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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이후 연평도 가보니…

鶴山 徐 仁 2007. 11. 20. 16:11

북한 어선, NLL 자주 침범… 해군, 경계 강화

남북정상회담 이후 연평도 가보니…
주민들 “서해교전 또 터지는 것 아니냐” 우려
“北해군 고속단정 목격” 주민들 증언도 잇달아

장일현 기자(연평도)

 

 

23일 오후 9시40분쯤 서해 연평도 서쪽 약 13~14㎞ 지점. 우리 해군 감시 레이더에 북 어선 한 척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내려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긴급 출동한 우리 군 고속정 편대가 북 어선에 접근, “NLL을 넘었으니 즉각 북상하라”며 경고 방송을 했다. 북 어선은 “안개 때문에 몰랐다”고 답했지만 항로를 바꾸진 않았다. 동에서 서쪽으로 항해를 계속하던 북 어선은 무려 52분간 NLL 남쪽에 머물며 고기잡이를 하다 오후 10시 32분쯤 뱃머리를 북쪽으로 돌렸다. 우리 고속정은 그동안 북 어선이 더 내려오지 못하도록 주위를 맴돌며 감시했다.

이날만이 아니다. 요즘 서해 연평도 주변 해역에 NLL을 침범하는 북측 배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증언이다. 주민들은 “이달 초 정상회담 이후 북측의 ‘도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연평도 지역은 북측 무인도인 석도와의 거리가 3㎞도 안 될 정도로 가까워 섬 주민들이 육안으로 북측 어선이나 함정의 출현을 확인할 수 있다.


연평도 주민들은 이런 상황 변화에 맞춰 우리 해군 함정들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고속정 편대가 NLL 근처까지 북상해 경계활동을 벌이는 모습이 거의 매일 목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어민은 “우리 함정이 이전에는 NLL과 꽤 거리를 둔 지점에서 활동을 했는데 요즘엔 ‘왜 저렇게 올라가지’ 싶을 정도로 나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 A씨는 “해군 관계자로부터 NLL로 다가오는 북측 배 때문에 우리 함정이 비상근무 태세에 들어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 해군의 고무 고속단정(RIB)이 NLL 근처에서 목격됐다는 증언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북한 고속단정은 10명 내외의 소수 군인을 태우고 40노트(시속 74㎞) 이상 고속으로 항해하는 작은 고무보트를 말한다.

 
▲ 23일 오전 6시쯤 서해 연평도 해군기지에서 2함대 소속 고속정이 북방한계선(NLL) 부근 경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동하고 있다. /연평도=주완중 기자

 
어민 B씨는 이달 들어 두 차례나 북 고속단정을 목격했다고 했다. 그 중 한번은 NLL 이남 우리측 수역을 침범한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는 “북한 고속단정이 순식간에 나타나 우리 해군 고속정 바로 옆을 지나더니 북쪽으로 달아나는 것을 봤다”며 “그 지점은 분명 NLL 남쪽이었다”고 말했다.

또 주민 C씨도 열흘 전쯤 섬 북단에서 낚시를 하다 북 고속단정이 빠른 속도로 섬 부근을 지나치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섬에서 수십년 살았지만 북한 고속단정이 그렇게 가깝게 지나간 것은 처음 봤다”며 “언뜻 보기에 최소 40노트 이상 빠른 속도로 지나 북 지역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NLL을 둘러싼 ‘특이한’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연평도 일부 주민들은 “또 한번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한 주민은 “2002년 서해교전도 NLL 근처까지 내려온 북측 배들 때문에 일이 터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군본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 고속단정의 NLL 침범 여부와 관련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은 이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에서 공동어로수역에 합의한 북측이 NLL 지역 긴장감을 높여 경계선 재설정 등의 이슈를 제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