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8월
시인 "모윤숙"은
경기도 광주 산곡을
헤매다가...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소위)을 만났다.
그리곤 시를 썼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
나는 광주 산곡을
헤매다가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났다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런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구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
엎드려
그 젊은 죽음을
통곡하며 듣노라 !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원수가 밀려오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숨지었노라
내 손에는 범치 못할 총대
내 머리엔 깨지지 않을
철모가 씌어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 번도 비겁하지 않았노라
그보다도 내 피 속엔
더 강한 혼이 소리쳐
달리었노라
산과 골짜기
무덤과 가시숲을
이순신 같이
나폴레옹 같이
시이저 같이
조국의 위험을 막기 위해 밤낮으로 앞으로 앞으로 진격! 진격
원수를 밀어가며 싸웠노라
나는 더 가고 싶었노라
저 머나먼 하늘까지
밀어서 밀어서 폭풍우 같이
뻗어가고 싶었노라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무수히 날으는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노라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죽음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나의 조국
나의 사랑이여 !
숨지어 넘어진
이 얼굴의 땀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주고
저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로움을
위안해 주지 않는가!
나는 조국의 군복을 입은 채
골짜기 풀숲에 유쾌히 쉬노라
이제 나는
잠시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나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레 숨지었노니
여기 내 몸 누운 곳
이름 모를 골짜기에
밤이슬 내리는 풀숲에
아무도 모르게 우는
나이팅게일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
바람이여 !
저 이름 모를 새들이여 !
그대들이 지나는
어느 길 위에서나
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다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고
저 가볍게 날으는
봄나라 새여
혹시 네가 날으는
어느 창가에서
내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거든
나를 그리워 울지 말고,
거룩한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 일러다오
조국이여 !
동포여 !
내 사랑하는 소녀여 !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
내가 못 이룬 소원
물리치지 못한 원수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다오
물러감은 비겁하다
항복보다 노예보다 비겁하다
둘러싼 군사가 다 물러가도 대한민국 국군아 !
너만은
이 땅에서 싸워야 이긴다
이 땅에서 죽어야 산다
한번 버린 조국은
다시 오지 않으리라
다시 오지 않으리라
보라, 폭풍이 온다
대한민국이여 !
이리와 사자떼가 강과 산을 넘는다
운명이라 이 슬픔을 모른 체 하려는가
아니다, 운명이 아니다,
아니 운명이라도 좋다
우리는 운명보다 강하다 !
강하다 !
이 원수의 운명을 파괴하라
내 친구여 !
그 억센 팔다리
그 붉은 단군의 피와 혼
싸울 곳에 주저 말고
죽을 곳에 죽어서
숨지려는 조국의 생명을 불러일으켜라
“조국을 위해선
이 몸이 숨길 무덤도
내 시체를 담을 작은 관도
사양하노라
오래지 않아 거친 바람이
내 몸을 쓸어가고
젖은 땅의 벌레들이
내 몸을 즐겨 뜯어가도
나는 유쾌히 이들과 함께
벗이 되어
행복해질 조국을 기다리며
이 골짜기
내 나라 땅에
한 줌 흙이 되기 소원이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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