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에 국민은 크게 좌절… 文정부 반환점 앞두고 좌표 잃어
처음부터 매듭을 잘못 묶었고 2년 반 내내 허둥대기만 했다
박근혜 정부가 파산하고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이라는 비극적 결정을 내렸을 때 많은 국민은 대한민국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정치와 국가 경영을 동일시하는 기준에서는 위정자의 도덕적 파탄은 나라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국민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상 무임승차하다시피 청와대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바닥에서 시작했으니 더 떨어질 곳도 없었다. '문재인표 상품'은 만드는 족족 팔려 나갔고 대통령 지지율은 80%대로 고공 행진했다. 급기야는 '이니 마음대로' 하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여권에서 20년 집권, 30년 집권이란 말이 나온 것도 이때쯤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앞둔 지금 국민은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하실 밑에 거대한 맨홀이 뚫려 있을지 모른다는 공포감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2년 반 전 우리가 뭔가 잘못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국민도 적지 않다. '이니 마음대로' 한 2년 반 동안 대한민국은 망망대해에서 좌표를 완전히 잃어 버렸다.
무엇보다 경제가 엉망이 되었다. 소득 주도 성장,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 상품이었다. 그런데 지난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은 소득 주도 성장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무제 역시 제풀에 지쳐 좌초 직전이다. 포장만 그럴듯했지 내용물은 불량품이었다. 대책 없는 '탈원전 정책'은 또 어떤가? 적폐 청산과 공정 경제를 내세워 기업들 사기는 있는 대로 다 꺾어 놓고 이제 와서 친기업을 외치는 이중성도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 결과로 우리 경제는 올해 1%대 성장률이 기정사실로 굳어가고 있는 것이다.
외교 안보 역시 수습 불가능으로 보인다. 대학생들이 30년 만에 미국 대사관저 담을 넘었고, 아베 일본 총리는 이낙연 총리가 꺼내 놓은 문 대통령의 친서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흘 전에는 러시아 군용기가 제집 안방 드나들듯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침탈했다. 대통령이 다시 한 번 평화경제를 강조한 바로 다음 날 김정은은 금강산에 있는 우리 기업들의 시설물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침묵, 침묵, 침묵이다. 이 모든 일이 불과 지난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두 달 넘게 이어진 '조국 사태'는 국민의 자존심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 조국의 위선과 그 추종자들의 '아무 말 대잔치'에 국민은 가슴을 쳤다. 법 위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들이 그토록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자들이라는 점에 경악했다.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던 국민은 다시 한 번 좌절했다. 광화문으로 서초동으로 시민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통령은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조국 일가의 전방위 탈선을 '합법적 불공정'이라는 말로 사면했다. 시정연설에서는 공정을 27번이나 외쳤지만 여론은 얼마나 공정하지 않았으면 저러겠느냐는 냉소로 응답한다. 이제 국민의 마음을 법의 심판만으로 되돌리기엔 상처가 너무 깊다.
다음 달 9일이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된다. 대부분의 대통령이 내려올 때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올라가는 길의 보람이 없지 않 았다.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 외교, 김영삼 대통령의 하나회 척결과 금융 실명제 도입, 김대중 대통령의 외환 위기 극복, 이명박 대통령의 금융 위기 극복과 실용 외교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첫 매듭을 잘못 묶었고 2년 반 내내 그 매듭을 풀기 위해 허둥대기만 했다. 앞으로 2년 반은 더 빨리 지나갈 것이다. 풀 수 없는 매듭은 잘라 버리는 게 빠른 길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앞둔 지금 국민은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하실 밑에 거대한 맨홀이 뚫려 있을지 모른다는 공포감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2년 반 전 우리가 뭔가 잘못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국민도 적지 않다. '이니 마음대로' 한 2년 반 동안 대한민국은 망망대해에서 좌표를 완전히 잃어 버렸다.
무엇보다 경제가 엉망이 되었다. 소득 주도 성장,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 상품이었다. 그런데 지난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은 소득 주도 성장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무제 역시 제풀에 지쳐 좌초 직전이다. 포장만 그럴듯했지 내용물은 불량품이었다. 대책 없는 '탈원전 정책'은 또 어떤가? 적폐 청산과 공정 경제를 내세워 기업들 사기는 있는 대로 다 꺾어 놓고 이제 와서 친기업을 외치는 이중성도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 결과로 우리 경제는 올해 1%대 성장률이 기정사실로 굳어가고 있는 것이다.
외교 안보 역시 수습 불가능으로 보인다. 대학생들이 30년 만에 미국 대사관저 담을 넘었고, 아베 일본 총리는 이낙연 총리가 꺼내 놓은 문 대통령의 친서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흘 전에는 러시아 군용기가 제집 안방 드나들듯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침탈했다. 대통령이 다시 한 번 평화경제를 강조한 바로 다음 날 김정은은 금강산에 있는 우리 기업들의 시설물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침묵, 침묵, 침묵이다. 이 모든 일이 불과 지난 일주일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두 달 넘게 이어진 '조국 사태'는 국민의 자존심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 조국의 위선과 그 추종자들의 '아무 말 대잔치'에 국민은 가슴을 쳤다. 법 위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들이 그토록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자들이라는 점에 경악했다.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던 국민은 다시 한 번 좌절했다. 광화문으로 서초동으로 시민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통령은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조국 일가의 전방위 탈선을 '합법적 불공정'이라는 말로 사면했다. 시정연설에서는 공정을 27번이나 외쳤지만 여론은 얼마나 공정하지 않았으면 저러겠느냐는 냉소로 응답한다. 이제 국민의 마음을 법의 심판만으로 되돌리기엔 상처가 너무 깊다.
다음 달 9일이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된다. 대부분의 대통령이 내려올 때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올라가는 길의 보람이 없지 않 았다.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 외교, 김영삼 대통령의 하나회 척결과 금융 실명제 도입, 김대중 대통령의 외환 위기 극복, 이명박 대통령의 금융 위기 극복과 실용 외교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첫 매듭을 잘못 묶었고 2년 반 내내 그 매듭을 풀기 위해 허둥대기만 했다. 앞으로 2년 반은 더 빨리 지나갈 것이다. 풀 수 없는 매듭은 잘라 버리는 게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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