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이육사 / 청포도

鶴山 徐 仁 2008. 7. 11. 20:51


 
    이육사 :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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