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로 전시 되고 있는 긴 목을 한 여인들 그림의 화가 '아메테오 모딜리아니'와 그의 영원한 연인 '잔 에뷔테른'의 그림을 통해 열정어린 삶과 죽음도 갈라 놓을 수 없었던 행복하고도 슬픈 사랑을 엿보자
< 비어트리스 헤이팅스 / 캔버스에 유채 / 60 x 48cm > - 모딜리아니
영국인으로 파리 특파원이었던 초상의 여인은 1914년~1916년까지 모딜리아니의 애인이었는데 외모, 성격, 직업 등 잔 에뷔테른과는 다른 독립심 강한 성숙한 여인으로 로자리라는 이탈리아 여성이 경영하는 작은 식당에서 처음 만나서 모딜리아니의 모델로 활동했다
갈색과 적갈색의 전체적인 차분한 분위기에서 붉은색 얼굴 만이 두드러져 강한 인상이 더욱 강하고 날카롭게 돌출되어 보인다
< 젊은 여인의 초상(루이즈) / 1915 / 두꺼운 종이에 유채 / 50 x 37cm > - 모딜리아니
모딜리아는 루이즈라는 이 여성을 모델로 두 번 그렸는데 한 번은 반신상을 그리고 그 다음은 모델에게 같은 포즈를 취하게 하고서 더 커진 사이즈의 전신상을 그렸다
붉은색과 황토색, 녹색의 배경에 우수에 젖은 몽황적인 표정의 여인은 궁금증을 유발한다
< 산호 목걸이를 한 한 여성 / 1918 / 캔버스에 유채 / 92.8 x 65.8cm > - 모딜리아니
다소곳한 자태의 여성미가 돋보이는 이 여인의 초상은 눈에 익숙한 그림이다 짙은 의상과 대조적인 붉은 목걸이와 팔찌는 권위적이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산뜻하게 와 닿으며 앞을 응시하고 있는 커다란 두 눈동자는 내 발길을 잡아끌었다 < 큰 모자를 쓴 잔 에뷔테른 / 1918 / 캔버스에 유채 / 55 x 38cm > - 모딜리아니
커다란 모자의 차양이 감싸고 있는 갸름한 계란형 얼굴의 에뷔테른,, 전체적으로 매끈한 채색인데 짙고 어두운 배경이 그녀의 모습을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그다지 어두워 보이는 표정은 아니지만 눈동자 없는 그림이어서 섬뜩하면서도 묘한 이끌림이 있는 그림이다 < 붉은 머리의 젊은 여자, 잔 에뷔테른 / 1918 / 캔버스에 유채 / 46 x 29cm > - 모딜리아니
모딜리아니의 작품에서 흔하지 않은 각도의 그림으로 순수하면서도 밝은 이미지가 풍기는 초상화다 단, 에뷔테른의 눈동자는 푸른색이었다고 하지만 여기서의 검은 눈동자는 그림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며 다른 경직되어 보이는 그림과는 좀 다른 느낌으로 부드럽게 다가온다
< 어깨를 드러낸 잔 에뷔테른 / 1919 / 캔버스에 유채 / 66 x 47cm > - 모딜리아니
모딜리아니가 사랑이 가득 담긴 투명하고 맑은 눈빛의 에뷔테른을 그린 것으로 전체적인 색감이 가볍고 밝아서 따뜻하게 와 닿는 그림이다 그녀는 자신을 그리고 있는 모딜리아니의 눈에서 가장 행복한 자신의 모습을 보았으리라 싶다
< 카임 수틴(좌) / 1916 / 캔버스에 유채 / 100 x 65cm > -모딜리아니
1915년에 조각가인 립시츠의 소개로 만나 알게된 카임 수틴,, 모딜리아니는 힘겨운 시기를 함께 보내던 친구인 수틴의 모습을 유채와 목판으로 네 점, 소묘로 열 점을 남겼지만 수틴은 열 살이나 연상이었던 선배의 재능과 소양을 너무나 존경했던 나머지 모딜리아니를 모델로 한 초상은 그리지 못했다
흐릿한 시선, 부스스한 머리카락, 붉게 상기된 얼굴, 어두운 표정은 젊은 예술가의 비애를 잘 드러낸 그림으로 수틴과 모딜리아니 두사람의 감성이 통했음을 알 수 있다
< 콩스탕 르푸트르(우) / 1917 / 캔버스에 유채 / 92 x 65cm > - 모딜리아니
액자를 만드는 직인이었던 콩스탕 르푸트르가 미술재료상을 열어 모딜리아니의 유화작품 열 점 정도 구입했다 뒤티율이 폴 기욤의 화랑에서 처음 모들리아의 그림을 봤으며 르푸트르를 방문해 이 초상화를 구입했다 이후 뒤티율은 모딜리아니 컬렉션을 소유하게 되었는데 이 초상화가 그 시초가 된 작품이다 르푸트르는 모딜리아니의 생계에도 큰 도움이 된 인물이다 레오폴트 즈보로프스키(좌) / 1918 / 캔버스에 유채 / 46 x 27cm > - 모딜리아니
푸른색이 섞인 회색빛으로 둘러싸인 예수와도 같은 얼굴을 한 이 청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의 시인이었던 즈보로프스키는 다른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파리로 와서 책, 판화, 그림을 판매하여 생계를 유지했는데 그의 이웃 키슬링의 소개로 모딜리아니를 알게되었다 1916년 이후 즈보로프스키가 폴 기욤의 뒤를 이어 모딜리아니의 작품을 취급하게 되었다
< 즈보로프스카 부인의 초상(우) / 1918 / 캔버스에 유채 / 55 x 46cm > - 모딜리아니
모딜리아니가 배경에 풍경을 그린 초상화 세 점 중 한 작품 우수어린 표정의 여인을 녹색 배경이 청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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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 1980년대 중반 이탈리아에 정착한 유대계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14세 본격적인 그림공부를 시작했으며 1906년 초 20세기 유럽 전위예술의 중심지인 파리로 간다 그의 나이 22세, 개방적인 성품과 재치, 이탈리안의 불같은 열정을 지닌 매력적인 청년 모딜리아니는 조각가 브랑쿠지, 키슬링, 수틴, 피카소, 르느와르와 교제했으며 멕시코 화가 디에고 리베라와 그의 연인 러시아화가 말레브나 와도 친하게 지냈다 이렇게 전위예술가들과 친분을 맺고 있었지만 그는 작품의 형태와 색채 그리고 예술과 인간의 본질을 고민하고 그것의 가장 이상적인 표현에만 전념하면서 전위미술 사조의 틈바구니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을 꽃피웠다 그의 작품은 탁월한 데생력을 반영하는 리드미컬하고 힘찬 선의 구조, 미묘한 색조와 중후한 마티에르 등을 잘 표현하였다 특히 초상화는 모델의 개성을 빈틈없이 잡아내면서도 대상을 단순화하거나 보편화하는 특징을 보인다 그는 폐결핵으로 어린 시절부터 병약했었는데 16세 무렵 각혈을 동반한 결핵으로 점점 건강이 악화되어 조각을 그만두고 주위 아는 이들과 창녀들을 모델로 초상화 누드를 그렸는데, 매력적인 외모 덕에 모델이 되어 주겠다며 찾아오는 이들도 많았으며 그를 사랑한 여성들도 많았다. 모두 개성적이고 지성 넘치는 현대적인 여성들로 모딜리아니는 그들과 정신적인 관계를 지향했다 하지만, 미술계의 주류적 흐름과 타협하지 않는 그의 고독한 행로는 점점 더 그를 외롭게 만들어 술과 마약에 빠져들게 하였으며, 성격 또한 점점 괴팍해져만 갔다. 그런 그의 앞에 천국에서도 모델이 되어 주겠다는 그만의 여자, 잔느 에뷔테른이 나타났고 그녀로 인해 그는 구원을 받게 되어 잔느를 만난 1917년 이후 삼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기 동안 '생명의 예술'을 창조한다
< 식기장이 있는 정물 / 캔버스에 유채 / 65 x 54.5cm > - 잔 에뷔테른 이 그림에서 정물을 담고 있는 열린 식기장은 문이 열려 있지만 전혀 원근감이 없는데다 식기장 안의 물건 배치가 독특한 원근법을 나타내며, 다양한 색채감으로 율동감이 돋보이는 독창성 있는 작품이다 < 파리의 지붕 / 캔버스에 유채 / 65.3 x 55cm > - 잔 에뷔테른
< 기모노를 입은 여인(어머니 외독시의 초상) / 두꺼운 종이에 구아슈 / 32.7 x 25cm > - 잔 에뷔테른 어머니의 모습은 에뷔테른이 자주 그렸던 대상이다 모딜리아니와 에뷔테른이 니스를 여행했을 당시 그녀의 어머니 외독시가 동행했던 점으로 보아 이 그림은 모녀가 니스에 체재한 기간인 1918~1919년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 창문에 그려진 창문은 니스 등의 프랑스 남부 스타일이 아니라 파리 스타일이므로 이 그림이 1916년경 파리에서 제작되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전시회장에서 본 잔 에뷔테른의 모친 사진에서도 이 그림에서 풍겨지는 조용하고 고독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 종 모양의 모자를 쓴 여인 / 캔버스에 유채 / 92 x 65.2cm > - 잔 에뷔테른
모딜리아니의 양식에서 차차 벗어나 그녀 자신만의 재능으로 초상화 작업을 한 작품으로 밝고 선명한 색조의 그림이다
< 레 샹송이 있는 실내 (좌) / 종이에 유채 / 27.8 x 21cm > - 잔 에뷔테른
모딜리아니와 함께 살고 있었던 아파트를 표현한 수채화로 그림 속에는 전쟁터로 나간 오빠 앙드레의 사진을 난로 위에 올려 둔 모습이 보이며 그 옆의 검은 시계는 죽음의 기운과 함께 자살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한다
< 니스에서의 모딜리아니와 잔 에뷔테른(우) / 종이에 수채 / 27.8 x 20.8cm > - 잔 에뷔테른
이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에뷔테른 모친인 외독시, 에뷔테른, 모딜리아니다 평온한 분위기의 그림이지만 검게 칠해진 에뷔테른의 눈, 모딜리아니의 검정 넥타이의 상징으로 봐서 죽음의 그림자는 점점 더 짙어가고 있다 그림 속 검은 고양이는 불길한 징후를 상징하고 테이블 위의 나이프 또한 죽음을 암시한다
< 자살 / 종이에 수채 / 20.7 x 27.9 cm > - 잔 에뷔테른
에뷔테른이 남긴 최후의 작품 그림에서와 같은 포즈를 취해 모딜리아니가 누드를 그릴 수 있도록 한 장소에서 자살하는 장면의 그림 특히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는 모딜리아니의 나이프로 자신을 찌른 것이 더 쇼킹하다
위의 그림들은 에뷔테른이 병들어 점점 죽음에 가까워져가는 모딜리아니를 의식하며 그녀 또한 죽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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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에뷔테른(1898~1920) 1898년 관용적인 카톨릭 신자이자 부르주아적 가정환경에서 태어난 잔느는 언제나 외톨이였으며 '어딘가 묘했지만 눈에 띄게 빛이 나는' 아이로 주위 사람들의 마음과 시선을 빼앗았으며 15살의 어린 나이에 화가를 꿈꾸며 미술학교를 다니기 시작했고 옷과 장신구를 직접 디자인 할 만큼 예술적인 재능이 충만했다 우리에게 모디의 수많은 여성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만 회자되어 오던 그녀의 이름이 세간에 알려진 건 불과 10년이 채 안 된다 2000년 베네치아에서 열린 <모딜리아니와 그의 친구들>이라는 전시회에서였는데 모딜리아니의 사망 후 임신 8개월의 몸으로 그를 따라 자살했던 잔의 비극적인 죽음을 카톨릭 집안이었던 그녀의 가족들로 하여금 잔의 삶에 대해 오래도록 베일에 싸이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모딜리아에게 가리어 평가절하되거나 세상의 오해를 우려한 가족은 최근에 이르기까지 그녀에 대한 자료와 작품들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기묘한 눈빛과 신비한 매력은 모딜리아니의 대표적인 초상화를 통해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다 고개를 갸우뚱하고 목이 긴 여인 그녀가 바로 모딜리아니 초상화의 대표적인 인물인 잔 에뷔테른이다 그녀는 초기에는 거친 붓터치와 강한 색상을 사용해 주로 풍경화나 정물화 작업을 하다가 모딜리아니를 만나면서 서로의 예술적 지향이 유사하다는 것을 터득하고 인물화 위주의 작업으로 전환한다 당시 예술계에서 금기시되었던 과감한 성적묘사의 셀프누드화로,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맘껏 표출한 용감한 여성화가였다. 모딜리아니의 순종적이고 희생적인 여성으로만 알려져 있던 그녀가 사실은 넘치는 예술적 에너지와 자신의 선택에 후회 없이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았던 여성이었던 것이다 1914년 16세 때 처음 모딜리아니를 만났었고, 18세의 나이에 이미 32세인 모딜리아니의 예술적 재능을 인지하고 존경했던 그녀는 14세 연상의 모딜리아니와 사랑에 빠졌고 죽을 때까지 그의 예술적 동료이자 연인이 되었다 모딜리아니가 신체적 결함과 정신적 불안정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릴 때 그녀의 강인함과 인내력, 희생정신은 지금의 모딜리아니를 존재하게 만든 몇 점의 여인초상화를 그리는데 기여한다 그녀에게 모딜리아니는 예술적 스승을 넘어서 삶 자체였다 모디(저주받은 화가라는 뜻의 친구들이 붙여준 별병)의 이른 죽음은 에뷔테른에게 있어 단순히 연인의 부재가 아닌 예술적 동료의 상실이었을 것이며, 이를 견디지 못한 그녀는 결국 모딜리아니 사후 이틀 뒤 8개월된 아이를 임신한 채 아파트에서 투신해 자살한다 사랑과 그림에 대한 그녀의 열정이 모딜리아니라는 천재 화가를 탄생시켰던 것이다
< 1914년 16세의 잔 에뷔테른과 에뷔테른과 만났을 무렵의 모딜리아니 >
" 천국에서도 당신의 모델이 되어 드릴게요 "
파노라마를 보는 듯한 두 연인의 만남에서 사랑,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그들이 남긴 데생 작품과 회화 작품을 통해서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된 전시회다 아주 영혼을 다해 삶을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했던 이들,,,
내 맘에 커다란 파동을 일으킨다 |
[옮겨온 그림과 글]
출처: C:\Users\h-\Pictures\AR50W2MA.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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