀 뱃사공이<BR>노 젓는 배에 올라 타서는 심심했는지 처녀 뱃사공을 향해 하는 말,<BR><BR>"여보 마누라~" <BR><BR>무심히 노젓던 처녀 뱃사공 깜짝 놀라.....!!<BR><BR>"어째서 내가 댁네 마누라란 말이요?" <BR><BR>"당신 배에 올라 탔으니 내 마누라지~ㅎㅎㅎ"<BR><BR>강을 다 건너 저만큼 가는 삿갓선생에게 처녀 뱃사공이.....!!<BR><BR>"아들아~" <BR><BR>깜짝 놀란 삿갓선생 뒤돌아 보며....!!<BR><BR>"내가 어찌 처녀의 아들인가"<BR><BR>"내 뱃속에서 나갔으니 내 아들 아닌감~"<BR><BR>"맞는 말일세 그려"<BR><BR>이렇듯 받고 치는 몇마디 농으로 머쓱한 분위기를 달궈놓고 떠나가니 <BR>삿갓 풍류에 강가 버들이 발그스레 얼굴을 붉히더라. <BR><BR>이처럼 괴이 생각하면 욕일 수도 있는 삿갓의 농담을 그저 가볍게 <BR>받아 치는 시골 처녀의 입담이 풍자고 해학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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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Last - Cherry Pink And Apple Blossom 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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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한시와 시조모음

小栢舟 잣나무 배 <황진이>

汎彼中流小柏舟 저 강 한가운데 떠 있는 조그만 잣나무 배

幾年閑繫碧波頭 몇 해나 이 물가에 한가로이 매였던고

後人若問誰先渡 뒷사람이 누가 먼저 건넜느냐 묻는다면

文武兼全萬戶侯 문무를 모두 갖춘 만호후라 하리

詠半月 반달을 노래함 <황진이>

誰斷崑山玉 누가 곤륜산 옥을 깎아 내어

裁成織女梳 직녀의 빗을 만들었던고

牽牛離別後 견우와 이별한 후에

愁擲壁空虛 슬픔에 겨워 벽공에 던졌다오

* 이 시는 초당(草堂) 허엽(許曄, 1517~1580)의 시인데 황진이가 자주 불러 황진이의 시로 오인되고 있다는 학설도 있다.

산은 옛 산이로되... <황진이>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거든 옛 물이 있을손가

인걸(人傑)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는 것은

* 황진이 자신을 청산에 비유하여 변치 않는 정을 노래하고 있다.

청산은 내 뜻이요… <황진이>

청산(靑山)은 내 뜻이요 녹수(綠水)는 님의 정이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울어예어 가는고

* 황진이 자신을 청산에 비유하여 변치 않는 정을 노래하고 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황진이>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 외로운 밤을 한 허리 잘라내어 님 오신 밤에 길게 풀어 놓고 싶다는 연모의 정을 황진이만의 맛깔난 어휘로 노래하고 있다.

[황진이와 화담 서경덕] 마음이 어린 후이니…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 운산(萬重雲山)에 어느 님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긘가 하노라 - 화담 서경덕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님을 언제 속였관데

월침 삼경(月沈三更)에 올 뜻이 전혀 없네

추풍(秋風)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 하리오 - 황진이

* 그리운 정에 떨어지는 잎 소리마저도 님이 아닌가 한다는 화담의 시조에 지는 잎 소리를 난들 어찌하겠느냐는 황진이의 안타까움을 전한다.

청산리 벽계수야… <황진이>

청산리 벽계수(靑山裏 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一到蒼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 황진이와 벽계수와의 이야기는 서유영(徐有英,1801~1874)의 <금계필담(錦溪筆談)>에 자세히 전한다.

-황진이는 송도의 명기이다. 미모와 기예가 뛰어나서 그 명성이 한 나라에 널리 퍼졌다. 종실(宗室) 벽계수가 황진이를 만나기를 원하였으나 ‘풍류명사(風流名士)'가 아니면 어렵다기에 손곡(蓀谷) 이달(李達)에게 방법을 물었다.

이달이 “그대가 황진이를 만나려면 내 말대로 해야 하는데 따를 수 있겠소?”라고 물으니 벽계수는 “당연히 그대의 말을 따르리다”라고 답했다. 이달이 말하기를 “그대가 소동(小童)으로 하여금 거문고를 가지고 뒤를 따르게 하여 황진이의 집 근처 루(樓)에 올라 술을 마시고 거문고를 타고 있으면 황진이가 나와서 그대 곁에 앉을 것이오. 그때 본체만체하고 일어나 재빨리 말을 타고 가면 황진이가 따라올 것이오. 취적교(吹笛橋)를 지날 때까지 뒤를 돌아보지 않으면 일은 성공일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오” 했다.

벽계수가 그 말을 따라서 작은 나귀를 타고 소동으로 하여금 거문고를 들게 하여 루에 올라 술을 마시고 거문고를 한 곡 탄 후 일어나 나귀를 타고 가니 황진이가 과연 뒤를 쫒았다. 취적교에 이르렀을 때 황진이가 동자에게 그가 벽계수임을 묻고 "청산리 벽계수야..." 시조를 읊으니, 벽계수가 그냥 갈 수가 없어서 고개를 돌리다 나귀에서 떨어졌다.

황진이가 웃으며 “이 사람은 명사가 아니라 단지 풍류랑일 뿐이다”라며 가버렸다.

벽계수는 매우 부끄럽고 한스러워했다. 한편 구수훈(具樹勳, 영조 때 무신)의 <이순록(二旬錄)>에는

조금 달리 나와 있다.

-종실 벽계수는 평소 결코 황진이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해왔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황진이가 사람을 시켜 그를 개성으로 유인해왔다.

어느 달이 뜬 저녁, 나귀를 탄 벽계수가 경치에 취해 있을 때 황진이가 나타나

“청산리 벽계수야...” 시조를 읊으니 벽계수는 밝은 달빛 아래 나타난 고운 음성과 아름다운 자태에 놀라

나귀에서 떨어졌다.

어져 내 일이야… <황진이>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랴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어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 이별의 회한을 노래한 것으로 황진이가 시조의 형식을 완전히 소화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시조이다.

奉別蘇判書世讓(봉별소판서세양)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황진이>

月下梧桐盡(월하오동진)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霜中野菊黃(설중야국황)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流水和琴冷(유수화금랭)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情與碧波長(정여벽파장)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 소세양이 소싯적에 이르기를, “여색에 미혹되면 남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황진이의 재주와 얼굴이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는 친구들에게 약조하기를

“내가 황진이와 한 달을 지낸다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자신이 있네.

하루라도 더 묵는다면 사람이 아니네”라고 호언장담을 하였다.

그러나 막상 송도로 가서 황진이를 만나보니 과연 뛰어난 사람이었다. 30일을 살고 어쩔 수 없이 떠나려 하니,

황진이가 누(樓)에 올라 시를 읊었다. 이 시를 듣고 소세양은 결국 탄식을 하면서 “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더 머물렀다.

이 때 황진이가 읊은 시가 바로 <봉별소양곡세양(奉別蘇陽谷世讓)>이다.

別金慶元 (별김경원) 김경원과 헤어지며 <황진이>

三世金緣成燕尾 (삼세금연성연미) 삼세의 굳은 인연 좋은 짝이니

此中生死兩心知 (차중생사양심지) 이 중에서 생사는 두 마음만 알리로다

楊州芳約吾無負 (양주방약오무부) 양주의 꽃다운 언약 내 아니 저버렸는데

恐子還如杜牧之 (공자환여두목지) 도리어 그대가 두목(杜牧)처럼 한량이라 두려울 뿐.

朴淵瀑布 (박연폭포) <황진이>

一派長川噴壑롱 (일파장천분학롱) 한 줄기 긴 물줄기가 바위에서 뿜어나와 (롱=谷+龍)

龍湫百?水?? (용추백인수총총) 폭포수 백 길 넘어 물소리 우렁차다 (총=?+衆)

飛泉倒瀉疑銀漢 (비천도사의은한) 나는 듯 거꾸로 솟아 은하수 같고

怒瀑橫垂宛白虹 (노폭횡수완백홍) 성난 폭포 가로 드리우니 흰 무지개 완연하다

雹亂霆馳彌洞府 (박난정치미동부) 어지러운 물방울이 골짜기에 가득하니

珠?玉碎徹晴空 (주용옥쇄철청공) 구슬 방아에 부서진 옥 허공에 치솟는다 (용=찧을용)

遊人莫道廬山勝 (유인막도려산승) 나그네여, 여산을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 (수식천마관해동) 천마산야말로 해동에서 으뜸인 것을.

* 황진이가 자신을 포함한 송도삼절의 하나로 꼽을 정도로 사랑한 박연폭포.

송도의 기생이었던 황진이는 물론 이곳을 자주 방문하여 풍류를 즐겼을 것이다.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유려한 표현은 박연의 장관을 짐작케 한다.

박연폭포는 현재 개성시 개풍군(開豊郡) 천마산(天摩山) 기슭에 있다.

滿月臺懷古 (만월대회고) 만월대를 생각하며 <황진이>

古寺蕭然傍御溝 (고사소연방어구) 옛 절은 쓸쓸히 어구 옆에 있고

夕陽喬木使人愁 (석양교목사인수) 저녁 해가 교목에 비치어 서럽구나

煙霞冷落殘僧夢 (연하냉락잔승몽) 연기 같은 놀(태평세월)은 스러지고 중의 꿈만 남았는데

歲月嶸破塔頭 (세월쟁영파탑두) 세월만 첩첩이 깨진 탑머리에 어렸다.

黃鳳羽歸飛鳥雀 (황봉우귀비조작) 황봉은 어디가고 참새만 날아들고

杜鵑花發牧羊牛 (두견화발목양우) 두견화 핀 성터에는 소와 양이 풀을 뜯네.

神松憶得繁華日 (신송억득번화일) 송악의 번화롭던 날을 생각하니

豈意如今春似秋 (기의여금춘사추) 어찌 봄이 온들 가을 같을 줄 알았으랴

松 都 (송 도) 송도를 노래함 <황진이>

雪中前朝色 (설중전조색) 눈 가운데 옛 고려의 빛 떠돌고

寒鐘故國聲 (한종고국성) 차디찬 종소리는 옛 나라의 소리 같네

南樓愁獨立 (남루수독립) 남루에 올라 수심 겨워 홀로 섰노라니

殘廓暮烟香 (잔곽모연향) 남은 성터에 저녁연기 피어 오르네

* 황진이는 옛 고려의 수도인 송도에서 태어나 평생을 송도를 중심으로 살았다.

남아 있는 몇 편 안 되는 황진이의 시 중에 두 편이 송도를 노래한 것이다.

相思夢 (상사몽) 꿈 <황진이>

相思相見只憑夢 (상사상견지빙몽) 그리워라,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는데

?訪歡時歡訪? (농방환시환방농) 내가 님 찾아 떠났을 때 님은 나를 찾아왔네 (농=?+農)

願使遙遙他夜夢 (원사요요타야몽)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

一時同作路中逢 (일시동작로중봉) 같이 떠나 오가는 길에서 만나기를

* 이 시는 김안서 작사, 김성태 작곡으로 <꿈길에서> 라는 제목의 가곡으로 만들어졌다.

서경덕의 시조

*<성옹지소록>에 보면 황진이가 거문고를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황진이는 성품이 소탈하여 남자와 같았으며 거문고를 잘 타고 노래를 잘 불렀다.

-평생에 화담 선생을 사모하여 반드시 거문고를 메고 술을 걸러 선생의 거처에 가서 한껏 즐기다가

돌아가곤 했다.

*서경덕 또한 거문고를 즐겼으며, 거문고에 대한 몇 편의 시를 남기고 있다.

그의 성리설은 우주의 근원과 현상세계를 모두 '하나의 기(一氣)'로 파악하였는바,

그는 이 하나의 기를 '태허(太虛·우주 생성 이전의 상태)' 개념으로 표출하고 '선천(先天)'과 일치시켰다.

모든 현상세계가 생성되어 나오는 동정(動靜) 생극(生克)의 계기는 이 하나의 태허 속에 내포되어 있으며,

'기'가 스스로 그렇게 하는 것이라 해석한다. 그는 '이(理)'를 '기'의 위에 두기를 거부하고

'기'가 생성 작용하는 '후천(後天)'의 현상세계에서 그 정당성을 잃지 않게 하는 자기통제력으로 파악하였다.

즉 '이'는 '기를 주재하는 것'이라 하여, '이'를 '기'의 한 속성으로 한정한 것이다.

그가 <줄 없는 거문고에 새긴 글>과 <줄 있는 거문고에 새긴 글>을 나란히 지었던 것도 바로 소리 없는

가운데 소리를 듣는 음악의 본체와 소리 속에서 음률의 조화를 즐기는 음악의 응용으로,

'태허―선천과 동정―후천'의 구조로 이루어진 그의 기철학적 세계를 생생하게 암시해주는 것이다.

無絃琴銘(무현금명) 줄 없는 거문고에 새긴 글 <화담 서경덕>

1.

琴而無絃, (금이무현) 거문고에 줄이 없는 것은

存體去用. (존체거용) 본체(體)는 놓아두고 작용(用)을 뺀 것이다.

非誠去用, (비성거용) 정말로 작용을 뺀 것이 아니라

靜基含動. (정기함동) 고요함(靜)에 움직임(動)을 함유하고 있는 것이다.

聽之聲上, (청지성상) 소리를 통하여 듣는 것은

不若聽之於無聲, (불약청지어무성) 소리 없음에서 듣는 것만 같지 못하며,

樂之刑上, (악지형상) 형체를 통하여 즐기는 것은

不若樂之於無刑. (불약악지어무형) 형체 없음에서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

樂之於無刑, (악지어무형) 형체가 없음에서 즐기므로

乃得其 , (내득기 ) 그 오묘함을 체득하게 되며,

聽之於無聲, (청지어무성) 소리 없음에서 그것을 들음으로써

乃得其妙. (내득기묘) 그 미묘함을 체득하게 된다.

外得於有, (외득어유) 밖으로는 있음(有)에서 체득하지만,

外得於無. (내득어무) 안으로는 없음(無)에서 깨닫게 된다.

顧得趣平其中, (고득취평기중) 그 가운데에서 흥취를 얻음을 생각할 때

爰有事於絃上工夫 (원유사어형상공부) 어찌 줄(絃)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가?

2.

不用其絃, (불용기현) 그 줄은 쓰지 않고

用其絃絃律外官商. (용기현현율외관상) 그 줄의 줄소리 밖의 가락을 쓴다.

吾得其天, (오득기천) 나는 그 본연을 체득하고

樂之以音. (락지이음) 소리로써 그것을 즐긴다.

樂其音, (락기음) 그 소리를 즐긴다지만,

音非聽之以耳, (음비청지이이)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요,

聽之以心. (청지이심)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彼哉子期, (피재자기) 그것이 그대의 지표이거늘

曷耳吾琴. (갈이오금) 내 어찌 거문고를 귀로 들으리?

琴銘(금명) 거문고에 새긴 글 <화담 서경덕>

1.

鼓爾律, (고이율) 그대의 가락을 뜯으며

樂吾心兮, (락오심혜)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諧五操, (해오조) 여러 가지 곡조를 고르되

無外淫兮 (무외음혜) 밖으로 지나치진 않는다.

和以節, (화이절) 강단으로써 조화시키어

天其時兮, (천기시혜) 날이 가고 사철이 바뀌듯하며,

和以達, (화이달) 통달함으로써 조화시키어

鳳其儀兮. (봉기의혜) 봉황새도 법도를 따라 춤추게 한다.

2.

鼓之和, (고지화) 그것을 뜯어 조화시킴으로써

回唐虞兮, (회당우혜) 요순시대로 돌아가며,

滌之邪, (척지사) 사악함을 씻어냄으로써

天與徒兮. (천여도혜) 자연과 융화되는 사람이 된다.

操?洋, (조아양) 높다란 소리?넓은 소리를 타지마는

人孰耳兮. (인숙이혜) 그 누가 귀담아 듣겠는가?

繁而簡, (번이간)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有如味兮. (유화미혜) 간략한 데 뒷맛이 있느니.

偶吟(우음) 우연히 짓다 <화담 서경덕>

殘月西沈後(잔월서침후) 잔월도 서쪽으로 진 뒤에

古琴彈歇初(고금탄헐초) 오랜 거문고 타기를 비로소 쉬네

明喧交暗寂(명훤교암적) 밝고 소란함과 어둡고 적막함이 섞이니

這裏妙何如(저리묘하여) 이 속의 오묘함이 어떠하냐

초 우거진 골에... <백호 임제>

* 황진이의 임종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백 호(白湖) 임제(林悌, 1549~1587)이다.

평생 황진이를 못내 그리워하고 동경하던 그는 마침 평안도사가 되어 가는 길에 송도에 들렀으나

황진이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절망한 그는 그길로 술과 잔을 들고 무덤을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다음의 시조를 지어 황진이를 애도했다.

청초(靑草)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紅顔)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盞)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

조정의 벼슬아치로서 체통을 돌보지 않고 한낱 기생을 추모했다 하여 백호는 결국 파면을 당하며

얼마 지나지 않아 임종을 맞게 된다.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내가 이같이 좁은 나라에 태어난 것이 한이로다"

하고 눈을 감았다 한다.

가을 한시 모음

★가을 산행(山行)

遠上寒山石俓斜(원상한산석경사)-멀리 사람없는 산에 오르니 돌길이 비스듬히 끝이 없구나

白雲深處有人家(백운심처유인가)-흰구름이 피어오르는 곳에 인가가 있어

停車坐愛楓林晩(정차좌애풍림만)-수례를 멈추고 석양에 비치는 단풍숲을 보니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서리 맞은 단풍잎이 한창때 봄꽃보다 더욱 붉고나

두목(杜牧) 당 말기 시인 (803-853)

★추야우중(秋夜雨中)-가을비 내리는 밤에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가을 바람에 괴로워 애써 읊어도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세상에 내 마음 아는 이 없어.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창밖엔 밤 깊도록 밤비 내리고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등잔 앞에서 만리길 고향 그리네.

최치원 (崔致遠)(857 신라 헌안왕)

★기아거자 (棄我去者)

昨日之日不可留(작일지일불가류)-날 버리고 가버린 어젯날은 머물게 할 수 없고

亂我心者(난아심자)-내 마음 어지럽힌

今日之日多煩憂(금일지일다번우)-오늘은 얼마나 근심스러운지

長風万里送秋雁(장풍만리송추안)-긴 바람은 만리서 가을 기러기를 실어보내오고

對此可以甘高樓(대차가이감고루)-이를 대하니 높은 누각에서 마음껏 취하리로다

蓬萊文章建安骨(봉래문장건안골)-봉래의 문장은 건안의 풍골이요

中間小謝又淸發(중간소사우청발)-중간의 소사 또한 맑고도 수려하다

俱懷逸興壯思飛(구회일흥장사비)-모두 빼어난 흥 장한 생각 품고날아서

欲上靑天攬明月(욕상청천람명월)-푸른 하늘 올라서 명월을 따려 든다

抽刀斷水水更流(추도단수수경류)-칼 빼어 물을 베나 물은 다시 흘러가고

擧杯銷愁愁更愁(거배소수수경수)-잔 들어 근심을 삭이나 시름은 더하듯

人生在世不稱意(인생재세불칭의)-사람 나서 세상에서 뜻대로 되잖으니

明朝散髮弄扁舟(명조산발롱편주)-내일 아침 머리 흩어 조각배나 띄어볼거나

이백

★화석정(花石亭)

林亭秋已晩(임정추이만)-숲 속의 정자에 가을이 벌써 저물어가니,

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시인의 시상이 끝없이 일어나네.

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멀리 보이는 저 물빛은 하늘에 이어져 푸르고

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서리맞은 단풍은 햇볕을 받아 붉구나.

山吐孤輪月(산토고윤월)-산은 외롭게 생긴 둥근 달을 토해 내고,

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강은 만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었네.

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변방에서 날아오는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

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울음 소리 석양의 구름 속에 끊어지네.

이율곡 (李栗谷)

율곡 선생이 8살 때 파주 화석정에서 지었다는 '화석정'이라는 시다.

★추야(秋夜)

蕭蕭落葉聲(소소낙엽성)-우수수 낙엽지는 소리를

錯認爲疏雨(착인위소우)-가랑비 소리로 잘못 들어

呼童出門看(호동출문간)-아이불러 문박엘 나가보게 하니

月掛溪南樹(월괘계남수)-시냇가 남쪽 나무에 달이 걸려 있구나

정철 (鄭澈) 조선시대

★상월 霜月

晩來微雨洗長天(만래미우세장천)-저물녘 가랑비 내려 긴 하늘 씻어내고

入夜高風捲暝烟(입야고풍권명연)-밤 들자 높이 부는 바람 어둑한 안개 걷어내네

夢覺曉鍾寒徹骨(몽각효종한철골)-새벽 종소리에 잠을 깨니 寒氣가 사무치는데

素娥靑女鬪嬋娟(소아청녀투선연)-달빛과 서리가 아름다움을 다투네

이행 李荇

★추흥 秋興 가을의 흥취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玉같은 이슬에 숲속 단풍나뭇잎도 떨어지고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어지러운 산과 골짝기의 기운이 쓸쓸함 가득하구나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江의 파도와 물결은 하늘로 성하게 일고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城위 바람과 구름은 땅 그늘에 이르니 어두어지네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두송이 국화꽃 피니 지난날의 눈물이요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외로운 배 매였으니 고향생각이 절로 난다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겨울옷 준비로 곳곳에 마름질하는 손길 바쁜데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금모침)-白帝城 저 높이 저녁 다듬이 소리 급하다

두보

★이화우(梨花雨) 흣뿌릴 제

이화우(梨花雨) 흣뿌릴 제 울며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져도 날 생각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은 오락가락 하노매

이매창 기생

선조 때 부안의 명기. 본명은 이향금(李香今). 호는 매창(梅窓), 또는 계생(桂生). 노래와 거문고에 능하고 한시를 잘 지었다. 깊이 사귀었던 유희경(劉希慶)이 서울로 올라간 뒤, 소식이 없으므로 위의 시조를 짓고 절개를 지키다가 38세의 나이로 죽다.

★추풍인(秋風引)(가을 바람의 노래)

何處秋風至(하처추풍지)-어디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지

蕭蕭送雁群(소소송안군)-살살 불고 기러기 무리를 보낸다

朝來入庭樹(조래입정수)-아침이 되여 마당 나무가지에 불어오는데

孤客最先聞(고객최선문)-고독한 나그네가 가장 먼저 이 소리를 듣네

류우석 (劉禹錫)

★채련곡(采蓮曲)(연꽃을 따는 노래)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가을에 맑은 호숫물 옥돌처럼 흘러가고

蓮花深處繫蘭舟(련화심처계란주)-련꽃 피는 깊은 곳에 란초 배를 매놓고서

逢郞隔水投蓮子(봉랑격수투련자 )-당신 보고 물건너서 련꽃을 던졌는데

或被人知半日羞(혹피인지반일 수)-혹시 남이 봤을가봐 반나절 부끄럽네

허란설헌 (許蘭雪軒)

雲卷秋空月印潭 (운권추공월인담)-구름 걷힌 가을하늘의 달이 못에 비치니

寒光無際與誰談 (한광무제여수담)-찬 빛의 끝없음을 누구와 더불어 얘기할거나.

豁開透地通天眼 (활개투지통천안)-천지를 꿰뚫는 안목을 활짝 여니

大道分明不用參 (대도분명부용참)-대도가 분명하여 참고할 게 없도다.

예장종경 (豫章宗鏡) 스님

★반달(詠半月)

誰斷崑山玉(수단곤산옥)-그 누가 곤륜산의 옥을 잘라서

裁成織女梳(재성직녀소)-직녀의 머리빗을 만들어 주었던고.

牽牛一去後(견우이별후)-견우님 떠나신 뒤에 오지를 않아

愁擲碧空虛(수척벽공허)-수심이 깊어 푸른 허공에 걸어 놓았네.

황진이(黃眞伊)

곤륜산(崑崙山)은 전설상의 높은 산으로 중국의 서쪽에 있으며, 옥(玉)의 생산지이다.

견우직녀는 설화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이다

한번간뒤에 온다든 견우가 오지를 않자 옥으로 만든 얼빗을 허공에 던진 것이 반달이다

★가을 새벽

日入投孤店(일입투고점)-저물어 외로운 여관에 드니

山深不掩扉(산심불엄비)-산 깊어 사립도 닫지를 않네.

鷄鳴問前路(계명문전로)-닭 우는 새벽에 앞길 묻는데

黃葉向人飛(황엽향인비)-누런 잎만 날 향해 날려오누나.

권필(權?, 1569-1612)

★추사(秋思) 가을 생각

洛陽城裏見秋風-낙양성 안에서 가을 바람을 맞아

欲作家書意萬重-집으로 보내는 편지를 쓰고자 하니 뜻이 만겹이나 되네

復恐悤悤說不盡-바쁘고 바빠서 말을 다하지 못했을까 다시 염려가 되어

行人臨發又開封-길 떠나는 사람이 출발하기에 앞서 또 다시 봉한 것을 열어보네

장적(張籍)(768-830)은 중당(中唐) 시인, 이 시는 춘향전에도 인용('行人臨發又開封')된 유명한 시이다.

★청추선 (聽秋蟬 가을매미 소리)

萬木迎秋氣(만목영추기)-어느덧 나무마다 가을빛인데

蟬聲亂夕陽(선성난석양)-석양에 어지러운 매미 소리들

沈吟感物性(침음감물성)-제철이 다하는 게 슬퍼서인가.

林下獨彷徨(임하독방황)-쓸쓸한 숲 속을 혼자 헤맸네.

강정일당 (姜靜一堂)

★옥중시

一雁秋聲遠(일안추성원)-가을 기러기 한 마리 멀리서 울고

數星夜色多(수성야색다)-밤에 헤아리는 별 색도 다양해

燈深猶未宿(등심유미숙)-등불 짙어지니 잠도 오지 않는데

獄吏問歸家(옥리문귀가)-옥리는 집에 가고 싶지 않는가 묻는다.

天涯一雁叫(천애일안규)-하늘 끝 기러기 한 마리 울며 지나가니

滿獄秋聲長(만옥추성장)-감옥에도 가득히 가을 바람소리 뻗치는구나

道破蘆月外(도파노월외)-갈대가 쓰러지는 길 저 밖의 달이여

有何圓舌椎(유하원설추)-어찌하여 너는 둥근 쇠몽치 혀를 내미는 거냐.

만해 한용운

★중양(重陽)

九月九日百潭寺(구월구일백담사)-구월 초아흐래 중양절의 백담사

萬樹歸根病離身(만수귀근병리신)-온 나뭇잎이 지니 병도 내 몸 떠나

閒雲不定孰非客(한운부정숙비객)-한가한 구름 정처 없이 누구나 나그네 아니며

黃花已發我何人(황화이발아하인)-누런 국화 꽃 이미 피었으니 나는 또 누구

溪磵水落晴有玉(계간수락청유옥)-시내에는 물이 잦아 옥돌이 드러나고

鴻雁秋高逈無塵(홍안추고형무진)-기러기 가을 하늘 높아 아득히 먼지 없다

午來更起蒲團上(오래갱기포단상)-낮 되자 다시 부들 방석 위로 일어나니

千峰入戶碧 ? ?(천봉입호벽 ? ?)-일천 봉우리 방에 들어 푸른 빛으로 솟네.

★주중야음(舟中夜吟)

故國三韓遠(고국삼한원)-고국 삼한은 멀리 떨어져 있고

秋風客意多(추풍객의다)-가을 바람에 나그네의 뜻은 깊어지네

孤舟一夜夢(고주일야몽)-외로운 배에서 하룻밤의 꿈을

月落洞庭波(월락동정파)-달이 떨어지니 동정호에 물결이 일어나네

박인량 (朴寅亮)

★야좌유감(夜坐有感)

秋堂夜氣淸(추당야기청)-가을 당에 밤 기운은 맑아서

危坐到深更(위좌도심경)-단정히 앉아 깊은 밤까지 이르렀네.

獨愛天心月(독애천심월)-하늘 한 가운데 떠 있는 달을 홀로 사랑하니

無人亦自明(무인역자명)-사람이 없어 절로 밝구나.

이병휴 (李秉休 )

昨夜江南雨(작야강남우)-어제 저녁 강남에 비가 내리더니

洞庭秋水深(동정추수심)-동정호에 가을 물이 깊기도 하네.

一葉孤舟客(일엽고주객)-일엽(一葉)작은 배 외로운 나그네

月中千里心(월중천리심)-달빛 속에 고향생각 천리를 달리네.

작자미상

★임종게 (臨終偈)

夢幻空花 (몽환공화)-꿈같고, 환상같고, 허공꽃같은

六十七年 (육십칠년)-육십년 칠년의 세월이여!

白鳥煙沒 (백조연몰)-백조 날아가고 물안개 걷히니

秋水天連 (추수천연)-가을물이 하늘에 닿았네.

천동굉지 (天童宏智)

★정야사(靜夜思)

狀前看月光(상전간월광)-침상에 기대어 달빛을 보니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땅위가 마치 서리 내린 듯 하얗구나

擧頭望山月(거두망산월)-머리 들어 산 위의 달을 보고

低頭思故鄕(저두사고향)-머리 숙여 고향을 생각하네

이백 (李白)

★정야사(靜夜思)

牀前看月光(상전간월광)-침대에 기대어 달 빛을 바라보니

疑是地上霜(의시지상상)-이것이 땅 위의 서리인가 의심스럽구나.

擧頭望山月(거두망산월)-머리를 들어 산 위에 떠있는 달을 바라보고

低頭地上霜(저두지상상)-머리를 숙여 고향을 생각한다.

이 백 (李 白 )

★방금거사야거 (訪金居士夜居)

秋雲漠漠四山空(추운막막사산공)-가을 구름은 아득히 떠 가고 온 산은 고요한데

落葉無聲滿地紅(낙엽무성만지홍)-낙엽은 소리 없이 땅에 가득 붉었구나.

立馬溪橋問歸路(입마계교문귀로)-시내가 다리 위에 말을 세우고 돌아갈 길을 물으니

不知身在畵圖中(부지신재화도중)-내 몸이 그림 속에 있는지 알지 못하겠네.

정도전 (鄭道傳)

★추석(秋夕)

銀燭秋光冷畵屛(은촉추광냉화병)-은촉불 가을 빛은 병풍에 찬데

輕羅小扇搏流螢(경라소선박유형)-가벼운 비단 부채로 반디불을 치누나.

天際夜色凉如水(천제야색량여수)-하늘 가 밤빛은 물처럼 싸늘한데

坐看牽牛織女星(좌간견우직녀성)-견우와 직녀성을 오두마니 바라보네.

두목(杜牧)의 추석이란 시이다. 가을 밤의 애상적 분위기가 물씬한 작품이다. 방 안에는 은촉불이 타고 있고, 방에는 화사한 그림 병풍이 둘려 있다. 그녀의 손에는 가벼운 비단 부채가 쥐어져 있다. 한 눈에도 매우 넉넉한 귀족풍의 규방을 떠올릴 수 있다.

★추일작(秋日作) 가을날 짓다

山雨夜鳴竹(산우야명죽)-산 속의 빗줄기가 밤새 대숲을 울리고

草蟲秋近床(초충추근상)-풀 벌레 소리 가을되니 침상에 가깝네

流年那可駐(유년나가주)-흐르는 세월 어찌 멈출 수 있으랴

白髮不禁長(백발부금장)-흰 머리만 길어지는 걸 막을 수 없구나

정 철(鄭 澈)

★별퇴도선생 (別退陶先生) 퇴계선생과 이별하며

追到廣陵上(추도광릉상)-뒷쫓아 광릉에 이르렀거늘

仙舟已杳冥(선주이묘명)-선주(仙舟)는 이미 떠나 아득하고나.

秋風滿江思(추풍만강사)-가을바람 이는 강가에 그리움만 가득하나니

斜時獨登亭(사시독등정)-지는 해에 홀로 정자에 올라라.

정 철(鄭 澈)

★한산도(閑山島)

水國秋光暮(수국추광모)-물 나라에 가을 빛이 저무니

驚寒雁陣高(경한안진고)-추위에 놀란 기러기 떼가 높이 날아가네.

憂心輾轉夜(우심전전야)-근심하는 마음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밤에

殘月照弓刀(잔월조궁도)-새벽달빛이 활과 칼을 비추네.

이순신(李舜臣)

★登高

風急天高猿嘯哀(풍급천고원소애)-가을 바람이 소슬하게 불며 하늘은 맑아 한결 드높고

원숭이 울음소리는 처량하게 들리는데,

渚淸沙白鳥飛廻(저청사백조비회)-맑은 강변 白沙洲(백사주)에는 물새들이 제 보금자리인

양 날아든다.

無邊落木蕭蕭下(무변락목소소하)-우수수 지는 낙엽은, 져도 져도 한없이 자꾸만 떨어지는데,

不盡長江滾滾來(불진장강곤곤래)-무진장으로 흐르는 강물은, 흘러도 흘러도 다함이 없이

있고 이어서 오는구나.

萬里悲秋常作客(만리비추상작객)-객지 만리를 유랑하며 가을을 슬퍼하여

내내 나그네의 몸이 되니,

百年多病獨登臺(백년다병독등대)-한평생 허구헌 노심(勞心)과 병고(病苦)로 지친 몸이

친구도 없이 홀로 대에 올라 답답한 가슴을

헤쳐 보려고 한다.

艱難苦恨繁霜?(간난고한번상빈)-간난에 시달려 서리같이 센 귀밑털이 어지럽게 휘날리는

것을 몹시 슬퍼하나니,

燎倒新停濁酒杯(요도신정탁주배)-늙고 영락(零落)한 봄임을 생각하매 또 한 잔 탁주잔을

들어 한스러운 마음을 달래려 한다.

두보

★풍악도중우승(楓嶽道中遇僧) 금강산 길에서 중을 만나다

前途有好事(전도유호사)-앞 길에 좋은 일이 있는가,

僧出白雲間(승출백운간)-스님이 흰 구름 새를 나가네.

萬二千峯樹(만이천봉수)-일만 이천봉에 나무는

秋來葉葉丹(추래엽엽단)-가을되어 잎잎마다 단풍지나니.

정철

★금강산 잡영 (金剛山雜詠)

穴網峯前寺(혈망봉전사)-혈망봉 앞에 절이 있어

寒流對石門(한류대석문)-치운 물이 석문이랑 대하고 있네.

秋風一聲笛(추풍일성적)-가을 바람 속에 피리 소리 하나가

吹破萬山雲(취파만산운)-만산의 구름을 뚫나니.

정철

★연구 (聯句)

秋雲低薄暮(추운저박모)-가을 구름은 저물녘 나직도 한데

別意醉中生(별의취중생)-이별의 정은 취중에 이네.

前路崎嶇甚(전로기구심)-갈 길은 기구하기만 하니

相留多少情(상류다소정)-서로 머물고 싶은 다소의 정이여.

정철

★송강정 (松江亭)

明月在空庭(명월재공정)-달빛은 빈 뜰 안에 가득한데

主人何處去(주인하처거)-주인은 어디 갔나.

落葉掩柴門(낙엽엄시문)-낙엽은 사립문을 덮어 버리고

風松夜深語(풍송야심어)-바람은 소나무에서 밤새도록 속삭이네.

정철

★봉별소판서세양(奉別蘇判書世讓) 소세양판서를 보내면서

月下梧桐盡(월하오동진)-달빛에 오동잎이 다지고

霜中野菊黃(상중야국황)-서리에 들국화 황금빛이 되다.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누각 높이가 하늘이 한 자이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사람은 천 잔 술에 취했도다.

流水知琴冷(유수지금랭)-유수(流水)는 거문고 소리와 응하여 차고

梅花入笛香(매화입적향)-매화는 피리 소리와 어울려 향기롭다.

明朝相別後(명조상별후)-내일 아침 이별하고선

精興碧波長(정흥벽파장)-내 정회(情懷)는 푸른 물결이 되어 흐르리라.

황진이

조선조 여류시인으로서, 허난설헌(許蘭雪軒)과 비견할만한 인물은 황진이 한 사람 뿐이라고 높히 평가되고 있으며, 한시에는 허난설헌에게 양보하지 않을 수 없겠으나, 시조에 있어서는 황진이가 독보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고 했다.

★청산리벽계수(靑山裡碧溪水)

靑山裡碧溪水(청산리벽계수)-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莫誇易移去(막과이이거)-수이 감을 자랑마라

一到滄海不復還(일도창해부부환)-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오니

明月滿空山(명월만공산)-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暫休且去若何(잠휴차거약하)-쉬어 간들 어떠리

황진이

★박연폭포 (朴淵瀑布)

一派長天噴壑(롱일파장천분학롱)-한 줄기 물줄기 하늘에서 골짝에 떨어져

龍湫百?水叢叢(용추백인수총총)-용추못 백 길되는 물줄기 용솟음 치는구나

飛泉倒瀉疑銀漢(비천도사의은한)-날아 오른 샘물은 거꾸로 쏟아진 은하수인듯

怒瀑橫垂宛白虹(노폭횡수완백홍)-성난 듯 한 물결이 흰 무지개처럼 드리웠구나

雹亂霆馳彌洞府(박난정치미동부)-날리는 우박, 치닫는 우뢰소리 골짝에 가득 차고

珠聳玉碎徹晴空(주용옥쇄철청공)-구슬같이 치솟아 옥같이 부셔져 하늘까지 이른다

遊人莫道廬山勝(유인막도려산승)-나그네여, 여산의 폭포만 좋다고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수식천마관해동)- 이 천마산 폭포가 해동의 제일임을 알아야 하리

황진이

★감추회문 (感秋回文)

散暑知秋早(산서지추조)-더위도 사라지고 가을이 되니

悠悠稍感傷(유유초감상)-이시름 저시름 마음 상하네

亂松靑蓋倒(난송청개도)-푸른 그늘 거꾸러져 일산 펴든듯

流水碧羅長(유수벽라장)-물소리 조랑조랑 흘러 가노니

岸遠凝煙皓(안원응연호)-연기는 멀리멀리 희게 어리고

樓高散吹凉(루고산취량)-다락은 높고 높아 서늘하구나

半天明月好(반천명월호)-반넘어 기우른 밝은 저달이

幽室照輝光(유실조휘광)-소리 없이 방안에 비치어 오네

이지심 (李知深)

★사시 (四時) 봄 여름 가을 겨울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봄 물은 연못에 가득하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여름 구름은 산봉우리들처럼 떠 있네.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가을 달은 밝은 빛을 비추고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겨울 산마루엔 큰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네.

도연명 (陶淵明)

★영회(詠懷)

三千里外美人在(삼천리외미인재)-삼천리나 먼 밖에 그리운 님 계시온데

十二樓中秋月明(십이누중추월명)-열 두 누각엔 가을 달이 밝도다.

安得此身化爲鶴(안득차신화위학)-어찌 이 몸 화하여 학으로 될 수 있다면

統軍亭下一悲鳴(통군정하일비명)-님 계신 통군정 아래 한 번 슬피 울어나 볼 것을.

정철 (鄭澈)

★감로사차운(甘露寺次韻) 감로사의 운을 따라

俗客不到處(속객부도처)-속된 세상 사람은 오지 않는 곳에

登臨意思淸(등임의사청)-올라와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山形秋更好(산형추경호)-산의 모습은 가을에도 또한 좋고

江色夜猶明(강색야유명)-강물 빛깔은 밤이면 더욱 밝다.

白鳥高飛盡(백조고비진)-흰 물새는 높이 날아 사라지고

孤帆獨去輕(고범독거경)-외로운 배는 홀로 가기 가볍다.

自慙蝸角上(자참와각상)-부끄러워라, 달팽이 뿔 위에서

半世覓功名(반세멱공명)-반평생 동안 공명 찾아 허덕였구나.

김부식 (金富軾)

절을 찾아서 자신이 살아온 반생을 돌아보며 더욱 높은 정신 세계를 지향하려는 뜻을 담았다. 첫 연에서 속된 사람과 정신이 맑은 경지를 대비해 보여주고, 둘째 연에서 정신이 맑은 경지에서 보는 산의 모습과 강물 빛깔이 봄보다는 가을이, 낮보다는 밤이 더욱 좋다고 하여, 세속적 입장보다 한 차원 높은 세계가 있음을 표현하였다. 셋째 연에서 맑고 높은 경지를 풍경에 투사했는데, 그것은 흰 물새처럼 높이 날고 외로운 배 같이 가벼운 경지라는 말이다. 끝 연은 또 지나온 자기 생애에 대한 한탄이다. 달팽이 뿔처럼 좁은 세상에서 권세를 차지하고자 분투해 온 자신의 일생을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구축한 기반을 부정하고 은둔하지는 않았으므로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탄일 뿐이다.

★도의사 (도衣詞)

皎皎天上月(교교천상월)-희고 흰 하늘에 떠 있는 저 달이

照此秋夜長(조차추야장)-이 가을 긴긴 밤을 비춰주니라.

悲風西北來(비풍서북래)-슬픈 바람은 서북으로부터 불어오고

실솔鳴我床(실솔명아상)-귀뚜라미는 나의 평상 틈에서 우니라.

君子遠行役(군자원행역)-임은 먼 곳에 가서 나라를 지키고

賤妾守空房(천첩수공방)-아내는 쓸쓸히 빈 방을 지키니라.

空房不足恨(공방불족한)-빈 방을 지키는 것이 족히 한이 되는 것은 아니나

感子寒無裳(감자한무상)-임이 추운 곳에서 옷이 없어 떠는 것이 걱정이 되니라.

설손

★강릉경포대 (江陵鏡浦臺)

雨晴秋氣滿江城(우청추기만강성)-비 개니 가을 기운 강언덕에 가득하고

來泛扁舟放野情(내범편주방야정)-다가오는 조각배는 한껏 소박한 정취로다.

地入壺中塵不倒(지입호중진불도)-땅은 병속에 들어 티끌도 이르지 못하고

天遊鏡裏畵難成(천유경리화난성)-하늘은 경포 속에 노니 그리기 어렵도다.

烟波白鷗時時過(연파백구시시과)-아지랭이 물결에 흰 갈매기만 때때로 오가고

沙路靑驢緩緩行(사로청려완완행)-모랫길엔 나귀가 느릿느릿 가는구나

爲報長年休疾棹(위보장연휴질도)-늙은 사공 보고 힘든 삿대길 쉬게 하고

待看孤月夜深明(대간고월야심명)-홀로 뜬 달 바라보니 밤 더욱 밝구료.

안축 (安軸)

★음주(飮酒)

結廬在人境(결려재인경)-변두리에 오두막 짓고 사니

而無車馬喧(이무거마훤)-날 찾는 수레와 말의 시끄러운 소리 하나 없네

問君何能爾(문군하능이)-묻노리, 어찌 이럴 수 있는가

心遠地自偏(심원지자편)-마음이 욕심에서 멀어지니, 사는 곳도 구석지다네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꽃 따며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편안히 남산을 바라본다

山氣日夕佳(산기일석가)-산기운은 저녁 햇빛에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비조상여환)-나는 새들도 서로 더불어 둥지로 돌아오네

此間有眞意(차간유진의)-이러한 자연 속에 참다운 삶의 뜻이 있으니

欲辨已忘言(욕변이망언)-말로 표현하려해도 할 말을 잊었네

도연명(陶淵明)

★주중야음 (舟中夜吟)

故國三韓遠(고국삼한원)-고국인 삼한 땅은 멀고

秋風客意多(추풍객의다)-가을 바람에 나그네의 회포는 많기도 하다.

孤舟一夜夢(고주일야몽)-외로운 배에 실은 하룻밤 꿈길

月落洞庭波(월락동정파)-달도 진 동정호에 물결이 인다.

박인량 (朴寅亮)

★홍경사 (弘慶寺)

秋草前朝寺(추초전조사)-가을 풀이 우거진 고려 시대의 남은 절에

殘碑學士文(잔비학사문)-낡은 비석에는 당시의 이름난 선비를 글귀만 남았도다.

千年有流水(천년유류수)-천 년 세월이 흐르는 물같음이 있으니

落日見歸雲(낙일견귀운)-떨어지는 저녁 해에 떠 가는 구름만 바라보고 있노라.

백광훈 (白光勳)

★한아서부경(寒鴉栖復驚)

楓葉冷吳江(풍엽냉오강)-단풍잎은 오강에 싸늘도 한데

蕭蕭半山雨(소소반산우)-우수수 반산엔 비가 내리네.

寒鴉栖不定(한아서부정)-갈가마귀 보금자리 정하지 못해

低回弄社塢(저회롱사오)-낮게 돌며 사당 언덕 서성거리네.

渺渺黃雲城(묘묘황운성)-아스라히 먼지 구름 자욱한 성에

依依紅葉村(의의홍엽촌)-안타까이 붉은 잎 물들은 마을

相思憶遠人(상사억원인)-먼데 있는 그대가 그리웁구나

聽爾添鎖魂(청이첨쇄혼)-네 소리 듣자니 애가 녹는다.

김시습

★화학(畵鶴)

獨鶴望遙空(독학망요공)-한마리 학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夜寒拳一足(야한권일족)-밤은 찬데 한 다리를 들고 서있네.

西風苦竹叢(서풍고죽총)-참대 숲에 서풍이 불어오더니

滿身秋露滴(만신추로적)-온 몸에 가을 이슬 뚝뚝 듣누나.

이달(李達)

★산중 (山中)

採藥忽迷路(채약홀미로)-약초를 캐다가 문득 길을 잃었는데

千峯秋葉裏(천봉추엽리)-온 산이 단풍으로 물들었네.

山僧汲水歸(산승급수귀)-산승이 물을 길어 돌아가고

林末茶烟起(임말차연기)-숲 끝에서 차 달이는 연기가 피어나네.

이이 (李珥)

★차추흥 (次秋興)

幽居寥落對秋山(유거요락대추산)-쓸쓸히 숨어사는 형편에 가을산 대하니

濃淡雲霞戶?間(농담운하호유간)-창틈 새로 보인 구름과 놀 농담이 뒤섞였다

五世祖孫傳宅里(오세조손전택리)-오대째 살아온 이마을 저택

一溪兄弟共門關(일계형제공문관)-시내를 사이한 형제간들 대문을 함께 했다

老來轉覺書中味(노래전각서중미)-늙으막에 바뀐 생각 책 속 진리 음미하고

暑退方蘇病後顔(서퇴방소병후안)-더위 가시자 병마에서 되살아났네

晏起早眠吾事辨(안기조면오사변)-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내 형편 생각하고

較量霜曉??班(교량상효진원반)-서리친 새벽 조회에 치닫던 때와 비교해보네.

조영석

★줄 없는 거문고(無弦琴)

달은 거문고 되고 바람은 그 줄이 되나니

청음(淸音)은 손끝에 있지 않네

때로는 무생곡(無生曲)을 튕겨 내나니

솔가지에 이슬 맺혀 학은 잠들지 못하네.

지옹

★노상(路上)

馬上行吟蜀道難(마상행음촉도난)-말을 타고 가면서 촉도난을 읊으니

今朝始復入秦關(금조시복입진관)-오늘 아침에 처음으로 진관에 다시 드네

碧雲暮隔魚鳧水(벽운모격어부수)-파란 구름 이는 저녁은 어부수 저쪽이요

紅樹秋連鳥鼠山(홍수추련조서산)-단풍나무 가을은 조서산에 잇닿았네

文字剩添千古恨(문자잉첨천고한)-문자(文字)는 천고 한을 보탤 따름인데

利名誰博一身閒(이명수박일신한)-명리가 그 누구의 한가함을 널렸던가

今人最憶安和路(금인최억안화로)-대지팡이 짚새기로 편안한 차림

竹杖芒鞋自往還(죽장망혜자왕환)-스스로 오고감이 생각나네.

이제현

★소상야우(瀟湘夜雨)

楓葉蘆花水國秋(풍엽노화수국추)-단풍잎과 갈대꽃 수국의 가을인데

一江風雨灑扁舟(일강풍우쇄편주)-강바람이 비를 몰아 작은 배에 뿌리네

驚回楚客三更夢(경회초객삼경몽)-놀라 돌아오니 고달픈 나그네의 한밤중 꿈을

分與湘妃萬古愁(분여상비만고수)-이황 여영의 만고의 시름으로 나누어주네.

이제현

★소상야우(瀟湘夜雨)

江村入夜秋陰重(강촌입야추음중)-강촌에 밤이 들어 가을 그늘 무거운데

小店漁燈光欲凍(소점어등광욕동)-조그만 주막에 고깃불 얼겠다.

森森雨脚跨平湖(삼삼우각과평호)-빗발이 주룩주룩 편편 호수 걸렸는데

萬點波濤欲飛送(만점파도욕비송)-만 방울 파도는 날아갈 듯 하는구나.

竹枝蕭瑟碎明珠(죽지소슬쇄명주)-바삭바삭 댓가지 밝은 구슬 부수듯하고

荷葉翩翩走?汞(하엽편편주환홍)-연잎사귀 푸득푸득 둥근 수은 굴린다.

孤舟徹曉掩蓬窓(고주철효엄봉창)-밤새도록 외론 배 봉창을 닫아놓아

緊風吹斷天涯夢(긴풍취단천애몽)-바람 부는 하늘가 꿈을 끊어 버린다.

진화(陣?)

★규원 (閨怨)

月棲秋盡玉屛空(월서추진옥병공)-달 밝은 누각 가을은 가고 방은 텅 비었네

霜打廬洲下暮鴻(상타여주하모홍)-서리 내린 갈섬에 기러기 내린다.

瑤琴一彈人不見(요금일탄인부견)-거문고 타고 있어도 임은 보이지 않고

藕花零落野塘中(우화영락야당중)-연꽃은 연못으로 한 잎 두 잎 떨어지네.

허난설헌(許蘭雪軒)

★추강만도(秋江晩渡)

落日歸棹緩(낙일귀도완)-지는 해에 느릿느릿 돌아가는 배

瘡江秋思加(창강추사가)-푸른 강에는 가을빛 더욱 깊어

雙鱗上荷葉(쌍린상하엽)-짝지은 물고기 연잎 위로 뛰고

一雁下?花(일안하빈화)-마름꽃 마름밑으로 날아드는 외기러기

백균(伯均) 명나라 시인

★추석루거(秋夕樓居)

月裏靑山淡如畵(월이청산담여화)-달빛 속의 푸른 산 그림과 같고

露中黃葉颯然秋(노중황엽삽연추)-이슬 맞은 단풍잎 삽연한 가을

危欄倚?都無寐(위란의편도무매)-높은 난간에 의지해 잠 못 이룸은

祗恐星河墮入樓(지공성하타입루)-은하수가 다락 위로 떨어질까바

오융(吳融) 당 시인

★추야산거(秋夜山居)

幽居正想飡霞客(유거정상손하객)-고요한 곳에 머물러 있으니 찬하객이 된 듯

夜久月寒珠露滴(야구월한주로적)-깊은 밤 싸늘한 달빛 구슬이슬 방울지네

千年獨鶴兩三聲(천년독학양삼성)-천년 외로운 학이 두세 번 울면서

飛下巖前一枝栢(비하암전일지백)-바위앞 잣나무 가지에 날아 앉는다

시견오(施肩吾) 당 시인

★추야우음차고운(秋夜偶吟次古韻)

秋夜?篁動曉風(추야소황동효풍)-가을 밤 새벽 바람에 성긴 대 흔들리고

一輪明月掛遙空(일륜명월괘요공)-둥그런 밝은 달이 아득히 하늘에 걸렸는데

幽人無限滄浪趣(유인무한창랑취)-유인은 물결같이 사는 정취 흥겨워서

只在瑤琴數曲中(지재요금수곡중)-요금을 끌어 당겨 당겨 몇 곡조 퉁겨본다

고산 윤선도 조선조 시인

★추야우중(秋夜雨中)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가을바람 쓸쓸하고 애처로운데

擧世少知音(거세소지음)-세상에는 알아줄이 별반 없구나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창밖에 밤은 깊고 비는 오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등잔불만 고요히 비추어 주네

최치원 신라 시인

★가을(秋)

??微微著痰霜(구체미미저담상)-섬돌위에 쌀쌀한 무서리 내려

?衣新護玉膚凉(겹의신호옥부량)-겹옷을 새로 지어 차려 입었네

王孫不解悲秋賦(왕손불해비추부)-가을이 처량함을 왕손은 모르는지

只喜深閨夜漸長(지희심규야점장)-색씨방에 밤이 길어 좋다구 하네

진온(陳溫) 고려 시인

★추일(秋日)

竹分翠影侵書榻(죽분취영침서탑)-대그림자 시원하게 서탑에 들고

菊送淸香滿客衣(국송청향만객의)-국화는 향기로이 옷속에 차네

落葉亦能生氣勢(낙엽역능생기세)-뜰 앞에 지는 잎 무어 좋은지

一庭風雨自飛飛(일정풍우자비비)-쓸쓸한 비바람에 펄렁대누나

권우(權遇) 조선시대 시인

★국화불개창연유작(菊花不開?然有作)

佳菊今年皆較遲(가국금년개교지)-국화는 무슨일로 더디피련고

一秋淸興?東籬(일추청흥만동리)-올가을 좋은흥도 늦어만 가네

西風大是無情思(서풍대시무정사)-서풍은 왜이리도 무정하온지

不入黃花入?絲(불입황화입빈사)-귀밑에 서릿발을 재촉하느니

서거정(徐居正) 조선시대 시인

★추일영회(秋日詠懷)

光陰忽忽歲將?(광음홀홀세장추)-세월은 어느듯 해가 거의 다하고

萬里 ?愁獨依樓(만리 ?수독의루)-만리박 나그네 애를 끓이오

鏡裏紅顔非昔日(경이홍안비석일)-거울속 비친얼골 옛날 아니고

?邊華髮又今秋(빈변화발우금추)-살쩍머리 센터럭 벌서늙었네

寒蟬?露求高樹(한선읍로구고수)-가으매미 찬이슬에 얼어울고요

旅雁隨風落遠洲(여안수풍락원주)-든기러기 바람따라 물에 앉으니

??幾年歸未得(초창기년귀미득)-그린고향 가지못함 몇해이런가

故園松桂夢中幽(고원송계몽중유)-꿈속에 보던동산 그윽하구나

정회원(鄭恢遠) 조선시대 시인

★추야작(秋夜作)

小窓殘月夢初醒(소창잔월몽초성)-고이든잠 깨어보니 새벽달 창에 들고

一枕愁吟柰有情(일침수음내유정)-쓸쓸한 이내심사 벼개머리 ?Q어지네

却悔從前輕種樹(각회종전경종수)-이럴줄 모르고서 나무심어 놓았는가

滿庭搖落作秋聲(만정요락작추성)-우수수 지는소리 애 더욱 끓이느니

김연광(金鍊光) 조선시대 시인

★걸국화(乞菊花)

淸秋佳節近重陽(청추가절근중양)-가을이라 중양절 가까워지니

正是陶家醉興長(정시도가취흥장)-따는 바루 새술추;게 마실적일세

相見傲霜花滿?(상견오상화만체)-섬돌위 국화곱게 피었으려니

可能分與一枝香(가능분여일지향)-한가지 좋은향기 나눠주시오

해원군 이건(海原君 李健) 조선시대 시인

★추사(秋思)

滿庭梧葉散西風(만정오엽산서풍)-오동잎 바람따라 우수수 지는소리

孤夢初回燭淚紅(고몽초회촉루홍)-겨우든잠 깨고보니 ?Y불홀로 눈물지네

窓外候蟲秋思苦(창외후충추사고)-창밖에 섬돌밑에 귀두라미 슬피울어

泮人啼到五更終(반인제도오경종)-시름하는 사람함께 잠못들고 새는구나

김효일 (金孝一) 조선시대 시인

★추야(秋夜)

秋天寥落夜凉多(추천요락야량다)-가을하늘 텡비우고 가을밤 쌀쌀한데

月色雲容澹似波(월색운용담사파)-달빛에 물이들은 구름마저 조촐쿠나

莫遣西風催玉露(막견서풍최옥로)-이제로 바람높아 찬이슬 맺게되면

恐殘窓外小塘荷(공잔창외소당하)-곱게핀 연꽃송이 시들을가 저어하네

유계(兪棨) 조선시대 시인

★추야우중 (秋夜雨中)

秋風惟苦吟(추풍유고음)-가을 바람에 오직 괴로이 읊나니

擧世少知音(거세소지음)-온 세상에 나를 알아주는 이 적구나.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깊은밤 창밖에는 비가 내리는데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등불 앞 외로운 마음 만리를 달리네.

최치원 (崔致遠)

★추경(秋景)

秋山樵路轉(추산초로전)-숲속으로 구비도는 가을산길이

去去唯淸風(거거유청풍)-가도가도 푸른안개 그것뿐이네

夕鳥空林下(석조공림하)-잘새는 빈수?V로 날아내리고

紅葉落兩三(홍엽락양삼)-고은단풍 두셋잎 떨어지누나

최석항 (崔錫恒) 조선시대 시인

★추야(秋夜)

老樹荒岡響遠聞(노수황강향원문)-바람은 숲을 울려 멀리로서 들려오고

深夜霜意亂黃雲(심야상의난황운)-밤들어 하늘차니 서리아마 내리겠네

汀洲客?如相語(정주객안여상어)-물가에 뜬기러기 떼를지어 소리할제

月在西峰缺半分(월재서봉결반분)-서산머리 지는달 반만걸려 떠있구나

윤치 (尹治) 조선시대 시인

★추야(秋夜)

西風吹動碧梧枝(서풍취동벽오지)-서풍이 산들산들 불어오는 밤

落葉侵窓夢覺時(낙엽침창몽각시)-오동잎 지는소리 잠이깨였네

明月滿庭人寂寂(명월만정인적적)-밝은달 뜰에가득 고요하온데

一簾秋思候蟲知(일염추사후충지)-슬피우는 귀뚜라미 가을알리오

박영 (朴?) 조선시대 시인

★산행(山行)

斜日不逢人(사일불봉인)-해지도록 만나는이 한사람없고

徹雲遙寺磬(철운요사경)-구름밖에 풍경소리 들려만오네

山寒秋己盡(산한추기진)-날씨차고 가을이미 저물어가니

黃葉覆樵徑(황엽복초경)-단풍들어 지는잎 산길을덮네

석지영(石之嶸) 조선시대 시인

★추야월우명(秋夜月又明)

繡簾捲盡畵樓頭(수렴권진화루두)-그림같은 다락머리 주렴걷고 앉았으니

坐看金風木葉流(좌간금풍목엽류)-가을바람 불어오며 지는잎 물에떴네

萬星碧?如海日(만성벽소여해일)-별을 뿌린 하늘위에 뚜렸이 솟은달은

年年高著不曾休(년년고저불증휴)-해마다 높이걸어 떨어질줄 모르네

사도세자 (思悼世子) 조선 정조의 아버지

★추일전원(秋日田園)

柴門新拓數弓荒(시문신척수궁황)-사립문밖 묵밭새로 일어냈으니

眞是終南舊草堂(진시종남구초당)-종남산 기슭이 옛터전일세

藜杖閒聽田水響(려장한청전수향)-지팡이 꽂아놓고 물고를보고

?輿時過稻花香(?여시과도화향)-대바구니 손에들고 들러나가네

魚梁夜火歸寒雨(어량야화귀한우)-고깃불 찬비속을 젖어돌오고

蟹窟秋煙拾早霜(해굴추연습조상)-계연기 된서리에 얼어서렸오

始信鄕園風味好(시신향원풍미호)-이제겨우 시골재미 알게?瑛릿?

百年吾欲老耕桑(백년오욕노경상)-앞으론 농사지어 늙으려하오

이서구 (李書九) 조선시대 시인

★창헌추일(蒼軒秋日)

歸雲映夕塘(귀운영석당)-가는구름 못물위에 떠러저뜨고

落照飜秋木(락조번추목)-저녁노을 나뭇가지 걸려붉었네

開戶對靑山(개호대청산)-창을여니 푸른산 우뚝서있어

悠然太古色(유연태고색)-언제든지 옛모습 그대로일세

범경문 (范慶文) 조선시대 시인

★추회(秋懷)

秋來病起減腰圍(추래병기감요위)-병든모 가을들어 몸집마저 여위는데

倦枕看山繞翠微(권침간산요취미)-벼개를 돋우비고 산만바라 누었구나

黃葉村深人不到(황엽촌심인불도)-단풍잎 짙은마을 오는사람 하나없고

雀羅終日掩柴扉(작라종일엄시비)-새그늘 종일토록 사립위에 쳐놓았네

이채 (李采) 조선시대 시인

★추침(秋砧) 가을 다디미 소리

百濟城高一雁飛(백제성고일안비)-허무러진 성터위로 외기러기 나르는데

憶郞秋夜減腰圍(억랑추야감요위)-가을밤 임그리워 가는허리 더야위웠네

西關北塞無征戌(서관북새무정술)-북쪽새방 무사한지 수자리 간이없고

只是忠州?客衣(지시충주고객의)-밤을새어 뚜디는건 싹다듬이 소리구나

정힉연 (丁學淵) 조선시대 시인

★추일산중즉사(秋日山中卽事)

高林策策響西風(고림책책향서풍)-나무 숲 우수수 바람앞에 울부짖고

霜果團團霜葉紅(상과단단상엽홍)-과실모두 서리멎어 잎새함께 붉엇구나

時有隣鷄來啄栗(시유인계래탁율)-이웃 달가 모아들어 널은 서속 쪼아먹되

主人看屋臥庭中(주인간옥와정중)-주인은 모르고서 뜰위에서 잠만자네

왕석보 (王錫輔) 조선시대 시인

★추흥(秋興)

獨抱琴書久掩扉(독포금서구엄비)-고(琴)를뜯고 책을 보며 조용하게 살아가니

迂儒心事世相違(우유심사세상위)-시꺼러운 세상형편 마음서로 맞질않네

伊來病骨知寒早(이래병골지한조)-병들고 약한몸이 추위일직 알게되어

八月中旬己授衣(팔월중순기수의)-팔월도 반못가서 철옷구며 입었으니

강난향 (姜蘭馨) 조선시대 시인

★추만출혜화문(秋晩出惠化門)

小靑門外市塵空(소청문외시진공)-소청문밖 내달으니 먼지잠자고

驢背斜陽??紅(려배사양염염홍)-나귀등에 지는햇볕 곱게비치네

野菊溪楓霜意近(야국계풍상의근)-단풍붉고 국화곱게 피어있어서

十分秋色畵圖中(십분추색화도중)-가을풍경 그림인듯 황홀하구나

정대식 (丁大?) 조선시대 시인

★추침(秋砧) 가을 다디미 소리

手製郞衣草色新(수제랑의초색신)-풀빛파릇 좋을적에 봄노리 하신다고

香塵?了五陵春(향진투료오릉춘)-차려입고 가신그옷 곤때묻어 더러울걸

春閨一別無消息(춘규일별무소식)-한번훌적 떠나신님 소식마저 아득한데

?作秋燈不寐人(만작추등불매인)-가을밤 새워가며 옷다듬어 무얼하나

정익용 (鄭益鎔) 조선시대 시인

★추야유감(秋夜有感)

陽江館裡西風起(양강관리서풍기)-나그네마음 처량할제 가을바람 불어와서

後山欲醉前江淸(후산욕취전강청)-산취한듯 붉었는데 강물만은 맑았구나

紗窓月白百蟲咽(사창월백백충인)-사창에 달이밝고 귀뚜리도 슬피울제

孤枕衾寒夢不成(고침금한몽불성)-외로울사 벼겟머리 꿈도자로 못이루네

작자미상 조선시대

★창암정(蒼岩亭)

移棹蒼江口(이도창강구)-노를저어 강어구에 배를 대이니

驚人宿鳥飜(경인숙조번)-자든새 놀라깨어 펄펄나르네

山紅秋有迹(산홍추유적)-가을은 나뭇잎에 곱게물들고

沙白月無痕(사백월무흔)-밝은달 모래밭에 떠러져희네

장성기생 추향(長城妓生 秋香) 조선시대

★추사(秋思)

洞天如水月蒼蒼(동천여수월창창)-파란달빛 차거웁게 쌀쌀하온데

樹葉簫簫夜有霜(수엽소소야유상)-나뭇잎 지는소리 처량하구나

十二?簾人獨宿(십이상렴인독숙)-비단주렴 드린속에 혼자누으니

玉屛還?繡鴛鴦(옥병환이수원앙)-원앙침 함께하는 임이그리워

안동권씨 여종 취죽(安東權氏 家婢 翠竹) 조선시대

★ 가을

颱風襲萬里(태풍습만리)-태풍이 불어와 사방을 덥치고,

暴雨日增流(폭우일증류)-사나운 비는 날마다 더욱더 흘러 내리네.

野毁人心愁(야훼인심수)-들녘은 무너져 사람의 마음 근심스러운데,

唯실亂醒秋(유실난성추)-오직 귀뚜라미 시끄러워 가을이 옴을 알았네.

작자미상

★ 가을

殘暑逼軒楹(잔서핍헌영)-남은 더위가 난간을 핍박하건만

滿野秋光天降祥(만야추광천강상)-들에 가득한 가을빛이 상서로운 조짐인지

雨過餘熱遞新?(우과여열체신량)-비가 지나자 남은 더위가 서늘하게 바뀌었네

露華初重夜生?(로화초중야생량)-이슬 꽃이 막 내려 밤이면 서늘해지네

天衢漂渺氣凝祥(천구표묘기응상)-아득한 하늘 거리에 상서로운 기운이 어리어

河漢無波夜色?(하한무파야색량)-은하수는 물결 없고 밤 빛은 서늘하네

蟬老燕歸風颯颯(선로연귀풍삽삽)-매미는 늙고 제비는 돌아가 바람도 쓸쓸한데

?弔藜床序已秋(충조려상서이추)-명아주 평상에 벌레 우니 벌써 가을인가

聲緊孤梧金井畔(성긴고오금정반)-오동나무 우물가에 벌레소리 들리자

中秋氣候稍淸寒(중추기후초청한)-한가위 날씨가 차츰 맑고 서늘해져

月從山頂湧銀槃(월종산정용은반)-달은 산꼭대기에서 은 쟁반으로 솟아오르네

九月九日天光淸(구월구일천광청)-구월 구일에 하늘빛이 맑아

菊澗楓林又一秋(국간풍임우일추)-국화꽃 단풍나무가 또다시 가을일세

봄노래 한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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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노래

送汝東歸兼送春(송여동귀겸송춘)-너를 동쪽으로 보내며 봄도 함께 보내니

一般花柳客愁新(일반화류객수신)-버들꽃과 한가지로 나그네 시름 새롭네

檀君廟下三年月(단군묘하삼년월)-단군묘당 아래 3년의 달이요

杜宇聲中萬里人(두우성중만리인)-두견새 울음 속에 만리 밖의 사람이라

落日鄕關亂雲外(락일향관란운외)-해 저물녘 고향은 어지러운 구름밖인데

別筵尊酒小溪濱(별연존주소계빈)-이별의 자리 술그릇은 시냇가에 있네

殘燈此夜頭渾雪(잔등차야두혼설)-등불 사위는 이밤에 머리는 온통눈으로 흐리니

夢覺江南涕滿巾(몽각강남체만건)-강남의 꿈 깨어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이창정(李昌庭)

★승평아헌 (昇平衙軒)

小池分得野泉凉(소지분득야천량)-작은 연못은 들 샘물처럼 시원한데

軒切新栽橘柚香(헌절신재귤유향)- 동헌 섬돌엔 새로 심은 유자 향기

太守春來常閉閤(태수춘래상폐합)-태수는 봄이 와도 늘 문 닫고 지내니

不知城外落花忙(부지성외락화망)-성밖에 지는 꽃 어지러운 줄 모르네

이창정(李昌庭)

★이군과 이별(別李君實)

江南春已盡(강남춘이진)-강남엔 봄 이미 다 갔는데

關外客初歸(관외객초귀)-관새 밖엔 나그네 비로소 돌아가네

花落龍湫晩(화락룡추만)-꽃진 용추엔 날 저물었는데

雲深鳥道微(운심조도미)-구름 깊고 새 다니는 길 희미하네

離懷屬暮景(리회속모경)-이별의 회포 저물녘 만나니

對酒惜殘暉(대주석잔휘)-술을 마주하여 지는 빛을 아쉬워하네

欲問湘中信(욕문상중신)-상강의 소식 묻고자 하나

天邊雁亦稀(천변안역희)-하늘 가에 기러기 역시 드무네

★봄날 시냇가에서

五十年來臥碧山(오십년래와벽산)-푸른 산 속에 살아온 지 벌써 오십년

是非何事到人間(시비하사도인간)-인간세상 시비에 말려들 게 무언가

小堂無限春風地(소당무한춘풍지)-자그만한 집이지만 봄바람 끝없는곳

花笑柳眠閒又閒(화소류면한우한)-꽃은 웃고 버들은 잠들어 한가하기만

조선시대-우계 성혼

★봄날 친구의 별장을 찾아(三日尋李九庄)

雨歇楊林東渡頭(우헐양림동도두)-버들 숲 동쪽 나루터에 비가 개이니

永和三日?輕舟(영화삼일탕경주)-화창한 봄 삼짓날 가벼운 배를 띄웠다

故人家在桃花岸(고인가재도화안)-복사꽃 핀 물언덕에 있는 친구의 집은

直到門前溪水流(직도문전계수류)-시냇물 흐름따라 문 앞까지 갈수 있으니

당-상

★봄갈이(春耕)

茶煙乍歇牛鷄鳴(다연사헐우계명)-차 끓이는 연기 나른하고 낮닭이 울어

睡罷閒窓霽景明(수파한창제경명)-깨어보니 한가한 창에 말끔히 비개인 경치

野外春耕知不晩(야외춘경지불만)-들 밖엔 봄갈이가 늦지 않았는데도

隔籬時聽叱牛聲(격리시청질우성)-울타리 밖에는 소를 꾸짖는 소리

조선-이우당 조태채

★봄이 머무는 마을(留春洞)

林花香不斷(림화향부단)-숲 꽃에는 향기가 끊이지 않고

庭草綠新滋(정초녹신자)-뜰 풀은 새롭게 푸르름이 더해지지만

物外春長在(물외춘장재)-보이는 것 밖에 언제나 있는 봄은

惟應靜者知(유응정자지)-오직 고요한 사람이라야 알 수가 있지

조선-?제 이서구

★봄 흥치(春興)

小梅零落柳?垂(소매령락유기수)-매화 져도 버들 푸른 화사한 봄날

閒踏淸風步步遲(한답청풍보보지)-한가로히 바람 쐬며 거닐었댔소

漁店閉門人語少(어점폐문인어소)-생선가게 문 닫힌채 고요한온대

一江春雨碧絲絲(일강춘우벽사사)-강위에 보슬비만 내리는구나

진화

?

매월당(梅月堂) 김시습 한시 모음

도중途中

김시습 (金時習)

貊國初飛雪 春城木葉疏 맥의 나라 이 땅에 첫눈이 날리니,

맥국초비설 춘성목엽소 춘성에 나뭇잎이 듬성해지네.

秋深村有酒 客久食無魚 가을 깊어 마을에 술이 있는데,

추심촌유주 객구식무어 객창에 오랫동안 고기 맛을 못보겠네.

山遠天垂野 江遙地接虛 산이 멀어 하늘은 들에 드리웠고,

산원천수야 강요지접허 강물 아득해 대지는 허공에 붙었네.

孤鴻落日外 征馬政躊躇 외로운 기러기 지는 해 밖으로 날아가니,

고홍락일외 정마정주저 나그네 발걸음 가는 길 머뭇거리네

詠妓三首

綠羅新剪製春衫 理線?針玉手織

녹라신전제춘삼 리선점침옥수직

自敍一生人命薄 隔沙窓語細??

자서일생인명박 격사창어세남남

초록 비단 말라 봄옷을 마련핳제

바늘 따라 실 따라서 고운 손길 노닐더니

서러워라 이내 일생 왜 이리도 박명한가.

창가에 의지하여 소곤소곤 속삭이네.

誰家園裏曉鶯啼 ?亂春心意轉迷

수가원이효앵제 료란춘심의전미

自愧妾身輕似葉 食須東里宿須西

자괴첩신경사엽 식수동리숙수서

어드메 뒷동산에 꾀꼴 소리 요란하냐.

춘심을 자아내니 심사 더욱 산란하다

가엾어라 여자의 몸 갈잎 같은 신세런가

동쪽 집 저녁 먹고 서쪽 집 침방 드네.

死?茅束者何斯 一見飄風姓不知

사균모속자하사 일견표풍성부지

狂且狡童如鬼? 去時批額奪?兒

광차교동여귀역 거시비액탈계아

꿈결인 듯 얼핏 마난 그 사나이 누구더냐

한 번 보고 헤어지니 성명조차 모를레라.

교할해라 그의 거동 귀신인 듯

금비녀 은비녀도 떠날 적에 다 빼앗겼네

夜雪야설

어제 늦게 흐린 구름 컴컴하더니

오늘밤에 상서로운 눈 퍼 붓는다.....

솔 덮어 가벼운 것 수북하더니

대 때리면 가늘게 우수수한다......

촛불 심지 자르며 아담한 시(詩)이루었고

기울어진 평상도 꿈에 들기는 넉넉하다....

깨어진 창에 나는 조약돌 부서지고

괴벽(壞璧)은 휘장을 흔들어 댄다.....

병풍에 기대면 등잔 불꽃 짧고

통에 꽂으면 물에 잠겨서도 탄다......

한 그릇 녹여서 茶 달이는데

야반지경 적요 해진다.....

感懷 김시습

事事不如意 사사불여의 : 일마다 뜻대로 되지 않아서

愁邊醉復醒 수변취부성 : 시름 속에 취했다가 다시 깨노라

一身如過鳥 일신여과조 : 새가 날아가듯 내 이 몸은 덧없고

百計似浮萍 백계사부평 :그 많던 계획도 마름풀잎처럼 떠버렸네

經事莫 (厭+食 포식할 염)腹 경사막염복 : 경사(經事)를 뱃속에 너무 채우지 말게

才名空苦形재명공고형 : 재주와 이름은 헛되이 몸만 괴롭힌다네

唯思高枕睡 유사고침수 : 베개 높이 베고서 잠잘 생각이나 하리니

更載夢虞庭 갱재몽우정 : 꿈에나 순임금 만나 말을 나눠 보리라.

사청사우 乍晴乍雨 -김시습

乍晴乍雨雨還晴(사청사우우환청) : 잠깐 개었다 비 내리고 내렸다가 도로 개이니

天道猶然況世情(천도유연황세정) : 하늘의 이치도 이러한데 하물며 세상 인심이야

譽我便是還毁我(예아편시환훼아) : 나를 칭찬하다 곧 도리어 나를 헐뜯으니

逃名却自爲求名(도명각자위구명) : 명예를 마다더니 도리어 명예를 구하게 되네

花開花謝春何管(화개화사춘하관) : 꽃이 피고 꽃이 지는 것을 봄이 어찌 하리오

雲去雲來山不爭(운거운래산불쟁) : 구름이 오고 구름이 가는 것을 산은 다투질 않네

寄語世人須記認(기어세인수기인) : 세상 사람에게 말하노니 반드시 알아두소

取歡無處得平生(취환무처득평생) : 기쁨을 취하되 평생 누릴 곳은 없다는 것을

유객有客 김시습

有客淸平寺(유객청평사) : 청평사의 나그네

春山任意遊(춘산임의유) : 봄 산을 한가로이 노니노라

鳥啼孤塔靜(조제고탑정) : 탑은 고요한데 새는 울고

花落小溪流(화락소계류) : 꽃잎은 개울에 떨어져 흘러가네

佳菜知時秀(가채지시수) : 맛있는 나물 때맞춰 돋아나고

香菌過雨柔(향균과우유) : 향기로운 버섯은 비 맞아 부드럽네

行吟入仙洞(행음입선동) : 시를 읊으며 선동에 들어서니

消我百年憂(소아백년우) : 나의 백년 근심이 살라지네

희정숙견방喜正叔見訪

寂寂鎖松門(적적쇄송문) : 솔 문을 닫아걸고 외로이 사니

無人踏鮮痕(무인답선흔) : 이끼 흔적 밝는이 아무도 없구나

澗聲搖北壑(간성요북학) : 바윗 물소리 북쪽 골짝을 흔들고

松??東軒(송뢰점동헌) : 소나무 바람소리 동헌에 물결친다

世事寧緘口(세사녕함구) : 세상일은 차라리 입을 다물고

閒情似不言(한정사불언) : 한가한 정은 말 하지 못하는구나

喜君來一訪(희군래일방) : 그대 찾아오니 너무 기뻐서

相對敍寒溫(상대서한온) : 마주 보며 그간 온갖 일을 풀어본다

심(尋訪

靑藜一尋君(청려일심군) : 청려장 짚고 그대 찾으니

君家住海濱(군가주해빈) : 그대 집은 바닷가에 있었구나

寒花秋後艶(한화추후염) : 국화꽃은 늦가을이라 더욱 곱고

落葉夜深聞(낙엽야심문) : 깊은 밤 낙옆 지는 소리 들려온다

野外金風老(야외금풍로) : 들 밖에 바람소리 세차고

?頭夕照?(첨두석조훈) : 처마 위엔 저녁빛이 어둑해진다

寧知今日遇(녕지금일우) : 어찌 알았겠나, 오늘 그대 만나

團坐更論文(단좌갱론문) : 다정히 둘러 앉아 다시 글을 논할 줄을

기우 1寄友

望中山水隔蓬萊(망중산수격봉래) : 눈 앞에 산과 물은 봉래산에 가리고

斷雨殘雪憶幾回(단우잔설억기회) : 그친 비와 녹은 눈 속에서 얼마나 그리웠는지

未展此心空極目(미전차심공극목) : 이 마음 펴지 못해 공연히 눈만 치뜨고

夕陽無語倚寒梅(석양무어의한매) : 석양에 말없이 차가운 매화나무에 기대어본다

기우 2寄友

爲因生事無閑暇(위인생사무한가) : 살아가는 일로 한가할 때가 없어

孤負尋雲結社期(고부심운결사기) : 구름 찾아 결사하는 기약을 홀로 저버렸다

走殺紅塵何日了(주살홍진하일료) : 달려가 세상풍진 없애는 일 어느 때나 다할까

碧山回首不勝思(벽산회수불승사) : 푸른 산을 돌아보니 그대 생각 못잊겠구나

기우 3寄友

落盡閑花春事去(낙진한화춘사거) : 다 진 한가한 꽃나무, 봄날은 가는데

一封消息却來無(일봉소식각래무) : 한 통의 소식조차 오지를 않는구나

想思夢罷竹窓靜(상사몽파죽창정) : 그리운 꿈 깨니 대나무 창은 고요하고

望帝城中山月孤(망제성중산월고) : 서울 바라보니, 산 위의 달은 외롭기만 하다

기우 4寄友

東望鷄林隔片雲(동망계림격편운) : 동뽁으로 조각구름에 가린 계림 바라보니

胡然未易得逢君(호연미이득봉군) : 어찌하여 그대 마나기 이렇게도 쉽지가 않은가

請看天外孤輪月(청간천외고륜월) : 청컨대, 하늘 밖 외로운 궁근 달을 보시게나

兩地淸輝一樣分(양지청휘일양분) : 두 곳에 맑고 밝은 빛 꼭 같이 보내주고 있다오

落葉낙엽

落葉不可掃(낙엽불가소) : 낙엽을 그냥 쓸어서는 안 되네

偏宜淸夜聞(편의청야문) : 맑은 밤 그 소리 듣기가 좋아서 라네

風來聲慽慽(풍래성척척) : 바람 불면 우수수 소리 내고

月上影紛紛(월상영분분) : 달 떠오르면 그림자 어지러워요

鼓窓驚客夢(고창경객몽) : 창을 두드려 나그네 꿈 깨우고

疊?沒苔紋(첩체몰태문) : 섬돌에 쌓이면 이끼 무늬도 지우지요

帶雨情無奈(대우정무내) : 비에 젖은 낙엽을 어찌할꺼나

空山瘦十分(공산수십분) : 늦은 가을, 빈산이 너무 초라해

無題 1무제

終日芒鞋信脚行(종일망혜신각행) : 종일토록 짚신 신고 내키는 대로 걸어

一山行盡一山靑(일산행진일산청) : 산을 다 걸으면 또 푸른 산

心非有想奚形役(심비유상해형역) : 마음은 물건이 아닌데 어찌 육체의 노예가 되며

道本無名豈假成(도본무명기가아) : 진리는 이름이 없거늘 어찌 위선을 행하리오

宿露未晞山鳥語(숙노미희산조어) : 밤이슬 마르지도 않는 새벽에 사내들 지저귀고

春風不盡野花明(춘풍부진야화명) : 봄바람 살랑 살랑 불어오고 들꽃은 밝구나

短?歸去千峰靜(단공귀거천봉정) : 짧은 지팡이 짚고 돌아가니 수 천 봉우리 고요하고

翠壁亂煙生晩晴(취벽난연생만청) : 맑은 저녁 하늘 이끼 낀 푸른 절벽에 안개 자욱하다

蘆原卽事노원즉사

草綠長堤小逕斜(초녹장제소경사) : 긴 언덕 풀은 푸르고 작은 길 비탈지고

依依桑?有人家(의의상자유인가) : 산뽕나무 무성한데 인가가 나타난다

溪楓一抹靑煙濕(계풍일말청연습) : 시냇가 단풍나무 문지르니 푸른 안개에 젖어있고

十里西風吹稻花(십리서풍취도화) : 십리 길에 하늬바람 벼꽃에 불어든다

途中卽事(도중즉사)-金時習(김시습)

一村蕎麥熟(일촌교맥숙) : 온 고을에 메밀이 익어

十里割黃雲(십리할황운) : 십리 길을 누런 구름으로 갈라놓았다

歸思西風遠(귀사서풍원) : 돌아가고 싶은 생각에 서풍은 멀기만 한데

千山日已?(천산일이훈) : 온 산에 해는 이미 땅거미 진다

還山환산

山中四月盡(산중사월진) : 산 속엔 4월이 다가고

客臥動輕旬(객와동경순) : 나그네는 가볍게 열흘이 지나간다

四壁圖書?(사벽도서주) : 사면 벽에는 도서에 좀이 슬어

三間?席塵(삼간궤석진) : 삼간 방 책상엔 먼지만 쌓였다

菁花多結實(청화다결실) : 우거진 꽃에는 열매 많고

杏子已生仁(행자이생인) : 살구 열매엔 이미 씨가 생겼다

靜倚屛風睡(정의병풍수) : 고요히 병풍에 기대어 잠드니

風爲入幕賓(풍위입막빈) : 바람은 휘장 속으로 들어와 손님이 된다

新漲신창

昨夜山中溪水生(작야산중계수생) : 어제 밤 산속에서 계곡물 붙더니

石橋柱下玉??(석교주하옥갱장) : 돌다리 기둥 아래 옥구슬 부딪는 소리

可憐嗚咽悲鳴意(가련오열비명의) : 가련토록 흐느끼며 구슬피 우는 뜻은

應帶奔流不返情(응대분류불반정) : 체인 물이 흘러가 되돌아오지 못함이겠지

感懷감회

事事不如意(사사불여의) : 일마다 내 마음 같지 않아

愁邊醉復醒(수변취복성) : 시름 속에 취하여 다시 깬다

一身如過鳥(일신여과조) : 이 한 몸 나는 새와 같아

百計似浮萍(백계사부평) : 많았던 내 계획 부평초 신세

經史莫?腹(경사막염복) : 경서와 사서 너무 배워 배 채우지 말게

才名空苦形(재명공고형) : 재주와 명예 헛되이 몸만 괴롭힌다네

唯思高枕睡(유사고침수) : 다만 베개 높이 베고 잠잘 생각아나 하며

?載夢虞庭(갱재몽우정) : 꿈속에서 순임금 만나 화답해보리라

晩意만의

萬壑千峰外(만학천봉외) : 온 골짜기와 봉우리 저 너머

孤雲獨鳥還(고운독조환) : 외로운 구름과 새 돌아오네

此年居是寺(차년거시사) : 올해는 이 절에서 지낸다만

來歲向何山(내세향하산) : 내년에는 어느 산을 향할까

風息松窓靜(풍식송창정) : 바람 자니 소나무 창 고요하고

香銷禪室閑(향소선실한) : 향불 스러지니 스님의 방 한가롭다

此生吾已斷(차생오이단) : 이승을 내가 이미 끊어버렸으니

棲迹水雲間(서적수운간) : 내 머문 자취 물과 구름에만 남기리라

目羞목수

經書今棄擲(경서금기척) : 경서 이제 내던지고

已是數年餘(이시수년여) : 이미 몇 년이 지났구나

況復風邪逼(황복풍사핍) : 하물며 다시 사악한 바람에 쫓겨

因成齒髮疎(인성치발소) : 이빨과 머리털도 성글어졌다

奇爻重作二(기효중작이) : 일 효가 겹쳐져 이 효로로 보이고

兼字化爲魚(겸자화위어) : “兼”자가 변하여 “魚”자로 보인다

雪夷看天際(설이간천제) : 눈이 덮인 속에서 멀리 하늘 끝을 바라보니

飛蛟滿大虛(비교만대허) : 나는 모기들만 하늘에 가득하다

食粥식죽

白粥如膏穩朝餐(백죽여고온조찬) : 흰죽이 곰 같아 아침 먹기 좋구나

飽來偃臥夢邯鄲(포래언와몽감단) : 배불러 번듯이 누워 한단의 꿈을 꾼다

人間三萬六千日(인간삼만육천일) : 인간생애 삼만 육천 일에

且莫??多苦辛(차막휴휴다고신) : 아직은 편하다고 말하지 말라, 쓰고 신 일 많으리니

煮茶 1자다

松風輕拂煮茶煙(송풍경불자다연) : 솔바람 다 달이는 연기 몰아 올리고

??斜橫落澗邊(뇨뇨사횡락간변) : 하늘하늘 기울어져 골짝물가로 떨어진다

月上東窓猶未睡(월상동창유미수) : 동창에 달 떠올라도 아직 잠 못 자고

?甁歸去汲寒泉(설병귀거급한천) : 물병 들고 돌아가 찬물을 기는다

煮茶 2자다

自怪生來厭俗塵(자괴생래염속진) : 나면서 풍진 세상 스스로 괴이하게 여겨

入門題鳳已經春(입문제봉이경춘) : 문에 들어가 “봉”자를 쓰니 이미 청춘 다지나갔다

煮茶黃葉君知否(자다황엽군지부) : 달이는 누런 찻잎 그대는 알까

却恐題詩洩隱淪(각공제시설은륜) : 시 짓다가 숨어사는 일 누설될까 오히려 두렵다

野鳥 야조

綿蠻枝上鳥(면만지상조) : 나무 위의 새소리 잇달아

隨意便能鳴(수의편능명) : 제 뜻대로 거침없이 울어댄다

適志從吾好(적지종오호) : 뜻이 맞으면 내 기분대로 따르고

安心只欲平(안심지욕평) : 마음을 편하게 하여 평화롭고자 한다

驕榮爭似隱(교영쟁사은) : 부귀영화 교만함이 어찌 숨어 삶과 다투랴

苦學不如耕(고학불여경) : 고생스레 배움이 어찌 농사만 하리

詩酒消閑日(시주소한일) : 사와 술로 한가한 날 보내며

陶然送平生(도연송평생) : 기분 좋게 한 평생 보내고 싶어라

卽事 즉사

有穀啼深樹(유곡제심수) : 뻐꾸기가 울창한 나무숲에서 우네

前村桑?紅(전촌상심홍) : 앞 고을에는 오디가 푹 익었다

農雲峯上下(농운봉상하) : 짙은 구름은 산봉우리로 오르내리고

疏雨?西東(소우태서동) : 가랑비는 뚝 위로 오락가락

懶覺身無事(라각신무사) : 게을러 몸에 할 일 없음을 알고

衰知酒有功(쇠지주유공) : 몸이 쇠약해짐에 술에 공덕이 있음을 알았다

已得歸歟興(이득귀여흥) : 이미 돌아갈 마음 얻었으니

江山屬此翁(강산속차옹) : 강산이 이 늙은이의 것이라오

晝意 주의

驟暄草色亂紛披(취훤초색난분피) : 갑자기 따뜻하여 풀빛 어지러이 날리고

睡覺南軒日午時(수교남헌일오시) : 남쪽 마루에서 잠 깨니 해가 한참 낮이다

更無世緣來攪我(갱무세연래교아) : 다시는 세상인연으로 날 괴롭히지 않으리니

心身鍊到化?兒(심신련도화영아) : 마음과 몽이 수련되어 어린아이로 되었다네

曉意 효의

昨夜山中雨(작야산중우) : 어젯밤 산속에 비 내려

今聞石上泉(금문석상천) : 오늘 아침 바위샘 물소리 난다

窓明天欲曙(창명천욕서) : 창 밝아 날 새려하는데

鳥?客猶眠(조괄객유면) : 새소리 요란하나 나그네는 아직 자네

室小虛生白(실소허생백) : 방은 작으나 공간이 훤해지니

雲收月在天(운수월재천) : 구름 걷혀 하늘에 달이 있음일게

廚人具炊黍(주인구취서) : 부엌에서 기장밥 다 지어놓고

報我懶茶煎(보아라다전) : 나에게 차 달임이 늦다고 나무란다

薄暮 1박모

?風棲鵲?松枝(파풍서작료송지) : 바람이 두려워 나무에 깃던 까치 소나무 끝에 시끄럽고

天氣層陰日暮時(천기층음일모시) : 하늘 기운 층층이 어두워져 저물어 가는 때

雪打明窓淸坐久(설타명창청좌구) : 눈발이 창을 때려 오래도록 고요히 방에 앉아

更看山月上城?(갱간산월상성추) : 산의 달, 성 모퉁이에 떠오르는 것을 다시 본다

薄暮2(박모2)-金時習(김시습)

爐灰如雪火腥紅(노회여설화성홍) : 화로의 재가 눈 같은데 불빛 고기 살같이 붉고

石鼎烹殘茗一鍾(석정팽잔명일종) : 돌솥에는 차를 끊이고 있다

喫了上房高臥處(끽료상방고와처) : 차 마시고 상방에 높이 누운 곳에

數聲淸磬和風松(수성청경화풍송) : 몇 차례 맑은 경쇠소리 솔바람에 화답한다

訪隱者 1방은자

白石蒼藤一逕深(백석창등일경심) : 흰 돌과 푸른 등나무 사이로 좁은 길 깊숙이 나 있고

三椽茅屋在松陰(삼연모옥재송음) : 솔 그늘 아래 석가래 세 개 걸친 작은 띳집이 보인다

紛?世上無窮爭(분운세상무궁쟁) : 분분한 세상살이 끝없는 싸움

不入伊家一寸心(불입이가일촌심) : 한 치 작은 그 집엔 들어가지 않으리라

訪隱者 2방은자

自言生來懶折腰(자언생래라절요) : 태어나서부터 허리 굽히기 싫어

白雲靑?恣逍遙(백운청장자소요) : 흰 구름 푸른 산을 마음대로 소요한다네

松風吹送前山雨(송풍취송전산우) : 솔바람 불어 앞산의 비를 보내어

一朶紫荊花半凋(일타자형화반조) : 한 떨기 자형화가 반이나 시들어 떨어지네

我生 아생

我生旣爲人(아생기위인) : 내는 이미 사람으로 태어났네

胡不盡人道(호불진인도) : 어찌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않으리오.

少歲事名利(소세사명리) : 젊어서는 명리를 일삼았고

壯年行顚倒(장년행전도) : 장년이 되어서는 세상에 좌절하였네.

靜思縱大?(정사종대뉵) : 가만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러우니

不能悟於早(불능오어조) : 어려서 깨닫지 못한 탓이네

後悔難可追(후회난가추) : 후회해도 돌이키기 어려워

寤?甚如?(오벽심여도) : 깨닫고 보니 가슴이 방아 찧듯 하네.

況未盡忠孝(황미진충효) : 하물며 충효도 다하지 못했으니

此外何求討(차외하구토) : 이외에 무엇을 구하고 찾겠는가.

生爲一罪人(생위일죄인) : 살아서는 한 죄인이요

死作窮鬼了(사작궁귀료) : 죽어서는 궁색한 귀신이 되리

更復騰虛名(갱부등허명) : 다시 헛된 명예심 또 일어나니

反顧增憂悶(반고증우민) : 돌아보면 근심과 번민이 더해지네.

百歲標余壙(백세표여광) : 백년 후에 내 무덤에 표할 때는

當書夢死老(당서몽사로) : 꿈속에 죽은 늙은이라 써주시게나

庶幾得我心(서기득아심) : 행여나 내 마음 아는 이 있다면

千載知懷抱(천재지회포) : 천년 뒤에 속마음 알 수 있으리.

蓮經讚 연경찬

雲起千山曉(운기천산효) : 온 산 새벽인데 구름 일고

風高萬木秋(풍고만목추) : 바람은 높이 불어 나무마다 가을이네

石頭城下泊(석두성하박) : 성 아래 돌 머리에 묵으니

浪打釣魚舟(낭타조어주) : 물결은 고깃배에 부딪는다.

古風十九首 고풍십구수

始皇倂六國(시황병육국) : 진시황 여섯 나라를 삼키니

時號爲强秦(시호위강진) : 그 때 사람들이 强秦이라 하였네

焚蕩先王書(분탕선왕서) : 선왕들의 책을 불살라 버리니

四海皆鼎新(사해개정신) : 온 세상이 다 세로와 졌었지

自稱始皇帝(자칭시황제) : 스스로 시황제라 치아니

率土皆稱臣(솔토개칭신) : 천하 백성이 신하가 되었네

防胡築長城(방호축장성) : 오랑캐를 막고 만리장성을 쌓고

望海勞東巡(망해노동순) : 바다 보려 수고로이 동쪽 땅 돌기도 했어라

驪山宮闕壯(려산궁궐장) : 여산 궁궐은 장대하고

複道橫高旻(복도횡고민) : 낭하가 높은 하늘 가로질렀지만

楚人一炬後(초인일거후) : 초나라 사람 한 번 올린 횃불에

空餘原上塵(공여원상진) : 언덕 위에 티끌만 남아 있다오.

登樓 등루

向晩山光好(향만산광호) : 해질녘 산색은 아름답고

登臨古驛樓(등림고역루) : 오래된 역의 누대에 오른다.

馬嘶人去遠(마시인거원) : 말은 울고 사람은 멀어지고

波靜棹聲柔(파정도성유) : 물결은 고요하니 노 젓는 소리 부드럽다.

不淺庾公興(불천유공흥) : 유공의 흥취가 옅지 않아

堪消王粲憂(감소왕찬우) : 완찬의 근심을 녹일 만하다

明朝度關外(명조도관외) : 내일 아침이면 관 밖을 건너리니

雲際衆峰稠(운제중봉조) : 저 멀리 구름 끝에 산봉우리들 빽빽하다.

古柳 고류

古柳蟬聲急(고류선성급) : 오래된 버드나무에 매미 소리 급하니

他鄕此日情(타향차일정) : 타향살이 오늘의 내 마음이로다.

長天列峀碧(장천열수벽) : 먼 하늘에 벌리어 있는 산은 푸르고

疎雨半江明(소우반강명) : 성긴 비에 강은 반쯤은 밝구나.

晝永移書榻(주영이서탑) : 낮이 길어 책상을 옮겨놓고

天晴洗酒罌(천청세주앵) : 샘물이 맑아 술병을 씻어본다.

爾來來訪少(이래내방소) : 요즘 와서는 찾는 이도 적어지고

牢落轉無營(뇌락전무영) : 뇌락하여 갈수록 할 일이 없어지는구나.

登昭陽亭 등소양정

鳥外天將盡(조외천장진) : 새는 하늘 밖으로 날아가고

愁邊恨不休(수변한불휴) : 시름에 겨워 한이 그치지 않는다.

山多從北轉(산다종북전) : 산은 많아서 북쪽에서 굴러오고

江自向西流(강자향서류) : 강은 스스로 서쪽을 향해 흐른다.

雁下沙汀遠(안하사정원) : 기러기 날아 내리는 모래톱은 아득하고

舟回古岸幽(주회고안유) : 배 돌아오니 옛 언덕 그윽하다

何時抛世網(하시포세망) : 언제나 세상 그물 던져 버리고

乘興此重遊(승흥차중유) : 흥에 겨워 여기 와서 다시 놀아볼까.

地僻 지벽

地僻無人事(지벽무인사) : 땅이 궁벽하여 사람 일은 없고

春情惻惻寒(춘정측측한) : 봄의 정은 가엾게 차갑기만 하다.

風搖千尺樹(풍요천척수) : 바람은 천 척 높은 나무를 흔들고

雲過萬重山(운과만중산) : 구름은 만 겹 싸인 산을 지난다.

歲月常?疾(세월상침질) : 세월은 늘 침울하고 빠른데

年華少展顔(년화소전안) : 세월은 언제나 얼굴 펴는 일이 적구나

誰知潘岳?(수지반악빈) : 누가 알리오, 반악의 흰 귀밑머리

愁至最先斑(수지최선반) : 근심이 오면 가장 먼저 얼룩지는 줄을

閑寂 한적

自少無關意(자소무관의) : 젊어서부터 세상일에 무관심하여

而今?素心(이금협소심) : 지금은 욕심 없는 마음이 유쾌하다

種花連竹塢(종화연죽오) : 꽃을 심어 대숲 언덕에 연결하고

蒔藥避棠陰(시약피당음) : 아가위 그늘 피해 약초를 모종낸다.

苔蘚人?少(태선인종소) : 이끼 끼어 사람 자취 드물고

琴書樹影深(금서수영심) : 나무 그늘 깊이 거문고와 책이 있도다.

從來樗散質(종래저산질) : 전부터 허약한 체질이라

更來病侵尋(갱래병침심) : 다시 병이 침입해 찾아드는구나.

俯仰 부앙

俯仰杳無垠(부앙묘무은) : 내려보고 쳐다봐도 아득히 끝없는데

其中有此身(기중유차신) : 그 가운데 이 몸 태어나 사는구나.

三才參竝立(삼재참병립) : 삼재에 참여하여 나란히 서니

一理自相分(일리자상분) : 한 가지 이치가 자연히 나누어진다.

形役爲微物(형역위미물) : 몸에 구속되어 보잘것없는 사람 되니

躬行卽大君(궁행즉대군) : 몸소 실천하면 큰 인물이 되는 법이도다.

古今何間斷(고금하간단) : 예와 지금에 무슨 단절이 있을까

堯舜我同群(요순아동군) : 요임금 순임금도 나와 한 무리인 것을

渤海 발해

渤海秋深驚二毛(발해추심경이모) : 발해에 가을 깊으니 새치머리 놀라게하고

鴻飛遵渚求其曹(홍비준저구기조) : 기러기도 물가에 내려 제 무리를 찾는구나

莫思閑事祗自勞(막사한사지자노) : 한가한 일 생각치 말자, 나만 피곤하구나

且與?杓同死生(차여당표동사생) : 음악과 술과 생사를 같이하여

逞盡丈夫平生豪(령진장부평생호) : 장부의 평생호기를 다 부려보자구나.

渭川漁釣圖 위천어조도

風雨蕭蕭拂釣磯(풍우소소불조기) : 비바람에 날이 쓸쓸하여 낚싯대를 떠나니

渭川魚鳥識忘機(위천어조식망기) : 위천의 물고기와 새들도 알아보고 미끼를 문다

如何老作鷹揚將(여하노작응양장) : 어찌하여 늙어서도 매처럼 용맹을 떨쳐

空使夷齊餓採薇(공사이제아채미) : 백이숙제로 하여 헛되이 굶어죽게 하였나

서민 敍悶

八朔解他語(팔삭해타어) : 여덟 달만에 남의 말 알아들었고

三朞能綴文(삼기능철문) : 세 돌에 글을 엮을 수 있었네

雨花吟得句(우화음득구) : 비와 꽃을 읊어 싯구를 얻었고

聲淚手摩分(성루수마분) : 소리와 눈물 손으로 만져 구분했네

上相臨庭宇(상상림정우) : 높은 정승 우리 집에 찾아 오셨고

諸宗?典墳(제종황전분) : 여러 종중에서 많은 책을 선사했네

期余就仕日(기여취사일) : 내가 벼슬하는 날에는

經術佐明君(경술좌명군) : 경학으로 밝은 임금 도우려 했네“

장지 壯志

壯志桑弧射四方(장지상호사사방) : 큰 뜻으로 뽕나무 활 사방에 쏘면서

東丘千里負淸箱(동구천리부청상) : 동쪽나라 천리길 푸른 상자지고 다녔네

欲參周孔明仁義(욕참주공명인의) : 조공과 공자에 참여하여 인의를 밝히며

又學孫吳事戚揚(우학손오사척양) : 또 손자와 오기의 병법을 배워 척야의 무술 익혔네

運到蘇秦懸相印(운도소진현상인) : 우수가 닿으면 소진처럼 정승이 되고

命窮正則賦離騷(명궁정칙부이소) : 운명이 궁하면 정칙처럼 이소경이나 지으리

如今落魄無才思(여금낙백무재사) : 지금은 낙백하여 한 치의 재사도 없으니

曳杖行歌類楚狂(예장행가류초광) : 지팡이 끌고 노래하기가 초나라 광접여와 같네

주경 晝景

天際?雲晝不收(천제동운주불수) : 하늘가 붉은 구름 낮에도 걷히지 않고

寒溪無響草莖柔(한계무향초경유) : 차가운 개울물 소리 없고 풀줄기는 부드럽네

人間六月多忙熱(인간육월다망열) : 인간세상 유월은 바쁘고도 무더우니

誰信山中枕碧流(수신산중침벽류) : 산 속에서 푸른 물 베개한 줄을 누가 믿어줄까

수락산성전암 水落山聖殿庵

山中伐木響丁丁(산중벌목향정정) : 산속에 나무치는 소리 정정거리고

處處幽禽弄晩晴(처처유금농만청) : 곳곳에 깊숙한 산새는 늦어 갠 날을 노래한다

碁罷溪翁歸去後(기파계옹귀거후) : 바둑을 마친 개울가 늙은이 돌아간 뒤

綠陰移案讀黃庭(녹음이안독황정) : 푸른 그늘에 책상을 옮기고 황정경을 읽는다

무제 1無題

石泉凍合竹扉關(석천동합죽비관) : 바위샘물 얼어붙고 합죽선 닫아걸고

剩得深閑事事閑(잉득심한사사한) : 마음의 한가함 얻으니 일마다 한가롭다

?影入窓初出定(첨영입창초출정) : 처마 그림자 창에 들자 비로소 선정에서 나와

時聞霽雪落松閑(시문제설낙송한) : 가끔씩 소나무 사이에서 눈 떨어지는 소리 듣는다

무제 2無題

不?偸得未央丸(불회투득미앙환) : 구태어 미앙환을 탐낼 필요 없느니

境靜偏知我自閑(경정편지아자한) : 경계가 고요하여 내가 편안함을 조금 알겠도다

命僕竹筒連野澗(명복죽통연야간) : 하인에게 대통을 들판 개울에 이어 놓게하니

一條飛玉細珊瑚(일조비옥세산호) : 한 줄기 나는 옥같은 물방울이 산호처럼 고아라

무제 3無題

十錢新買小魚船(십전신매소어선) : 십전 들여 작은 고깃배 사서

搖棹歸來水竹邊(요도귀래수죽변) : 노 저어 수죽가로 돌아왔도다

占得江湖風雨夢(점득강호풍우몽) : 강호의 바람과 풍우의 꿈을 얻으니

箇中淸興與誰傳(개중청흥여수전) : 그 속에 맑은 흥취 누구에게 전해줄까

서금오신화후 1書金鰲新話後

矮屋靑氈暖有餘(왜옥청전난유여) : 작은 집에 푸른 담요엔 따스한 기운 넉넉하고

滿窓梅影月明初(만창매영월명초) : 매화 그림자 창에 가득하고 달이 처음 밝아온다

挑燈永夜焚香坐(도등영야분향좌) : 기나긴 밤을 등불 돋우고 향 사르고 앉으니

閑著人間不見書(한저인간불견서) : 한가히 세상에서 보지 못한 글을 짓고 있노라

서금오신화후 2書金鰲新話後

玉堂揮翰已無心(옥당휘한이무심) : 옥당에서 글짓는 것은 이미 마음에 없고

端坐松窓夜正深(단좌송창야정심) : 소나무 창에 단정히 앉으니 깊은 밤이라

香?銅甁烏?靜(향관동병오궤정) : 향관과 동병과 오궤는 고요하기만 한데

風流奇話細搜尋(풍류기화세수심) : 풍루스런 기이한 이야기 자세히 찾아본다

관소 灌蔬

蕭散遺人事(소산유인사) : 쓸쓸히 인생만사 잊고

持瓢灌小園(지표관소원) : 박을 들고 작은 밭에 물을 준다

風過菜花落(풍과채화락) : 바람이 스치지 나물꽃 떨어지고

露重芋莖飜(노중우경번) : 이슬이 심하게 내려 토란 줄이 뒤집히네

地險畦町短(지험휴정단) : 땅이 험해 밭 두둑 짧고

山深草樹繁(산심초수번) : 산이 깊어 초목은 무성하도다

晩年勸學圃(만년권학포) : 늙어서 채소재배 배우기를 권하나

不是效如樊(불시효여번) : 번지를 본받으라는 것은 아니라오

해월 海月

年年海月上東?(연년해월상동추) : 해마다 바닷달 동켠에서 떠올라

來我床前遺我愁(내아상전유아수) : 내 평상으로 와 근심을 가져주네

萬里更無纖?隔(만리갱무섬예격) : 만리장공에 조금도 막히는 것 없어

一天渾是玉壺秋(일천혼시옥호추) : 온 하늘이 모두 옥병같은 가을이로다

秦宮漢苑人橫笛(진궁한원인횡적) : 진나라 궁궐과 한나라 정원에서 피리 부는 사람

楚水吳江客艤舟(초수오강객의주) : 초나라 오나라 강가에서 배를 대는 나그네

離合悲歡應共伴(이합비환응공반) : 만나고 헤어짐과 슬퍼하고 기뻐함 함께 하리니

停杯且莫問從由(정배차막문종유) : 잠시 술잔을 멈추고 그 이유를 묻지 말아라

희청 喜晴

昨夜屢陰晴(작야루음청) : 어제밤 여러 번 흐렸다가 날이 개니

今朝喜見日(금조희견일) : 오늘 아침 해를 보니 기쁘기만 하다

陰陰夏木長(음음하목장) : 여름 나무는 자라서 그늘지고

??鳴寒?(혜혜명한찰) : 가을을 알리는 매미는 쓰르르 울어댄다

樹有?與樗(수유력여저) : 나무로는 가죽나무와 참나무가 있고

穀有稗與?(곡유패여려) : 곡식에는 피와 조가 있도다

世我苦相違(세아고상위) : 세상과 나는 괴롭게도 서로 어긋나고

年來添白髮(년래첨백발) : 나이는 많아져 백발이 늘어난다

開襟納新凉(개금납신량) : 옷깃을 헤치고 새로이 시원함 드니

淸風轉??(청풍전표?) : 맑은 바람 더욱 휘몰아 부는구나

설복노화 雪覆蘆花

滿江明月照平沙(만강명월조평사) : 강에 가득한 밝은 달빛 모래벌을 비추고

裝點漁村八九家(장점어촌팔구가) : 어촌 열 아홉 가구를 환하게 장식하는구나

更有一般淸絶態(갱유일반청절태) : 다시 하나의 맑고도 뛰어난 자태 있으니

??白雪覆蘆花(개개백설복노화) : 차갑게도 흰 눈이 갈대꽃을 눌러 덮었구나

몽중작 夢中作

一間茅屋雨蕭蕭(일간모옥우소소) : 한 칸 초가에 우수수 비 내리니

春半如秋意寂廖(춘반여추의적료) : 봄이 한참인데도 가을처럼 마음이 적료하다

俗客不來山鳥語(속객불래산조어) : 세상 손님 오지 않고 산새만 지저귀는데

箇中淸味?誰描(개중청미천수묘) : 그 중에 맑은 맛은 누구에게 부탁하여 그려낼까

정야 靜夜

三更耿不寐(삼경경불매) : 깊은 밤 근심에 잠은 오지 않고

明月滿東窓(명월만동창) : 밝은 달만 동쪽 창에 가득하구나

杜口傳摩詰(두구전마힐) : 임 막고 왕유를 전하고

無心學老龐(무심학노방) : 무심코 늙은 방씨의 은거함만 배웠네

最憐淸似水(최련청사수) : 물처럼 맑은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安得筆如?(안득필여강) : 어찌 깃대 같은 붓을 얻을 수 있을까

剪燭拈新語(전촉념신어) : 초심지 자르며 새로운 말을 찾아내고

排聯押韻雙(배련압운쌍) : 배율시를 지으며 운을 맞춘다

월색月色

長空月色正嬋娟(장공월색정선연) : 높은 하늘에 달빛이 고와

?枕夜凉人未眠(의침야량인미면) : 싸늘한 밤, 베개 베고 누워도 잠은 오지 않네

何處斷腸江上笛(하처단장강상적) : 어디선가 애끊는 강 위의 피리소리

一聲吹破碧雲天(일성취파벽운천) : 한 곡조 피리소리 푸른 하늘 구름을 흩어버린다

월야독보정중 月夜獨步庭中

滿身風露正凄凄(만신풍로정처처) : 몸에 가득한 바람과 이슬 쓸쓸하기만 한데

夜半鐘殘斗已西(야반종잔두이서) : 깊은 밤, 종소리 잦아들고 북두성은 서쪽으로 기운다

松鶴有機和月?(송학유기화월려) : 소나무에 앉은 학 마음 있어 달에 화답하여 울고

草蟲牽恨向人啼(초충견한향인제) : 풀벌레 한에 끌리어 사람 향해 우는구나

半窓孤枕燈花落(반창고침등화락) : 홀로 누운 창에 등불 불꽃이 떨어지고

幽樹一庭簾影低(유수일정렴영저) : 나무 그윽한 뜰에 발 그림자 나직하구나

侍者正眠呼不起(시자정면호불기) : 시중 드는 이, 바로 잠 들어 불러도 일어나지 않고

好詩吟了便旋題(호시음료편선제) : 좋은 시 읊고나서 바로 시 제목 생각해본다

야심 夜深

夜深山室月明初(야심산실월명초) : 깊은 밤, 산실에 달 밝은 때

靜坐挑燈讀隱書(정좌도등독은서) : 고요히 앉아 등불 돋워 은서를 읽는다

虎豹亡曹相怒吼(호표망조상노후) : 무리 잃은 호랑이와 표범들 어르렁거리고

?梟失伴競呵呼(치효실반경가호) : 소리개 올빼미 짝을 잃고 다투어 부르짖는다

?生爭似安吾分(이생쟁사안오분) : 편안한 삶 다툼이 어찌 내 분수에 편안만 하리오

却老無如避世居(각로무여피세거) : 도리어 늙어서는 세상 피하여 사는 것만 못하리라

欲學鍊丹神妙術(욕학련단신묘술) : 오래 사는 범을 배우려 하시려면

請來泉石學?疏(청래천석학용소) : 자연을 찾아 한가하고 소탈한 것이나 배워보시오

주의 晝意

庭花陰轉日如年(정화음전일여년) : 뜰에 핀 꽃 그늘 돌아 하루가 일년 같은데

一枕淸風直萬錢(일침청풍치만전) : 베개로 불어드는 맑은 바람 만금의 값나가네

人世幾回芭鹿夢(인세기회파록몽) : 사람은 몇 번이나 득실을 헤아리는 꿈을 꾸는가

想應終不到林川(상응종부도임천) : 그러나 생각은 끝내 자연의 삶에 이르지 못하리라

월야우제 月夜偶題

滿庭秋月白森森(만정추월백삼삼) : 뜰에 가득한 가을달 흰빛 창창하고

人靜孤燈夜已深(인정고등야이심) : 외로운 불빛, 사람은 말이 없고 밤은 깊어간다

風淡霜淸不成夢(풍담상청불성몽) : 살랑거리는 바람, 맑은 서리에 잠은 오지 않고

紙窓簾影動禪心(지창염영동선심) : 종이 창의 발 그림자에 부처마음 이는구나

월야月夜

絡緯織床下(낙위직상하) : 여치는 평상 아래에서 베짜듯 울고

月白淸夜永(월백청야영) : 밝은 달빛, 맑은 밤은 길기도하여라

靈臺淡如水(영대담여수) : 마음은 물 같이 담담하고

萬像森復靜(만상삼부정) : 만물은 가득하고 고요하기만 하다

風動鳥搖夢(풍동조요몽) : 바람 불어 새는 꿈에서 깨고

露滴鶴?驚(노적학송경) : 이슬방울에 학은 놀라 움추리는구나

物累不相侵(물루불상침) : 만물의 질서는 서로 침해하지 않으니

箇是招提境(개시초제경) : 그것이 바로 부처님 나라의 경지이로다

중추야신월1中秋夜新月

半輪新月上林梢(반륜신월상림초) : 둥그레한 초승달 나무가지 끝에 뜨면

山寺昏鐘第一鼓(산사혼종제일고) : 산사의 저녁종이 처음으로 울려온다

淸影漸移風露下(청영점이풍로하) : 맑은 그림자 옮아오고 바람과 이슬이 내리는데

一庭凉氣透窓凹(일정량기투창요) : 온 뜰에 서늘한 기운 창틈을 스며든다

중추야신월2中秋夜新月

白露溥溥秋月娟(백로부부추월연) : 흰 이슬 방울지고 가을달빛 고운데

夜???近床前(야충즐즐근상전) : 밤 벌레소리 시꺼럽게 침상에 앞에 들려오네

如何?我閒田地(여하감아한전지) : 나의 한가한 마음 흔들어 놓으니 나는 어찌하랴

起讀九辯詞一篇(기독구변사일편) : 일어나 구변의 노래 한 편을 읽고있도다

구우久雨

茅?連日雨(모첨연일우) : 초가에 연일 비 내려

且喜滴庭際(차희적정제) : 처마에 물방울지니 우선은 기쁘구나

底事消淸晝(저사소청주) : 무슨 숨겨진 일로 깨끗한 하루 보낼꺼나

窮愁著隱書(궁수저은서) : 궁색하고 근심스러우니 은서나 지어볼리라

소우(疏雨)-김시습(金時習)

疏雨蕭蕭閉院門(소우소소폐원문) : 소슬한 가랑비에 문을 닫고

野棠花落擁籬根(야당화락옹리근) : 해당화 뜰어져 울타리밑에 쌓였구나

無端一夜芝莖長(무단일야지경장) : 까닭없이 밤새도록 지초 줄기 자라나

溪上淸風屬綺園(계상청풍속기원) : 개울 위로 불어오는 맑은 바람 기원과 같아라

우중민극(雨中悶極)-김시습(金時習)

連空細雨織如絲(연공세우직여사) : 베를 짜는 양 가랑비 하늘에 가득하고

獨坐寥寥有所思(독좌요요유소사) : 적적히 홀로 앉으니 생각나는 바가 많구나

窮達縱云天賦與(궁달종운천부여) : 궁하고 달하는 것 하늘이 준 것이라 하지만

行藏只在我先知(행장지재아선지) : 가고 머물고는 내게 있음을 알고 있다네

??麥?秋聲急(비비맥롱추성급) : 부슬부슬 비 내리는 보리밭에 가을소리 급하고

漠漠稻田晩色遲(막막도전만색지) : 막막한 벼밭엔 저녁빛이 늦어 드는구나

老大?生何事好(노대이생하사호) : 늙어서 편안한 삶에는 어떤 일이 좋은가

竹床凉?乍支?(죽상량점사지이) : 대나무 평상에 서늘한 돗자리에서 턱이나 괴는 것이네

산거山居

山勢周遭去(산세주조거) : 산세는 주변을 둘러싸고

江流?妙廻(강류표묘회) : 강물은 흘러 옥빛처럼 흘러간다

一鳩鳴白晝(일구명백주) : 비둘기 한 마리 한낮을 울어대고

雙鶴啄靑苔(쌍학탁청태) : 한 쌍의 학은 푸른 이끼 쪼아댄다

?笏看雲度(주홀간운도) : 홀을 잡고 흘러가는 구름 바라본다

吟詩逼雨催(음시핍우최) : 시 읊으며 비를 재촉하노라

我如陶然靖(아여도연정) : 나는 도연명과 같아서

守拙碧雲堆(수졸벽운퇴) : 푸른 구름 더미에 쌓여 졸함을 지켜사노라

유거幽居)

幽居臥小林(유거와소림) : 숲 속에 누워 그윽히 사니

靜室一煙氣(정실일연기) : 고요한 방안에 한 줄기 향기오른다

夜雨林花爛(야우임화란) : 밤비에 숲 속 꽃이 찬란하고

梅天風氣凉(매천풍기량) : 육칠 월 날씨에 바람은 서늘하구나

葉濃禽語警(엽농금어경) : 나뭇잎 짙고 새들은 지저귀고

泥濕燕飛忙(니습연비망) : 진흙에 질퍽하고 제비는 바삐 날아다닌다

何以消長日(하이소장일) : 긴 날을 어찌 보낼 것인가

新詩寫數行(신시사수행) : 새로운 시나 몇 줄 지어볼까나

제소림암題小林菴

禪房無塵地(선방무진지) : 선방 티끌없는 그곳에

逢僧話葛藤(봉승화갈등) : 스님을 만나 얽힌 이야기 나눈다

身如千里鶴(신여천리학) : 몸은 천 리를 나는 학 같고

心似九秋鷹(심사구추응) : 마음은 가을 철 매 같도다

石逕尋雲到(석경심운도) : 돌길에 구름 찾아 여기에 와

松窓獨自?(송창독자빙) : 소나무 창가에 홀로 기대어본다

無端更回首(무단갱회수) : 까닭없이 다시 머리 돌려보니

山色碧??(산색벽릉증) : 산빛은 푸르고 험하기만 하구나

춘유산사春遊山寺

春風偶入新耘寺(춘풍우입신운사) : 봄바람 불어 우연히 신운사에 들러보니

房閉僧無苔滿庭(방폐승무태만정) : 스님도 없는 승방, 뜰에 이끼만 가득하다

林鳥亦知遊客意(임조역지유객의) : 숲 속의 새들도 나그네 마음 알고

隔花啼送兩二聲(격화제송양이성) : 꽃 넘어 저곳, 새는 두세 울음 울어 보내네

수파령水波嶺

小?周遭水亂回(소헌주조수난회) : 작은 봉우리를 둘러 물이 어지러이 휘돌고

千章喬木蔭巖?(천장교목음암외) : 일천 그루 높은 나무 바위 가에 그늘지운다

山深不見人?迹(산심불견인종적) : 산 깊어 사람의 자취 보이지 않고

幽鳥孤猿時往來(유조고원시왕래) : 깊은 산에 외로운 원숭이만 때때로 오고간다

우중서회雨中書懷

滿溪風浪夜來多(만계풍랑야래다) : 개울 가득한 풍랑 밤새 많아지니

茅屋蓬扉奈若何(모옥봉비내약하) : 초가집 사립문은 어찌 해야하는가

亂滴小?聲可數(난적소첨성가수) : 처마에 떨어지는 빗소리 헤아릴 수도 있으니

塊然身在碧雲窩(괴연신재벽운와) : 외롭도다, 이내 몸은 푸른 구름 속에 있는 듯하여라

설효1雪曉

滿庭雪色白??(만정설색백개개) : 뜰에 가득한 눈빛은 희고 아름다워라

瓊樹銀花次第開(경수은화차제개) : 옥나무 은빛 눈꽃이 차례로 피어나는구나

向曉推窓頻著眼(향효추창빈저안) : 새벽 되어 창문 열고 자주 눈을 돌리니

千峰秀處玉崔嵬(천봉수처옥최외) : 일천 봉우리 빼어난 곳에 옥이 높게도 쌓였구나

설효2雪曉

我似袁安臥雪時(아사원안와설시) : 내가 원안처럼, 눈에 누워있어

小庭?掃捲簾遲(소정용소권렴지) : 조그마한 뜰도 쓸기 싫고, 발마저 늦게 걷는다

晩來風日茅?暖(만래풍일모첨난) : 늦어 부는 바람과 해, 초가집 처마 따뜻해져

閒看前山落粉枝(한간전산락분지) : 한가히 앞산을 보니, 나무가지에서 떡가루가 떨어진다

설효3雪曉

東籬金菊褪寒枝(동리금국퇴한지) : 동쪽 울타리에 금국화의 퇴색된 울타리

霜?千枝??垂(상친천지개개수) : 서리 내의 천 가지에 하나하나 널어 놓았다

想得夜來重壓雪(상득야래중압설) : 생각건데, 밤동안에 무겁게 눌린 눈

從今不入和陶詩(종금불입화도시) : 이제부터 도연명의 화운시에도 들지 못한다

촌등村燈

日落半江昏(일락반강혼) : 해가 지니 강의 절반이 어둑해져

一點明遠村(일점명원촌) : 한 점 등불 아득히 먼 고을 밝힌다

熒煌穿竹徑(형황천죽경) : 등불의 불빛은 대나무 좁은 길을 꾾고

的歷透籬根(적력투리근) : 또렷하게 울타리 밑을 비춰오는구나

旅館愁閒雁(여관수한안) : 여관에 들려오는 기러기 소리 수심겹고

紗窓倦繡鴛(사창권수원) : 비단 창가 비치는 원앙 수놓기 권태롭구나

蕭蕭秋葉雨(소소추엽우) : 우수수 가을잎에 내리는 비

相對正銷魂(상대정소혼) : 마주 바라보니 내 넋이 녹아버리는구나

도점陶店

兒打??翁?籬(아타청정옹철리) : 아이는 잠자리 잡고, 노인은 울타리 고치는데

小溪春水浴??(소계춘수욕로자) : 작은 개울 흐르는 봄물에 가마우지 먹을 감는다

靑山斷處歸程遠(청산단처귀정원) : 청산 끊어진 곳에서, 돌아 갈 길은 아득한데

橫擔烏藤一?枝(횡담오등일개지) : 검은 등나무 덩굴 한 가지가 비스듬히 메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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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영정, 충남 유형문화재 제64호, 충남 부여군 외산면 ...

<금오신화>, 김시습 지음

본관은 강릉. 자는 열경(悅卿), 호는 매월당(梅月堂)·동봉(東峰)·벽산청은(碧山淸隱)·췌세옹(贅世翁) 등이며 법호는 설잠(雪岑)이다. 신라 태종무열왕의 6세손인 김주원(金周元)의 후손이다. 무반 계통으로 충순위(忠順衛)를 지낸 김일성(金日省)의 아들이다.

생후 8개월에 글뜻을 알았고 3세에 능히 글을 지을 정도로 천재적인 재질을 타고 났다. 5세에는 세종의 총애를 받았으며, 후일 중용하리란 약속과 함께 비단을 하사받기도 했다. 나아가 당시의 석학인 이계전(李季甸)·김반(金泮)·윤상(尹祥)에게서 수학하여 유교적 소양을 쌓기도 했다. 그의 이름인 시습(時習)도 〈논어 論語〉 학이편(學而篇) 중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과거준비로 삼각산 중흥사(三角山 中興士)에서 수학하던 21세 때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내고 대권을 잡은 소식을 듣자 그 길로 삭발하고 중이 되어 방랑의 길을 떠났다(→ 생육신). 그는 관서·관동·삼남지방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백성들의 삶을 직접 체험했는데, 〈매월당시사유록 每月堂詩四遊錄〉에 그때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31세 되던 세조 11년 봄에 경주 남산(南山) 금오산(金鰲山)에서 성리학(性理學)과 불교에 대해서 연구하는 한편,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지었던 것으로 보인다. 37세에 서울 성동(城東)에서 농사를 직접 짓고 환속하는 한편 결혼도 했다. 벼슬길로 나아갈 의도를 갖기도 했으나 현실의 모순에 불만을 품고 다시 관동지방으로 은둔, 방랑을 하다가 충청도 홍산(鴻山) 무량사(無量寺)에서 59세를 일기로 일생을 마쳤다.

그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 속에서 어느 곳에도 안주하지 못한 채 기구한 일생을 보냈는데, 그의 사상과 문학은 이러한 고민에서 비롯한 것이다. 전국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얻은 생활체험은 현실을 직시하는 비판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시야를 넓게 했다. 그의 현실의 모순에 대한 비판은 불의한 위정자들에 대한 비판과 맞닿으면서 중민(重民)에 기초한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이상을 구가하는 사상으로 확립된다. 한편 당시의 사상적 혼란을 올곧게 하기 위한 노력은 유·불·도 삼교(三敎)를 원융적(圓融的) 입장에서 일치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 불교적 미신은 배척하면서도 조동종(漕洞宗)의 인식론에 입각하여, 불교의 종지(宗旨)는 사랑(자비)으로 만물을 이롭게 하고 마음을 밝혀 탐욕을 없애는 것이라고 파악한다. 또 비합리적인 도교의 신선술(神仙術)을 부정하면서도 기(氣)를 다스림으로써 천명(天命)을 따르게 하는 데 가치가 있다고 한다. 즉 음양(陰陽)의 운동성을 중시하는 주기론적(主氣論的) 성리학의 입장에서 불교와 도교를 비판, 흡수하여 그의 철학을 완성시키고 있는데, 이런 철학적 깨달음은 궁극적으로는 현실생활로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저(遺著)로는 〈금오신화〉·〈매월당집 梅月堂集〉·〈매월당시사유록〉 등이 있다.

[출처] 자료집|작성자 sdream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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