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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성장률, 최악상황땐 ―2.2%”

鶴山 徐 仁 2020. 8. 29. 11:43

박희창 기자 , 장윤정 기자

 

입력 2020-08-28 03:00:00 수정 2020-08-28 03:00:00


3개월만에 0.4%P 낮춰잡아
겨울까지 코로나 창궐 가정한 수치… ‘9월까지 지속’ 기본 전제땐 ―1.3%
역대 최장 장마도 겹쳐 ‘설상가상’… 금통위, 기준금리 현 0.50% 동결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이 ―1.3%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따라 ―2%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성장률 회복의 여지는 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달려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 석 달 만에 성장률 전망치 대폭 낮춰


한은은 27일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9월 말까지 지속(기본 시나리오)된다는 가정 아래 성장률이 ―1.3%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5월 전망치(―0.2%)보다 대폭 낮춰 잡은 것이다. 취업자 수는 작년 대비 13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만약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내년 1분기(1∼3월)까지 영향을 미치면(비관 시나리오) 성장률은 ―2.2%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봤다. 6·25전쟁 이후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건 외환위기가 덮쳤던 1998년(―5.1%)과 오일쇼크 때였던 1980년(―1.6%)뿐이다.

 

기본 시나리오인 ―1.3%를 달성하기 위해선 하반기(7∼12월)에 전년 동기 대비 ―1.8%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올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은 ―2.9%였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재확산이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 소비와 수출 회복이 5월에 전망했던 것보다 더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을 꺼리고 국내외 여행이 위축되면서 민간 소비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유례없이 장마가 길어진 것도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에어컨 등 여름 가전 판매가 줄었고, 야외 활동이 감소하면서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모두 저조했기 때문이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장마 요인으로 3분기 성장률이 0.1%포인트에서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 코로나19에 달린 하반기 경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앞으로의 성장 흐름은 사실상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그에 따른 정부의 대응과 각 경제 주체들의 행태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재확산 방지에 일정 부분 성공하면서 수출 증가 폭이 6월 0.5%에서 7월 7.2%로 증가하는 등 빠른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5일 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유일하게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만 1%에서 1.9%로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면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또다시 꺼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 총재는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이 크게 확대돼 실물 경기에 대한 충격이 상당히 커지는 상황을 가정해 보면 금리 정책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로 대응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은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50%로 동결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로존과 일본은 기준금리를 한번에 0.1%포인트씩 낮추기도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안 펴봤던 정책도 과감히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 정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재난지원금은 한번 쓰면 없어지기 때문에 정부 소비보다는 2분기(4∼6월)에 0%에 가까웠던 정부 투자를 더 많이 늘려 나가야 성장률이 힘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