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비판에 너무 구애받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잘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고 중앙일보가 8일 보도했다.
반 총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서양 언론들이 반 총장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싣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에 “유엔의 최고위 공직자에 대한 기대도 있고 비판도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여러 가지 건설적인 비판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192개 회원국의 기대와 입장이 다 다르고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이 다르다. 언론도 여기 출입하는 기자만 300~400명이 될 텐데 그 사람들이 보는 시각이 다 다르다”며 “그러니까 거기에 약간이라도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하면 비판적인 기사가 나온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5년 임기의 중간점을 통과한 소감에 대해서는 “세계에는 복잡한 일이 너무 많다”며 “그러다 보니 유엔에 대한 기대가 크고, 거기서 받는 중압감 때문에 하루하루를 사무총장 처음 시작하는 각오로 그야말로 최고의 열정을 가지고 2년 반 동안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기아와 질병은 서울에선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데 유엔의 일이라는 게 전부 다 현재진행형이니까 평가는 엇갈릴 수 있다. 엇갈린 평가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유엔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참 어려운 일이 많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전체 마일리지는 계산해보지 않았지만 올 1월부터 7월 초까지만 해도 29만2400㎞를 여행했다”며 “지구 한 바퀴 도는 데 4만㎞라면 올 상반기에 지구를 7바퀴 돌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한국의 세계화가 좀 미흡하다’는 과거 인터뷰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들어온 후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수준에는 아직 못 미친다”며 “국제 경제위기 해소, 기후변화 문제, 식량위기 등에서 한국이 보는 시야가 아직은 국내 지향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한국을 보는 잣대와 한국인이 스스로를 보는 잣대에 차이가 크다”며 “국제사회의 기대에 한국인이 잘 부응을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뉴욕에 오는 한국의 지도급 인사들이 너도나도 반 총장을 만나 사진 찍으려는 사례가 좀 지나치다고 들었다’고 묻자 “초기에 좀 그런 사례가 많았지만 내가 좀 엄격하게 제한을 했다”며 “나는 세계 각국의 외무장관급 이상 정상까지 와서 접견하기도 상당히 바쁜데 한국에서 유엔에 특별한 이슈 없이 오신 분은 접견을 사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는 보도했다.
그는 “불가피하게 제가 만나야 할 개인적인 친분관계는 관저에서 주말을 활용해 만나 가급적 공적인 것과 분리하느라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며 “가급적 한국적인 것에 영향을 받거나 신경을 쓰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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