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際.經濟 關係

[사설] 트럼프가 아쉬운 조선·원전, 우리 손에 다 있다

鶴山 徐 仁 2025. 5. 26. 20:21

오피니언 사설

[사설] 트럼프가 아쉬운 조선·원전, 우리 손에 다 있다

조선일보

입력 2025.05.26. 00:15


지난달 30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한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이 정기선 회장과 조선소를 둘러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제는 원자력 시대”라고 선언하고 원전을 향후 25년간 4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원전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4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원전 건립에 속도를 내 신규 원전을 18개월 내로 허가하겠다고도 한다.

AI(인공지능) 혁명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전 보유국으로 원전 94기를 가동 중이다. 프랑스(57기), 중국(57기)보다 많다. 하지만 중국이 30기 이상의 원전을 건설 중이어서 향후 몇 년 내로 프랑스를 누르고 미국에 맞먹는 원전 보유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국은 1960~70년대에 매년 수십 기 원전을 짓다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로 신규 원전 건설을 거의 중단하다시피했다. 이에 트럼프가 2050년까지 400기에 달하는 원전을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원전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맞서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과거 2차 대전 당시 군함 수천 척을 건조하고 대형 수송선을 단 며칠 만에 만들 정도로 세계 최강의 조선업 경쟁력을 자랑했다. 막강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초강대국이 됐는데 강력한 보호주의로 미국 조선업은 쇠락해왔다. 반면 중국이 조선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상선도, 군함도 찍어내듯 생산하고 있다. 미 해군정보국 분석에 따르면 중국 조선 능력은 미국의 233배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미 해군이 우리나라 조선소를 둘러보고 갔고, 미국 땅을 벗어나 동맹국에서도 군함 생산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 의회에는 관련 법안도 발의됐다.

미·중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나가기 위해 트럼프가 가장 관심 갖는 분야가 조선·원전 산업이다. 그런데 그 산업에서 미국은 경쟁력을 현저히 잃었고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에 일방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이 두 산업을 지렛대 삼아 트럼프에게 협상력을 발휘하고 신뢰도 구축해서 우리의 안보·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새 정부가 최우선으로 주력해야 할 일이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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