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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6921 |
조
회 |
1341 |
이
름 |
최성재 |
날
짜 |
2005년 7월 31일 일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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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남북共滅 |
[사이비 민주화가 갈등의 씨앗을 뿌리다]
민주화 10여년에
한국은 온갖 갈등이 전혀 승화되지 못한 채 갈수록 증폭되고 추가되어 이제는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전국적으로 조선시대 성리학의 벼리인 명분론의 망령이 민주화의 탈을 쓰고 이미 파리 한 마리 죽일 힘도 없게 된 군 출신 송장 또는 산송장
대통령들을 부관참시하여 광화문 네거리에 효수하고 그들이 이끈 부국강병정책에 참여한 자들은 모조리 연좌죄로 엮어 산 채로 매장하려는 과정에서
조선시대의 사색당쟁과 너무도 흡사한 정치갈등이 독버섯처럼 피어나더니, 그것은 해묵은 지역차별이라는 동서갈등으로 선동되고 선전되어 아직도 95%의
'한(恨)'으로 응어리져 있다.
동서갈등도 이내 핵분열을 일으켜 낙동강을 사이에 둔 남북갈등과 한강을 사이에 둔 또 다른
남북갈등으로, 행정수도를 사이에 둔 북한산과 계룡산의 갈등으로 대한민국이 갈가리 찢어지고 있다. 예나 제나 여당과 야당, 야당과 야당이 싸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여당마저 본처와 첩처럼 딴살림을 차리고서 만났다 하면 머리끄덩이를 잡고 흔든다.
[이벤트성의 남북정상회담이
남남갈등의 불을 지피다]
치밀한 각본에 따른 이벤트성의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민족화해에 대한 인식 차이가 남남갈등으로 형상화되어 한
하늘을 두 머리에 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남남갈등은 특정지역이 아니라 전국에 스모그처럼 짙게 드리워져 있다. 친미 대 반미, 반공 대
햇볕, 친일 대 반일, 보수 대 진보, 우익 대 좌익, 구세대 대 신세대 등 있는 것 없는 것을 다 끄집어내고 새로 만들어 같은 국민들이, 같은
직원들이, 심지어 같은 가족들이 패를 가르고 편을 갈라 한치의 양보도 없이 사냥개처럼 이를 드러내어 으르렁거리고 있다.
이제는
언론도 두 패로 쫙 갈라졌다. 정권만 바뀌면 정부 편에 기생처럼 착 달라붙는 방송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지만, 웬일인지 이전에는 불문율로 지키던
신문에 대한 예우를 과감히 집어던지고 코드가 다른 큰 신문들을 싸잡아 수구보수 언론이라며 사사건건 아득한 옛날 것까지 찾아내어 물고 늘어지며
태평가를 부르고 있다.
[노조와 농민과 시민단체가 개혁 저항 세력이 되다]
노동유연성에 대한 인식 차이로 노조 대
기업인, 대기업 대 중소기업, 정규직 대 비정규직, 노조 대 비노조로 나뉘어 끝없는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농업경쟁력에 대한 입장 차이로
개방 대 자립으로 갈라지고 안보와 민족화해에 대한 신념 차이로 동맹 대 자주로 갈라져 칼보다 무서운 세 치 혀를 휘두르고 있다. 현실적 이익과
이상적 명분이 맞붙어 개발 대 보존, 도시 대 농촌, 지역주민 대 시민단체가 갈라져 이판사판 한쪽은 넥타이를 잡아채고 한쪽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진다. 지역주민들끼리도 걸핏하면 막말을 주고받고 시민단체끼리도 여차하면 팔을 걷어붙인다. 양보나 타협, 포용이나 이해, 조화나 협력
이런 말들은 유토피아의 사전 속으로 죄다 숨어버렸다.
[밤 말은 쥐가 듣고 낮말을 새가 듣다]
이제는 어디에 있든
주위를 잘 살피고 말해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코드가 안 맞는 사람이 있으면, 본심을 털어놓아서는 안 된다. 다들 한패임이 분명하면 일제히
맞장구를 치며 발을 구르고 침을 튀기고 손가락을 내뻗으며 원수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이 때 갑자기 원수나 그 졸개 또는 회색분자가 나타나면
말들을 뚝 그치고 시답잖은 말들을 주고받아야 한다.
[386 운동권과 통일전선부가 갈등의 독을 내뿜다]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하는 무리가 누굴까. 대체 누굴까. 이젠 누가 누군지 모르게 되었지만, 그 뒤를 계속 따라가면 결국 20년 전에 대학의 지하에서
비분강개하던 '열사와 의사'를 만나게 된다. 이른바 386 운동권이다. 그 이전에는 자유민주화 세력이었는데, 세대가 바뀌면서 이들이 사회 곳곳에
포진하고서 분노에 떨던 학생 시절의 '철학과 이념'을 전파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사회가 그 동안 얼마나 발전하고 변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
없다. 변해도 겉만 변했다고 확신하고 그들의 변함없는 황금 잣대를 들이대며 어디 가든지 편을 갈라 살무사의 독보다 강력한 갈등의 독을 내뿜는다.
다시 386 운동권 뒤를 따라가면 놀랍게도 범민련, 아태평화위, 조평통, 한민전, 통일전선부를 만나게 된다.
[주사파는 모든
가치관을 뒤엎다]
이들 남북 주사파에 따르면, 민족을 말하는 자 그 누구도 '수령님'을 비판하지 못하고 통일을 말하는 자 그 누구도
'장군님'을 욕하지 못한다. 그런 자는 모조리 색깔론자이고 냉전주의자이고 반통일론자이다.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과 노태우, 김영삼과 이회창,
한나라당과 자민련, 부시와 고이즈미 이들은 '악의 뿌리'이다. 이들에겐 어떤 욕을 해도 좋다. 한국의 결식 아동은 말해도 되지만, 북한의 기아에
대해선 입도 벙긋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 자기 나라에서 받는 월급의 열 배를 받는 한국의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에 대해서는 눈물을 흘리며 발을
동동 굴려야 하지만, 노예로 짐승으로 성 노리개로 움막에서 토굴에서 숨을 죽이고 살아가는, 고구려의 고토(故土)에서 눈물로 지새는 30만
탈북자들에 대해선 자물쇠처럼 입을 잠가야 한다.
무단횡단하다가 작전 중인 미군의 장갑차에 치인 두 소녀를 위해서는
보상금(1억9천만원)이야 얼마나 받았든 사과야 누구한테 받았든 꽃다운 나이가 너무도 원통하니까 1년이든 2년이든 3년이든 통일의 그 날까지
촛불을 켜야 하지만, 각하의 말씀을 하늘같이 받들어 말로써 잘 타이르던 중 정조준한 인민군의 대포에 사지가 찢기고 으스러진 6명의 대한민국
해군들을 위해서는(6천만원의 보상금은 생각하지 말고), 살아도 몸에 천형을 안고 살아야 하는 나머지 18명을 위해서는 눈물 한 자락 보여서도 안
된다.
전쟁이 끝난 이라크에 평화와 민주를 심고 가꾸기 위해서 누구보다 늠름하고 누구보다 헌신적인 '따이한군'의 파병을 요구하는
미국에 대해서는 치를 떨어야 하지만, 300만의 원혼이 아직도 구천에 떠돌고 있으나 동족 학살을 주도하고 사주하고 후원한 북한과 소련과 중국에
대해서는 꿈속에서조차 섭섭한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한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그것이 분단의 비극을 통일의 환희로 바꾸려는 시대적 아픔임을
깨닫고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지 말고 이제 아픈 과거는 민족화해의 도도한 강물에 떠내려보내야 한다.
[이제는 누구도 어쩔 수
없다]
이제는 누구도 못 막는다. 누구도 어쩔 수 없다. 남북공멸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갈등을 누구도 조정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면, 갈등의 최종 단계인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총만 안 들었을 뿐 이미 한국은 내란상태이다. 남북의 휴전이 열전의 입구에서
신호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서성거리고 있다. 이제 우발적이든 계획적이든 성냥불만 슬쩍 그어 대면 온 산하를 태우는 전쟁의 산불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미니 제3차 세계대전' 공연 후에도 한 해도 '피바다' 또는 '불바다' 리허설을 빼먹지 않은 쪽이 먼저 당할 리가 없겠지만.
어느 누가 있어 대한민국의 노조와 농민과 시민단체와 남북한의 주사파에게 양보를 받아낼 수 있을까. 종교인? 교수? 언론인?
법조인? 국회의원? 장관? 대통령? 그 누구도 못한다. 이들도 하나같이 이 편 아니면 저 편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조에게
양보하라는 것은 호랑이에게 고기를 먹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한국의 농민에게 양보하라는 것은 소에게 풀을 먹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한국의 시민단체에게 양보하라는 것은 개에게 꼬리를 흔들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남북한의 김일성 신도들에게 주체사상을
버리라는 것은 수탉에게 먼저 볏을 뽑고 이어 피마저 몽땅 뽑으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다]
이들이 약했을 때, 양보의 가능성이 있었을 때, 변화의 가능성이 있었을 때, 설득하거나 굴복시켜야 했는데, 이제는 너무
늦었다. 이제 그 누구도 이들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황제보다 힘이 세다는 대한민국의 대통령도 이들에겐 꼼짝 못한다.
노조에게
선진국의 노동자와 비슷한 그들의 연봉을 반으로 깎으라고 과연 대통령이 말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평균 노동비용이 우리보다 두 배나 잘 사는
싱가포르보다 조금이나마 낮게 만들라고 과연 대통령이 말할 수 있을까. 11.6%의 노조 안 노동자와 98.4%의 노조 밖 노동자의 임금이 100
대 50이 아니라 100 대 80은 되도록 노조 안 노동자의 임금을 자진해서 깎아서, 중소기업에 돌려 주라고 과연 대통령이 말할 수 있을까.
낮은 임금을 올리라는 말밖에 더할 수 있을까. 연봉을 동결하는 것도 아니고 깎으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이들은 즉시 정권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이다.
농민에게 올해 안에 FTA를 두세 개, 3년 안에 열 내지 열 다섯 개 맺어야만 한다고 과연 대통령이 말할 수 있을까. 경부선과
호남선은 이들의 경운기로 전면 폐쇄될 것이다. 시민단체에게 정치 활동을 그만 두라고 과연 대통령이 말할 수 있을까. 국회와 청와대가 이들에게
점령될 것이다. 386 운동권에게 김정일에게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미군을 붙잡으라고 과연 대통령이 말할 수 있을까. 서울 시내에 무차별
테러가 가해질 것이다.
[중국은 일하고 한국은 싸우다]
우리가 일하지 않고 싸우는 사이에 20년 뒤떨어졌던 중국은
'전국시대'를 잊어버리고 밤낮으로 일하여 이제 우리와 불과 3년 내지 5년밖에 안 뒤떨어졌다. 싱가포르와 대만은 저만큼 도망가고 서구선진국은 더
멀리 도망갔다. GNP 대비 6%를 쓰던 국방비를 겨우 2.8% 쓰면서 자주국방의 함성을 하늘에 닿도록 외치는 이 현실! 우리가 국방비를
절반으로 줄여 경제개발과 교육과 의료와 문화와 복지에 쓰게 된 것이 북한이 군사를 절반으로 줄이고 군사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재래식 무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핵과 미사일과 대포와 생화학무기를 전혀 개발하지 않거나 절반으로 줄여서 그런가.
누구 덕에 군사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던가. 그렇다, '저 웬쑤 같은' 3만7천 미군이다. 그런데 이제 촛불을 들이대며 그 눈썹을 태우러 드는 이 현실!
이대로
가면 삼성전자가 얼마나 오래 가겠으며 LG전자가 얼마 가겠으며 현대자동차가 얼마나 오래 가겠으며 포항제철이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은행이
살아남겠으며 증권시장이 살아남겠으며 병원이 살아남겠으며 학교가 살아남겠는가. 이미 선진국 후진국 가리지 않고 기업이든 환자든 학생이든 해외로
해외로 물밀 듯이 나가고 있지 않는가.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속이 텅텅 비고 있지 않는가. 알짜는 이미 금융 프로 9단의 거대한 외국 자본에
다 넘어가지 않았는가.
세계 최고의 고속통신망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하늘이 노래지도록 오락을 하는 사이에, 우리 농민 4백만 명이
농한기도 없이 열심히 일해서 작년에 20조원을 벌었지만 그 생산의 약 2배나 되는 34조원을 이 금융 프로 수백 명이, 고작 수백 명이 세계
최고의 우리 통신망을 이용해서 다들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는 데서 유유히 34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가지 않았는가. 우리는 금융 프로
9단은커녕 아마 1급도 희귀하건만 인재를 모셔올 생각도 키울 생각도 바히 하지 않고 죽자 사자 당쟁만 일삼고 있지 않은가. 한줌밖에 안 되는
싱가포르만 해도 금융 프로들이 수두룩한데 말이다.
[청소년의 가슴이 뛰지 않다]
청소년을 보라.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을 보라. 그들의 가슴은 이제 이상으로 부풀지 않고 희망으로 들뜨지 않는다. 그들의 입에는 더 이상 시가 오르내리지 않는다. 그들의 귀에는
더 이상 새소리도 물소리도 모차르트도 들리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는 더 이상 꽃도 나비도 다보탑도 보이지 않는다. 민주의 이름으로, 진보의
이름으로, 자주의 이름으로 교사와 사회와 국가가 그들의 가슴에 절망을, 그들의 입에 욕설을, 그들의 귀에 저주를 가득 담아 주고 그들의 눈에
'쓰레기' 산과 '오물' 강을 지겹게 보여 준다.
이제 공부밖에 모르는 탁월한 인재라야 기껏 아무런 국제경쟁력이 없는 대한민국의
의사가 되고 법조인이 되어 제 한 가족 잘 먹고 잘 살자는 이기주의를 싸늘한 가슴에 낡은 보물지도처럼 품고 있을 뿐이다.
[북한은
10여년 전에 이미 폐허가 되다]
북한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독일이나 일본보다 더한 폐허로 변한 지 오래다. 번쩍이는
것은 지하의 살상 무기와 지상의 살기(殺氣)뿐이다. 지난 십여년간 한국이 북한의 2000만 주민이 아니라 300만 북한 공산당을 살려 준 대가로
2300만 주민은 이미 300만이 죽고 2000만이 전시보다 더 비참한 생활을 10년간 연명해야 했다. 300만 공산당이 아니라 2300만 북한
주민을 살리는 정책을 계속 유지했으면, 300만은 굶어 죽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극악한 수십 명이 콩밥을 먹는 것 외에는 2600만 전체가
지금쯤 베트남 국민만큼은 웃으며 떠들며 살게 되었을 것이다. 동창회도 하고 계도 하면서 지글지글 고기를 구우면서 왁자지껄 농담을 주고받으며 살게
되었을 것이다. 2차로 노래방에서 신나게 '연변 가요'를 뽑게 되었을 것이다. 통일은 이루지 못했을망정.
[주변 강대국은 이미
전후 처리 협상에 들어가다]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미군보다 인민군을 더 반기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남북공멸은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주변 강대국들은 이미 전후 처리를 어떻게 할까, 이 문제로 치열한 물밑 싸움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한국은 불사조라]
그러나 희망의 태양은 처절한 절망 후에 더욱 찬란히 솟아오르나니! 거짓과 오만과
망상이 깡그리 불타고 나면 한국은 비로소 불사조처럼 솟아오를 것이다. 그 날에는 주변 강대국들도 불사조 대한민국을, 태산의 황룡을 지긋이
내려다보는 백두산의 청룡을 감히 어쩌지 못할 것이다.
(2004.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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